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아침메인뉴스인 <뉴스투데이>의 담당 부국장이 균형감각을 상실한 뉴스 리포트 지시를 내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MBC<뉴스투데이>는 18일 오전 7시대 톱뉴스로 <충북 장맛비 소강상태…유실 도로·제방 복구 재개 예정>이란 제목의 리포트를 보도했다. 리포트에서는 지역 기자와의 전화연결까지 이뤄졌고 이어지는 3꼭지의 리포트도 폭우로 인한 피해와 관련됐다.

같은 날 지상파 KBS·SBS는 이날 오전 ‘문재인 정부가 북에 군사·이산가족상봉 회담을 제안한 내용’을 톱뉴스로 다뤘다. 지난 밤사이 EU의 추가 대북제재 경고와 정부의 대북 제의에 대한 주변국의 입장차에 주목했던 것이다. 하지만 MBC는 관련 리포트를 6번째 꼭지로 배치했다.

▲(위쪽부터)18일 오전 7시 KBS<뉴스광장1부>, MBC<뉴스투데이>, SBS<모닝와이드> 리포트 화면 갈무리.

<뉴스투데이>의 담당 PD인 김정호 기자는 이날 아침 보도국 뉴스집배신인 '취재데스크'에 경위서를 올려 이 같은 뉴스 리포트 배치를 지시한 주원극 편집2센터장(아침뉴스 담당 부국장)을 비판했다.

경위서는 이날 <뉴스투데이> 1부에서 날씨 관련 현장연결을 하지 않은 이유를 시간대별로 보고하라고 주 센터장이 김 기자에게 지시해서 작성하게 됐다. 경위서에는 주 센터장이 균형 감각을 상실한 리포트 배치·편집 등을 지시해왔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기자는 이날 오전 3시40분 폭우 예보지역인 충청과 호남에 특별히 비가 많이 오지 않았고 피해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4시께 총괄 PD, 앵커와 관련 리포트에 대해 상의를 했으나 의견이 엇갈렸다.

이후 날씨 관련 현장 리포트를 할 수 있는지 전주 MBC에 문의했으나 전주MBC 보도부장은 호우주의보가 새벽 1시30분에 해제됐고 강수량도 얼마 되지 않아 연결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뉴스투데이> 1부에는 충북 지역 현장연결 리포트가 실리지 않았다.

이후 출근한 주 센터장은 사회부 야근자들에게 1부에서 현장연결을 안한 까닭을 물으며 신경질을 냈고, 2부(7시대) 톱으로 ‘충북 장맛비 소강상태’를 전화연결해 리포트할 것을 지시했다. 이날 지상파 KBS·SBS에서는 장맛비 관련 현장중계는 찾아볼 수 없었다.

▲18일 오전 MBC<뉴스투데이> 보도 화면 갈무리.

김 기자는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주 센터장이 감사원의 면세점 점수 조작 리포트에서는 ‘지난 정부’라는 표현을 넣지 말라고 명령했고, 제작이 완료된 세월호 유해 발견 리포트에 대해서는 단신 처리를 하자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주 센터장은 특별근로감독에 대해 ‘언론장악 의도’라고 지적한 야당·MBC사측의 주장을 맹목적으로 리포트에 넣으라고 했다.

김 기자는 “주 센터장의 문제적 뉴스 판단 때문에 밤을 지새우는 아침 뉴스팀원들은 웃음거리가 된 상황”이라며 “해야 할 뉴스에는 눈을 감고, 균형 감각조차 의심되는 센터장의 판단에 동의하지 못한다. 존경받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부끄러운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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