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구단 고위 관계자가 KBO심판에 돈을 건넨 사건이 파문을 일고 있다. 박동희 MBC스포츠플러스 야구전문기자는 3일 “수사기관이 수사를 벌이면 두 개 이상의 구단도 심판에게 돈을 보낸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 기자는 “KBO가 특정인을 지켜주기 위해 사건을 은폐·축소했다”며 양해영 KBO 사무총장을 지목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보좌관 출신으로 알려졌다.

박동희 기자는 이날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8월 제가 이 문제를 취재했을 당시 저희가 취재했던 구단은 두산이 아니었다. 제가 (심판에게 돈을 보낸 자료를) 확보한 건 두 구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승부조작에 고개숙인 10개구단 대표선수 . ※본 기사와 무관함.(연합뉴스=자료사진)

김승영 두산 구단 사장은 2013년 10월 한 심판에게 개인적으로 금전을 지급한 사실을 지난 2일 인정했다. 해당 심판은 2013년 시즌이 끝난 뒤 KBO에서 퇴출됐다. KBO는 같은날 보도자료에서 구단 관계자가 전직 심판에게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준 것을 확인했다면서도 “승부 개입에 어떠한 혐의점도 발견할 수 없어 개인적인 일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KBO는 지난 3월 상벌위원회에서 해당 안건을 논의하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아 상황을 축소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박동희 기자는 KBO가 상황을 축소하려는 이유에 대해 “(KBO는) 늘 어떤 사항에 대한 축소와 은폐로만 일관해왔다. 가장 큰 이유는 본인들과 관계된 사람들을 지켜주려고 했다고 본다”며 “특정인을 지켜주기 위해 사건을 계속 은폐하고 축소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박 기자는 특정인에 대해 “딱 일주일 정도만 기다리면 검찰·경찰 수사를 통해 (특정인이 누구인지) 밝혀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동희 기자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보좌관 출신인 양해영 KBO 사무총장에 대해 “(양 사무총장은) 각종 이력을 표기할 때도 보좌관 경력을 굉장히 자랑 삼아 내세웠던 분”이라며 “지난해 8월 KBS가 (이번 사건에 대한) 자료를 문체부에 보냈을 때 당시 문체부 차관이 김종 씨였고 (문체부) 내부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기자는 “(KBS에서) 2012년, 2016년 두 번 대형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는데 (양 총장이 어떻게) 이 자리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있었을까”라고 강조했다.

박 기자는 “앞으로 더 분노하고 더 충격적인 일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이런 일들을 계기로 환골탈태를 해야 프로야구도 정상궤도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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