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19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한미 정상회담, G20 정상외교 등의 결과를 설명한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만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자유한국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홍준표 대표는 "오늘 청와대 회동이 있는데 적절하다고 보여지지 않아서 참석하는 대신 수해 지역 봉사활동을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1야당 대표의 불참으로 청와대의 대통령-여야 대표 회동은 반쪽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홍준표 대표의 회동 불참을 두고 여러 비판이 제기된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 현안에 대한 논의를 하는 자리에 제1야당 대표가 빠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협치'를 강조해온 야당 대표가 협치는커녕 불통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또한 정상 외교를 마친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만나 결과를 설명하는 것은 한국 정치의 관례이기도 하다. '보수'를 표방하는 자유한국당의 대표가 '관례'를 파괴하는 것 또한 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홍준표 대표가 불참 사유라고 제시하는 이유도 터무니 없다는 지적이다. 홍 대표는 "5당 대표 회담에서 반드시 한미FTA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면서 "그러면 정권 출범 후 첫 대면에서 서로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미FTA를 통과시킨 저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번 일과 관계 없는 정당까지 걸고 넘어지며 핑계를 대기도 했다. 홍 대표는 "저들이 본부중대, 1, 2, 3중대를 데리고 국민 상대로 아무리 정치쇼를 벌려도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간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바른정당을 모두 제쳐놓고 자유한국당만의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8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김종필 전 총리를 방문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제1야당 대표가 회동에 불참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에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직접 홍준표 대표를 찾아 회동 참석을 간곡히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홍 대표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첫 여야 대표 회동은 제1야당 대표 없이 열리게 됐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회동 제안을 거부한 홍준표 대표는 18일 김종필 전 총리를 방문했다. 홍 대표는 김 전 총리에게 "세 분(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이 정치할 때는 낭만이 있었는데 요즘은 좀 정치권이 삭막한 것 같다", "옛날에 세 분께서는 유머, 위트, 또 속 깊은 말씀도 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해 굉장히 단선적이고 깊은 얘기를 나누기 어렵다"고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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