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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죄와 길-사회 풍자의 위대함 보인 무도의 힘[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02.22 11:13

오늘 방송된 <무한도전-죄와 길>은 언제나 그러하듯 다양한 이견들이 나올 수 있는 방송이었습니다. 그만큼 그 안에 담고 있는 주제가 의미 있게 다가왔다는 것이겠지요. 길의 제주도 오줌 사건을 방송으로 전달한 재석과 벌인 그의 '명예훼손'은 다층적인 가치를 담아내며 보는 이들에 따라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생활 속 법률상담, 괴리감을 이야기 하다

모 대학의 모의 법정에 들어 선 그들은 언제나 그러하듯 소란스러운 오프닝을 진행합니다. 그간 멤버들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나오며 순위메기기에 재미를 붙이던 그들은 명수의 한마디에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쩌리짱의 시청자 모드가 전해준 재미는 쓸데없는 말의 성찬보다는 귀중한 단 한마디가 주는 힘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1회 무한사법시험'이라 명명된 그들의 시작은 법전을 보는 것에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오픈 북으로 시험을 치르겠다고 해도 읽기도 힘든 한자투성이 법전은 그들에게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그렇게 첫 번째 문제로 제시된 질문은 갑을병으로 이어지며, 명료함이 아닌 의미와 함의만을 담아내고 있는 그들만의 용어는 일반인들은 이해하기도 힘든 논리를 위한 논리였습니다. 

법을 공부한 사람들이 아니라면 의도를 파악하기도 힘든 법의 일방성에 대한 그들 방식의 희화화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논리적으로 정리되어야만 하는 이유는 명확하지만, 일반인들과 괴리된 그들만의 법해석은 많은 중요 사건들을 통해 입증되었던 것을 상기해보면 '무도'의 사법시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사법시험 문제

1) 미혼인 갑에게는 모 을과 형 병이 있는데 갑은 가출한 후 소식이 없다 이 경우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르시오.
....
2. 판례에 의하면 병은 실종신고를 청구할 수 있는 상속인으로서의 이해관계인이 아니라고 한다
4. 갑에 대한 실종선고가 취소되더라도 실종기간의 만료 후 실종 선고 전에 선의로 한 행위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무도문제
1) 다음중 경범죄에 해당하는 것을 모두 고르시오
1. 애완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은 길
2. 관광 명소에 입장료를 내지 않고 담을 넘은 준하
3. 공공장소에서 오랫동안 키스한 재석
.....

실제 사법시험에 출제된 문제와 무도인들을 위한 맞춤식 문제의 차이가 현재 일반인들과 법조인들의 차이를 대변해주고 있었습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과 사례가 아닌 딱딱한 문장 속에 명료하면서도 명료하지 않은 글들은 특수한 직업군을 형성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시하는 듯합니다.

이어진 OX 퀴즈는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분쟁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구두약속, 명칭사용에 대한 권리, 회사기밀 사전 유포 등 무도 멤버들이 겪었던 일들을 소재로 다양한 법적인 해석은 유익하면서도 재미있었습니다.

길의 제주도 오줌 사건은 모의 법정에 실제 변호사들을 모시고 그럴 듯한 상황을 연출하며 이끌어갔습니다. 하이라이트가 될 수 있는 김제동과 이효리는 다음 주에 출연하기에 오늘 <무한도전 길과 죄>의 방점은 법정보다는 명수옹이 초반에 만들어낸 상황극인 국회에 담겨있었습니다.

민변이 아닌 대변 변호사를 섭외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자의적인 해석을 하자면 말도 안 되는 법률 공방에 대변 변호사를 세움으로서 대변 자체를 희화화한 것은 아니었을까 란 생각도 해봅니다.

   
 

법정이 아닌 국회를 풍자 한 무도

서두에 이야기를 했듯 무도는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입니다. 출연진, PD, 시청자 모두 일정한 하나의 가치가 아닌 하나의 이야기에 다양한 각자의 입장에 따른 가치들이 양산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방송을 보며 길의 오줌사건의 재미에 만족하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법정이라는 신성한 공간에 대한 괴리감을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명수옹이 만들어낸 탁월한 상황 극처럼 법정에서 조용할 수밖에 없는 일반인들에게는 법정은 침묵해야 할 신의 영역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상황 극들 중 의미 있게 다가왔던 것은 법정을 국회라고 발언한 명수옹 이었습니다.

의사봉과 그 앞에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싸우고 있는 무도 멤버들을 보고 그가 던진 '국회' 발언은 그가 만들어내고 그만이 던질 수 있는 멋진 화두였습니다. 법정을 섭외하고 법정에 관련된 이야기가 주제임을 뻔히 알고 있는 그가 내던진 '국회'는 의도적인 희화화가 목적이었습니다.

"하도 싸우는 것을 많이 봐가지고"라며 던진 명수옹의 농담을 시작으로 '무도사법시험'의 답을 맞추는 방식을 의사봉 3번 두드리는 형식을 택한 것도 중의적인 표현이었습니다. 답을 맞추기 위해 의사봉이 있는 주변에서 아무 답이나 내던지며 왁자지껄한 무도인들.

그런 사이 의사봉을 깔고 앉으며 의장석을 점거한 명수옹. 이어 의사진행을 방해하기 위해 의사봉을 잡고 놔주지 않는 명수옹의 모습 속에서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그곳이 법정이 아닌 국회임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형식적인 방식에 대한 그들의 풍자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길이 의사봉을 잡고 두 번 두드리며 마지막 세 번째 의사봉을 두드리려는 순간 이를 방해하며 무효를 외치는 재석과 편법으로 의사진행을 하는 홍철의 모습은 늘 상 보던 국회의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을 장식한 길의 날치기는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한 풍자의 극치였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끝내 쫓겨나는 명수옹이 내던진 '민족과 국가를 위해 일했다'는 뻔뻔함과 모의 법정 안에서 의자를 막아 놓은 출입구의 모습 등은 사회 풍자가 주는 의미와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명수옹이 터트린 깨알 같은 상황극의 재미는 그가 왜 위대한 2인자인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서 특별하게 다가오는 명수옹의 오늘 활약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많은 것들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다음 주에 진행될 <무한도전-죄와 길>에선 특급 게스트들인 김제동과 이효리가 등장해 법정 버라이어티의 진수와 재미를 선사할 예정입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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