[미디어스=이준상 기자] 방송문화진흥회 구 야권 추천 이사진이 20일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검찰에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에게 책임을 물었으나 고 이사장은 침묵했다.

최강욱 방문진 구 야권 추천 이사는 이날 여의도 율촌빌딩에서 열린 방문진 회의에서 “검찰이 고 이사의 발언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고 판단했다”며 “이정도 사안이면 공적인 자리의 책임을 맡고 있는 방문진 이사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연합뉴스)

최 이사의 발언이 끝나자 이인철 구 여권 추천 이사는 고 이사장을 향해 “이사장님 (최 이사 말에) 답변할 필요 없다”고 했고, 고 이사장은 답변은 함구한 채 회의를 계속 진행하려고 했다.

최 이사는 고 이사장을 향해 “방문진이 이렇기 때문에 MBC경영진에게 무시당하고 외부로부터 비판 받는 것”이라며 “검찰 기소되고도 ‘나는 공정방송을 위해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냐. 그동안 당당하게 얘기하셨는데, 어떤 입장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냐”고 물었다.

고 이사장은 이에 “최 이사님은 검찰에서 기소되면 다 유죄라고 생각하냐”고 답했고, 이인철 이사는 “불필요한 시비에 말려들 필요 없다”면서 고 이사장에게 회의 진행을 촉구했다. 이완기 구 여권 추천 이사는 “이런 식으로 회의를 진행하니까 방문진의 위상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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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사장은 지난 9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에서 3000만원 배상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방문진 구 여권 추천 이사들은 지난해 10월 이사회에서 ▲이념 편향성과 사법부 경시 태도 ▲방문진 책임 방기(불법·부도덕 옹호) ▲이사회 운영 불공정성 등을 이유로 고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 물었다.

하지만 당시 고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법원의 판결에 대한 반박문을 준비, 45분여가량 낭독했다. 반박문에는 자신이 문재인 당시 대표를 공산주의자로 볼 수 있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는 주장이 담겼다.

고 이사장의 변론이 끝나자 이인철 이사는 극우 성향의 인사가 ‘대한민국을 위한 고영주의 변론’이라는 제목으로 극우 매체에 게재한 글 등을 1시간40분가량 낭독했고, 이에 구 야권 추천 이사들이 반발하자 여권 추천 이사진이 퇴장해 회의가 종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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