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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킥 101회-정음을 사지로 모는 준혁[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02.12 11:00

오늘 방송된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101회에 등장한 서운대는 얼마 남지 않은 <지붕킥>에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의도 하지 않았지만 준혁으로 인해 정음과 지훈의 사랑에 먹구름이 잔뜩 낄 수밖에 없음을 복선으로 깔았습니다.

   
 

북한산 날다람쥐 된 준혁

이제 곧 고3이 되는 준혁은 진학 상담을 받습니다. 그나마 최근 성적이 많이 올라간 준혁이지만 인서울이 불가능한 그에게 진학 상담 선생님은 "서운대는 가겠다"라는 청천 벽력같은 이야기를 해줍니다. <지붕킥>에서 서울대와 비교되는 대표적인 서운대는 하나의 상징으로 존재합니다.

준혁을 더욱 궁지로 몰며 힘들게 만든 건 지훈의 과거 성적표였습니다. 항상 전교 1등만 하던 지훈은 전국 13등까지 기록할 정도로 말로만 듣던 엄친아였습니다. 웬만해선 지훈을 능가할 수 없는 준혁은 불운한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월등해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살아가야만 하는 그에게 지훈은 동기 부여가 아닌 좌절의 대상이니 말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세경에겐 동경의 대상인 지훈을 이기고 싶은 준혁은 열공 모드에 들어섭니다. 그렇게 좋아 하는 농구도 마다하며 열심히 공부하는 그에게 넘어설 수 없는 벽은 바로 해리였습니다. 아직 어리기만 한 해리는 자신의 숙제를 한다며 괭과리를 쳐대고, 자신을 괴롭혔다며 공부 중인 준혁에게 물총 세례를 하는 등 공부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자신이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가족으로 인해, 준혁은 할아버지 순재가 농담 삼아 던진 절이라도 들어가 공부하라는 말에 15일간의 공부 수행에 들어갑니다. 보란 듯이 성공하고 싶은 준혁의 발목을 잡는 것은 세경이었습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준혁이 절까지 가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지훈의 성적에 감탄하던 세경을 보고 나서였습니다.

   
 

떠나는 준혁을 위해 간식꺼리를 건네는 세경이 눈에 밟히기만 합니다. 공부를 하려 해도 멀어진 세경은 책 속으로, 가방 속에서 등장해 준혁을 괴롭히기만 합니다. 몸이 멀어지니 마음은 더욱 애절해지는 준혁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그리움으로 세경을 보기 위해 잠입을 시도합니다.

참고서로 시작하는 준혁의 잠행은 샤프심, 지우개 등으로 이어지며 절과 집을 오가는 생활로 '북한산 날다람쥐'라는 별명까지 얻게 됩니다. 공부는 뒷전이고 세경만이 가득한 그에게 스님의 불공 소리도 "세경 누나보고 싶어"로 들리기만 합니다.

그렇게 잿밥에만 관심이 있던 준혁은 이 사실도 모르는 엄마의 부탁으로 절을 찾은 세경을 배웅 한다는 변명으로 집까지 다다릅니다. 다시 돌아가 봐야 세경 때문에 공부도 하지 않을 자신을 알기에 집으로 들어 선 준혁을 맞이 해준 건 태권도로 다져진 엄마 현경의 '지붕 뚫고 하이킥'이었습니다.

눈두덩이 시뻘게진 준혁은 스님에게 자신의 짐을 택배로 부쳐 달라 부탁하고, 청소하러 올라오는 세경에 밝게 웃으며 과외하자고 건넵니다.  

   
 

 
서운대가 전면에 등장한 지붕킥

준혁의 날다람쥐보다도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은 '서운대'였습니다. 이런 서운대가 중요하게 대두될 수밖에 없는 것은 정음이 다니는 학교이고 지훈과 연인사이임이 밝혀졌을 때 강력한 반대 이유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순재집에서 지훈의 존재는 특별하기에 반대는 심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항상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고 서울대 의대를 나와 의사가 된 지훈은 외모도 출중해 누구나 탐낼 만 한 존재입니다. 그런 지훈에 대한 경외감은 보석을 통해서 충분히 읽혔었지요. 집안의 보배 같은 지훈이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다는 사실은 순재집에선 가장 중요한 화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자에 대해서 그 어떤 말도 없었던 지훈이 연애를 한다는 것부터가 화제입니다. 대상이 정음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그들의 반응이 어떨지는 안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정음이 기를 쓰고 자신의 연애 사실을 알리지 않으려 하는 이유도 그런 극한의 반응이 두려워서입니다.

아직까지 서울대 출신으로 알고 있는 순재 가족들이 지훈의 애인으로 등장한 정음을 부족하지만 받아들일 수도 있는 이유는 서울대생이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서운대생으로 밝혀진다면 이야기는 정반대로 흐를 수밖에는 없지요. 학벌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정음은 그저 낙오자일 뿐입니다.

그녀의 많은 것들을 아는 지훈은 정음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알고 있지만 그런 기회를 갖지 못한 순재 가족들의 기준은 대학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철저한 학벌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상대를 평가하는 가장 유용한 도구가 출신 학교이기 때문입니다.

고지식한 순재의 반대는 자옥의 편승으로 더욱 큰 힘으로 다가설 것이고, 다혈질 현경의 하이킥은 어쩌면 정음에게도 가해질지 모릅니다.

   
 

의외로 보수적이고 다변적인 보석도 흔쾌히 정음의 편이 되지는 않을 듯합니다. 단순 명쾌한 해리는 서운대생 정음에게 "빵꾸똥꾸"를 날려 될 게 분명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훈과 정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들은 아무런 영향력을 끼칠 수 없는 주변인들뿐입니다.

학벌 중시 사회에서 당연한 반응을 보일 순재 가족들이 마지막까지 그들의 사이를 갈라놓으려 할까요? 지훈과 정음은 이 난관을 어떻게 이겨낼까요? 지훈을 사랑하기에 정음이 지훈을 포기한다는 뻔한 시나리오로 팬들을 우롱하지는 않겠지요.

복선으로 깔아두었던 지훈의 정음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어떤 힘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요? 전작의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겠지요. 바보 같은 되돌림표를 그린다면 그동안 쌓아올렸던 <지붕킥>의 신화는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학벌'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그런 관습을 타파하고 정음의 진정성과 가능성을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지붕킥>이 될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지붕 뚫고 하이킥'이 정음에게 가해지는 하이킥일지, 사회가 만들어 놓은 타파 대상이 될지 제작진들의 선택이 중요해졌습니다. 

오늘 방송된 준혁의 산행은 김PD의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서 노주현이 소방진급시험을 위해 절로 들어가는 에피소드와 비슷합니다. 절로 들어선 그는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아버지인 신구에게 장난 전화만 하다 된통 혼 줄이 나기만 하고, 풀벌레 소리 물소리가 거슬려 공부를 포기하고 내려오는 장면과 유사해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다가왔습니다.

공부안하고 말썽만 피우는 준혁과 서운대를 동급으로 보는 가족들로 인해 정음도 집안의 골치인 준혁과 동격으로 취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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