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지난 3월 김장겸 사장 취임 이후 MBC는 지상파 3사 중 보도 분야 시청률 꼴찌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MBC경영진들은 방송 환경의 어려움을 토로하거나 객관적인 보도였다고 자평할 뿐 노조 탓으로 돌리며 자성의 자세는 보이지 않고있다.

MBC는 지난 5일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에서 ‘MBC 2017년 하반기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이날 구 여권 이사들의 반대로 하반기 업무보고는 비공개됐지만 MBC의 분야별 상반기 업무 실적이 일부 공개됐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MBC는 핵심시간대 가구시청률과 메인 뉴스 시청률에서 지상파 3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핵심시간대 가구시청률 1위는 KBS2(8.7%)였고 뒤이어 SBS(8.5%), KBS1(8.4%), MBC(7.4%) 순이었다.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 평일 시청률은 5.4%로 KBS1<뉴스9>(16.6%)에 10%이상 격차로 벌어졌고, SBS<8뉴스>(6.0%)에도 뒤졌다. <뉴스데스크>는 주말 시청률(6.2%)에서도 KBS1<뉴스9>(10.4%)와 SBS<8뉴스>(7.5%)를 넘지 못했다.

MBC는 2049시청률에서도 상위 20위권 내에 8개의 콘텐츠(월 평균치)가 들어가는 것을 상반기 목표로 잡았지만 6.5개에 그쳤고, 상위 10위권 내 4개를 목표로 했지만 1.8개에 그쳤다. SBS가 상위 20위권에 6.8개, 10위권에 4.7개 콘텐츠의 이름을 올린 것에 비해 적었다. KBS는 상위 20위권에 4.7개, 10위권에 2.5개의 콘텐츠를 배출했다. 2049시청률은 타겟 연령대의 시청률로 방송사들이 가장 유심히 보고 평가하는 시청률이다.

이날 MBC경영진들은 반성보다는 ‘회피·남탓’으로 일관했다. 김장겸 사장은 보고에 앞선 인사말에서 보도부문에 대해서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보도로 균형을 잡아왔고, 다양한 이슈를 심층 보도하며 MBC의 위상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구성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공익성을 지키고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고, 노사갈등이 법과 원칙에 따라 합의점을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정환 보도본부장은 ‘보도부문 시청률 하락의 원인’을 사내외의 비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 본부장은 “보도본부는 정치적인 이슈들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고, 시청률 하락의 근본적 원인에 대해 “2010년 170일 파업 이후 사내 비방세력이 외부 매체와 연계해서 회사에 공격을 가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오 본부장은 “확인된 보도를 하지 않은 적도 없었고, 억측 보도도 없었다”며 “‘불공정 하다’고 끊임없이 외치는 내부 비방이 주된 원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이 5일 발행한 노보 자료.

현재 MBC구성원들은 부문·기수·직능단체·지역 등을 막론하고 ‘김장겸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쏟아내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PD연합회와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아나운서연합회 등 한국 언론계를 대표하는 단체와 언론학자(125명) 등도 MBC내부의 싸움에 손을 내밀었다.

또한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지난달 29일부터 특별근로감독관 8명을 투입해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다. ▲조합 가입·파업 참가 조합의 불이익 ▲조합 활동에 대한 지배·개입 ▲단체교섭 거부·해태 ▲반 조합 고용 계약 등 노동탄압 행태가 MBC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감독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드러나면 검찰 기소를 통해 사업주는 물론, 간부와 노무 담당 사원들까지 형사 처벌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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