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는 단순한 포맷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버라이어티 <1박2일>의 진정한 힘은 시청자입니다. 그리고 시청자와 함께 하려는 그들의 노력과 그렇게 만들어내는 소통의 힘이 <1박2일>의 진정한 힘임을 두 번째 <1박2일 시청자투어>에서 잘 보여주었습니다.

모든 권력은 시청자에게서 나온다

1. 국민 게임 복불복과 소중한 인연

<1박2일>의 상징은 '복불복'입니다. 멤버들 간 복불복을 통해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는 그들에게 상징은 당연히 복불복입니다. 그만큼 많은 시청자들도 한 번쯤은 해보고 싶어 하는 것이 바로 <1박2일> 복불복입니다. 그런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제주도 행 이동 편을 선택하는 것부터 시작한 전통인 식사를 내건 복불복까지 그들은 함께이기에 느낄 수 있었던 재미였습니다.

제주도에 비행기로 도착한 3팀에게 주어진 복불복은, 조장이 시청자 팀원들의 이름을 모두 외워 하차와 함께 모두 호명 하면 연평도 꽃게와 벌교 꼬막이 푸짐하게 주어지는 결코 질 수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초조하게 이름을 외우던 강호동과 김C는 멤버들의 이름을 모두 외워 푸짐한 저녁을 확보했지만, 너무 여유롭게 이름을 외워 천재 소리를 듣던 지원은 푸짐한 저녁을 기대했던 팀원들에게 말도 안 되는 실수로 허무함만 선사했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이 보내 온 푸짐한 꽃게와 꼬막을, 직접 요리해 함께 즐기는 저녁은 황제의 밥상보다 화려하고 맛있었습니다. 맨밥에 김치로 허기를 채워야 했던 은지원조의 유니버셜 발레단에게도 푸짐한 라면과 김C 팀이 건 낸 꽃게와 꼬막은 훈훈함과 즐거운 맛으로 행복한 저녁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제주 팀과는 달리 선상에서 1박을 해야 하는 4팀에게도 운명의 복불복은 다가왔습니다. 제주의 단순한 복불복과 달리, 노래 복불복은 제작진이 제시한 세 곡의 노래와 팀원들을 무작위로 선택해 완 곡을 하면 되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저녁거리인 만두는 기산리 주민들이 직접 빚어서 보냈고, 통닭은 열심히 훈련 중인 박찬호가 떡은 이승기의 어머니가 직접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정성과 따뜻함이 진하게 배어있는 먹을거리를 두고 벌이는 그들의 복불복은 의외의 장기전에 돌입 합니다.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과 덩달아 실수 연발인 멤버들로 인해 지연되는 상황에서, 궁리 끝에 선택한 방법은 최고의 난곡으로 꼽히는 '잘못된 만남' 배틀로 이어졌습니다. 이수근이 시작한 완벽한 곡 소화로 경쟁이 붙어 승기도 도전을 하지만 허무하게 무너지고, 댄스 가수 종민이 마무리를 함으로서 그들의 노래 복불복은 마무리되었습니다.

복불복은 비교가 극명하면 할수록 재미는 클 수밖에는 없습니다.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복불복 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한계로 '복불복 본연의 재미'는 덜 했지만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방송은 복불복보다는 과거 인연을 맺었던 이들이 보내 온 소중한 선물이 주는 끈끈함이 돋보였습니다.

2. 옥돼지와 백지영의 '내 귀에 돼지'

제주 팀과는 달리 선상에서 1박을 해야 하는 팀들의 행복은 선상 파티였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함께 불꽃놀이를 즐기고 조장들의 댄스와 춤으로 흥을 돋우던 그들의 화려한 밤은 오랜 시간 기억될 행복한 추억이었습니다.

제주 여행과 게임의 조합은 다음 주 방송으로 미루고 그들이 선택한 건 <1박2일 시청자 투어>의 하이라이트라 명명한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공연'이었습니다. 엠씨 몽과 김태우가 함께 화려하게 시작한 그들의 공연은 멤버들이 그동안 준비해왔던 공연들과 초대 손님, 그리고 시청자들이 함께 하는 멋진 무대가 펼쳐졌습니다.

이수근과 은지원이 함께 한 '키컸으면'은 좌중을 휘어잡는 흥겨움이 돋보였습니다. 코믹송의 최고라고 불러도 좋은 수근의 이 곡은 다시 한 번 화제가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역도부 OB팀이 보여준 아이돌 그룹들의 춤은 조금은 서툴고 어색했지만 끝까지 열심히 해서 아름다웠습니다. 이승기와 항공대 팀이 선보인 2PM의 '하트 비트'춤은 준비 잘된 멋진 퍼포먼스로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습니다. 국내 유일의 여자 역도부가 펼친 브아걸의 메들리와 '슈퍼맨의 비애'는 그녀들만이 펼칠 수 있는 코믹함과 진지함의 승리였습니다.

오늘 방송의 대미를 장식한 백지영과 강호동의 '내 귀에 돼지'는 말도 안 되는 개사와 옥돼지로 분한 강호동의 퍼포먼스는 '시청자투어'의 백미라 칭해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1박2일>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백지영은 여전히 최선을 다해 옥돼지와 함께 멋진 무대를 만들어냈습니다.

스타들의 공연만 바라보던 시청자들이 함께 무대에 서서 자신들이 준비한 장기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공연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잘하고 못하고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 않습니다. 자신들을 위해 각자가 준비해 온 장기자랑으로 함께 웃으며 행복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던 무대였습니다.

3. 방송의 힘은 시청자에게서 나온 다

<1박2일>의 힘은 시청자입니다. 더불어 모든 방송의 힘은 주인인 시청자입니다. 대한민국헌법 1조에 명시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 다'는 방송에서도 적용 가능합니다. 그리고 1박2일은 그런 기본에 충실한 방송을 만들어냈습니다.

우연하게 찾아온 기회를 최고의 가치로 만들어 낸 <1박2일>로서는 칭찬 받아도 좋습니다. 말로만 하는 시청자를 위한 방송이 아닌, 항상 시청자들과 소통을 하려 노력하고 그들의 시각에서 방송을 만들려고 시도하는 것은 방송의 기본입니다.


너무 당연하지만 그런 기본에 충실하지 않고 방송과 시청자를 갑과 을로 생각하는 풍토 속에서 시청자들과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꾀하는 프로그램은 반갑기만 합니다. 더욱 MB 정권의 거수기 방송이 되어버린 KBS에서 만들어 낸 <1박2일>이 소통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의식 있는 노조원들의 힘이기도 하겠지요.

시청자를 단순하게 소비자로 보지 않고 방송의 주체로 생각한다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소중합니다. '계몽을 위한 방송도, 권력의 교시를 위한 방송도, 기업을 위한 방송도, 특정인을 위한 방송'도 아닌, 모든 국민들이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방송은 당연한 권리이며 누구도 침해해서는 안 되는 가치입니다.

시청자들의 눈치를 보는 방송이 아닌 소통을 꾀하려 노력하는 방송이어야 함을 <1박2일>은 프로그램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존의 형식을 깨지 않으면서도 함께 어울리며 하나가 되어가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스타와 팬, 방송과 시청자가 아닌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동등한 친구였습니다.

방송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버라이어티인 <1박2일>은 재미있게 포장해 보여 주고 있습니다. 말로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이를 실천해나가는 일은 어렵습니다. 흔들림 없이 시청자와 함께 하는 방송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1박2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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