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확정되었다. 당장 1만원을 주장하던 이들에게는 아쉬움이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15% 이상이 오른 7530원은 획기적이라고 볼 수 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1만원 시대를 위한 시작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낙수효과는 없다;
낙수 외치던 이명박근혜 시대 지나 문재인 정부가 시작한 분수 효과

청와대에서 연일 지난 정권의 문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민정수석실에 방치되어 있던 문건에 이어 이번에는 천 건이 넘는 자료들이 발견되었다. 현재로서는 청와대 곳곳에 미처 치우지 못한 자료들이 더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병우 재임기간 동안 작성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이 문건들은 결국 재수사를 요구하게 한다.

이재용 재판에 박근혜가 증인으로 나서야 한다. 지난번 아프다는 핑계로 불출석을 했지만 이번에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구인장을 발부해 이재용 재판에 박근혜가 출석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들이 상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그들이 서로의 재판에 나서지 못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삼성 측 모두가 관련 증언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와중에 정유라는 이런 '침묵의 카르텔'을 파괴했다. 그리고 박근혜가 구인장 발부를 받아 이재용 재판에 나서게 되면 새로운 변수가 나올 가능성도 높아진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JTBC는 뉴스와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통해 국정원 비리를 캐고 있다. 국정원 바로 세우기만 해도 이명박근혜 시대 적폐를 모두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국정원 마티즈 사건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그가 남긴 마지막 흔적은 국정원의 주장과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복원된 휴대전화와 유가족이 이야기하는 얼굴의 상처, 가장 먼저 현장에서 상황을 정리했던 국정원 직원들. 이상한 점 투성이인 마티즈 사건은 처음부터 재수사가 되어야 할 사건이다.

국정원 바로 세우기가 진행되며 나오고 있는 문제들은 원세훈 전 원장의 결심 공판을 앞두고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이명박의 서울시장 시절부터 최측근이었던 원세훈이 벌인 국정원의 정치 개입 사건은 박근혜 정권에서도 일상이 되었다.

박근혜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국정원 선거 개입이라고 보는 이들이 절대 다수다.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황교안과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이 모두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이들이 지적했던 내용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문건 공개와 함께 국정원 적폐 청산은 이명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모두 드러낼 수 있는 핵심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서울 덕수궁의 석조전은 우리나라 최초의 르네상스식 석조 건물입니다"

"1900년에 착공해 10년만인 1910년에 작업을 마쳤습니다. 아름답지만 조금은 생경했을 그 서양식 건물의 완공과 함께 앞에 놓인 작은 석상들이 시원한 물을 뿜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최초의 분수라고 알려진 덕수궁 석조전 앞 분수대의 모습입니다"

"해방 후에 이 공간에서 미소공동위원회가 열렸다 하고 그날도 분수는 청명한 물을 뽑아 올리고 있었습니다. 때 맞춰 모란이 만발했던 5월 어느 날의 일이었습니다. 최초의 그 분수 이후로… 분수를 싫어하는 이가 있을까? "대지의 중력을 거슬러… 물의 운명에 거역하여 하늘을 향해서 주먹질을 하듯이 솟구친다… 가장 물답지 않은 물." 이어령은 그렇게 묘사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분수는 폭포와는 달리 중력을 거스르는 즉, 우리가 가진 상식의 격을 파함으로써 그 의외성으로 사람들의 시각과 촉각을 행복하게 하는 존재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내년도 최저임금 7530원"

"천원이 넘는 인상 폭에, 한쪽에선 반가움을 표했다지만 다른 한쪽에선 그것이 가져올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으니 최저임금 7530원은 어쩌면 중력에 순응하지 않은 물답지 않은 물일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그것은 지난 10년 간 기다려 왔던 낙수효과. 즉 그릇에 물이 차면 자연스레 물이 넘쳐 모두를 적셔준다던 믿음이 허물어진 것에 대한 반작용이었을 것입니다"

"물의 운명을 거역하며 하늘로 솟구치는 분수처럼 이제는 세상을 거꾸로 적셔보려 한다는 논리. 우리는 이제 다른 방향으로의 실험을 시작했고 방향을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공정거래위원장은 4조원의 정부 보조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반응에 역시 물에 비유하며 그것은 마중물이라 했습니다.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최초의 분수 이후 100년 넘는 시간 동안 우리가 분수 앞에서 행복했던 것은 모두의 몸과 마음을 골고루 적셔주었기 때문이니까요"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17일 <뉴스룸> 앵커브리핑은 우리나라 최초의 분수인 석조전 앞 분수대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1900년 착공해 10년 만에 작업이 완료되었다는 우리나라 최초의 르네상스식 석조 건물인 덕수궁 석조전. 그 앞에 만들어진 분수는 특별한 가치로 여겨졌다.

가장 물답지 않은 물이라고 이야기되었던 분수. 중력을 거슬러 위로 뿜어 올려 대지를 적시는 분수는 그래서 더 신기했을 것이다. 우리는 그저 단순한 낙수 현상인 폭포는 쉽게 봤지만 분수는 생경한 모습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100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다.

내년도 최저임금 7530원은 1만원 시대로 가기 위한 첫 걸음이다. 천원이 넘는 인상폭에 사용자 측은 분노를 표하며 이제 모두가 망한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명박은 낙수효과를 앞세워 재벌 몰아주기 정책을 펼쳤다. 재벌이 잘살면 자연스럽게 노동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면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런 낙수효과는 없었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재벌들은 노동자를 더욱 탄압했고, 정규직을 최소화하고 비정규직이 일상이 되는 세상을 만들었다. 금고에 엄청난 돈을 쌓아 둔 채 고용 없는 성장을 지속할 뿐이었다. 99석을 가진 자가 1석을 가진 자의 벼를 빼앗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재벌회사 사장 출신인 이명박은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명박근혜 정부에서 낙수효과는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 수백조의 혈세가 버려졌다.

낙수가 아닌 분수.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나라들은 낙수가 아닌 분수를 택하고 있다. 정부로선 국민 대다수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당연한 일이다. 그동안 권력을 잡은 자들이 재벌과 자신들을 위한 정책을 해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문재인 정부의 분수효과는 새로운 시대를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10년 전 처음 분수를 보며 생경했던 것과 유사한 경험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소수를 위한 나라가 아닌 국민 모두를 위한 나라는 그렇게 시작되고 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