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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킥 106회-해리 길들이기 주목해야 하는 이유[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02.20 10:34

오늘 방송된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106회에서는 해리의 군 생활 적응기가 재미있게 펼쳐졌습니다. 어느 순간 <지붕킥>의 아이콘이 되어 버린 해리는 또래 아이들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함을 잘 담아내며,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막내 동생 같은 연기로 흐뭇함을 전해주었습니다.

   
 

해리 길들이기

'천상천하유아독존' 정해리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합니다. 오랜만에 찾은 할아버지 친구의 친근함을 수염을 뽑아버리는 만행으로 되갚은 해리로 인해 집안은 발칵 뒤집힙니다. 엄마에게 회초리로 맞는 해리에게 누구 하나 동정을 보내는 이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해리의 버릇을 고쳐놓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교감 선생님인 자옥은 전에 해리와 '빵꾸똥꾸 설전'을 벌인 경험도 있기에 자신이 책임지고 교육을 해보겠다고 합니다.

성격 드센 아이들을 위한 맞춤식 교육이 있다는 자옥은 '우리 아이들이 달라졌어요'라고 할 거라며 자신합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 온 자옥은 집에서 노는 광수에게 군복을 준비시켜 '자옥표 해병대 정신교육'을 시작합니다.

해병대 조교가 된 광수와 함께 시작한 첫 날부터 어긋나기 시작한 그들의 예절 교육은, 하기에 따라 '재미있거나 지옥 같거나'라는 자옥의 표현처럼 그들에게는 극단적인 날들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인사 예절부터 극과극을 보이는 해리와 신애는 진짜 사나이를 개사한 '진짜 어린이'를 부르며 눈 쌓인 운동장을 돌고, 식사도 군대식으로 절도 있는 각 잡힌 식사를 강요받습니다.

마당 쓸기를 하다 도저히 참지 못하고 도망치는 해리와 쫓는 광수. 해리가 향한 곳은 집이 아니라 그동안 먹지 못했던 과자가 있는 동네 가게였습니다. 잡혀 온 해리는 익숙하게 적응하고 군인들의 각인된 기억인 몰래 화장실에서 초코파이 먹기로 설움을 달랩니다.

부모님께 편지를 쓰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해리에게 빙의를 체험한 군필들이 많았을 듯합니다. 면회 날 당연히 찾아왔을 것이라 생각하며 반갑게 뛰어가는 해리에게 부모님이 아닌 세경만 들어섭니다. 과거와는 달리 멀리서 신애의 통닭을 먹는 모습을 바라보던 해리는 함께 하자는 권유에 맛있게 닭을 먹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하숙집 생활이 어떠냐는 질문에 신애의 재미있다는 소회와는 달리 해리는 능청맞은 대사를 선보입니다.

   
 

"몰라. 거꾸로 메달아 놔도 하숙집 시간은 돌아가는 거구. 달력에 줄만 그으면서 나가는 날만 기다리고 있어"

라는 해리의 말에 빵 터져버렸습니다. 너무 리얼한 해리의 연기는 역시 최고였습니다. 예정된 일정을 마치고 즐겁게 하숙집을 나서는 해리와 신애. 밖으로 나서며 얼마 만에 맡아보는 바깥공기냐며 즐거움을 만끽하는 해리와 좋냐고 묻는 신애. 그런 신애에게 "하숙집이 그렇게 좋으면 말뚝 박던가"라고 이야기하는 해리에게선 노련한 군인의 모습이 풍겨납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하숙집에서 겪었던 얼차려와 무서운 광수의 모습에 잠이 깬 해리는 "하필 하숙집 꿈이냐"며 식겁해합니다. 그렇게 해리 길들이기는 짧지만 강하게 군대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노래들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어른이 문제다

언제부터인가 해병대 체험이 아이들에게 통과의례처럼 여겨지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과거 부모들의 역할 분담은 사라지고 맞벌이를 해야만 하는 사회 속에서 가장 큰 문제는 아이들 교육입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방치된 아이들은 개인화되고 과격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것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해변가로 혹은 청학동으로 아이들을 습관적으로 보내는 부모들은 행위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낍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다양한 가치들을 돈과 정해진 시간 동안 틀에 박힌 규칙과 주입식 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부모의 소임을 다했다고 자위하는 시대를 우린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다시 돌아 온 아이들에게 과거와는 달리, 눈 맞춘 대화와 관심이 이어진다면 효과적인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돌아 온 아이들은 다시 방치되고 방학이 되면 다시 그런 곳을 순례하는 아이들에게 그곳은 항상 다니는 학원과 다름없는 일상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정작 중요한 건 부모들이건만 자신들의 의무는 돈벌이라는 허울로 면피한 채, 단순히 아이들의 잘못으로 치부하고 돈으로 아이들의 인성을 사겠다는 그들의 발상은 발전 없는 퇴보만 있을 뿐입니다. 영악해져 가는 아이들에게 부모는 어느 순간 돈벌어오는 기계로 전락하고 가족의 정은 이기적인 관계만 남을 뿐입니다.

교육을 하겠다고 나선 자옥이나 광수의 캐릭터를 보면 <지붕킥>이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가 명확합니다. 어린애 같고 이기적인 자옥과 하숙집에서 가장 나태하고 예의 없는 광수가 아이들에게 인성과 예절 교육을 시키는 모습 자체가 어불성설이었습니다.

자가당착에 빠진 어른들의 모습을 풍자한 이번 에피소드는 해리의 탁월한 시트콤 연기와 정작 바꿔야 할 대상은 방기한 채 아이들의 보여지는 모습만 고치려는 '언발에 오줌누기'식 교육의 허점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사회의 미래이고 어른들의 창입니다.

아이들이 삐뚤어지고 문제가 있다는 것은 함께 하는 어른들의 잘못이 90% 이상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인성과 예절 교육을 받아야 하는 대상은 해리가 아니라 보석과 현경 같은 부모들입니다. 물질이 모든 것을 대신하는 시대에 문제의 해결도 돈으로 할 수 있다는 편리한 사고는 문제만 더욱 악화시킬 따름입니다.

   
 

사회는 연일 아이들이 과격해지고 이상해진다고 이야기 하지만, 그렇게 만든 과정과 문제들은 외면한 채 자극적인 사건사고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대 사회의 맹점들이 <지붕킥>에서는 해리와 순재의 가족들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지고 있습니다.

문제가 있는 아이에 대한 교정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에 접근하지 않는다면 절대 해결할 수 없음을 해리의 악몽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해리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악몽 같은 시간에 시달릴 뿐 해리가 받았던 교육이란 그저 허울 좋은 어른들의 자기만족일 뿐이라는 것을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을 뿐입니다.

어른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사회의 미래인 아이들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은 변화를 두려워하며 타인에게만 변화를 강요하는 이기적인 상황에서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가족의 사랑이 미천한 순재네 가족에 세경 자매의 투입이 의미하는 것은 <지붕킥>이 보여주고 싶었던 우리사회의 가치 찾기였습니다.

많이 돌아오기는 했지만 조금만 변해가는 순재 가족들을 통해 현대 가족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들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지배하는 사회의 이중성을 유쾌하게 고발하는 <지붕킥>은 역시 멋있었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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