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청문회가 하마터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청문회가 될 뻔했다. 자유한국당이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를 증인으로 요구했기 때문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다음달 4일 진행될 유영민 내정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할 증인 채택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미방위 여야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의 증인채택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 자유한국당 소속 신상진 위원장, 민주당 신경민 간사, 자유한국당 박대출 간사.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 측에 노건호 씨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은 노건호 씨가 LG전자에 재직할 당시 유영민 내정자와 가까운 관계였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노 씨를 부를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자유한국당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의 노건호 씨 증인채택 요구에 민주당도 맞불을 놨다. 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핵심과제였던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국정농단을 파헤치겠다며,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증인채택을 요구했다.

또한 민주당은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 의혹을 규명하겠다며, 이석준 전 미래부 차관, 한종호 네이버 이사, 주성균 한진 상무, 조영석 CJ 부사장, 이병선 다음 카카오 이사, 박광식 현대자동차 부사장, 조갑호 LG화학 전무, 정찬수 GS 부사장, 임병연 롯데 전무 등을 증인·참고인 명단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자유한국당은 19대 대선 다시 특정 대선후보 관련 실시간 검색어 순위 조작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와 임지훈 카카오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민주당은 이동수 전 KT전무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과정에서 발생한 광고 관련 위증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이 노건호 씨가 LG와 뭐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부르자고 하는 건데, 증인이란 건 증언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를만한 입증자료가 있어야 한다"면서 "그런데 정작 아무런 입증자료를 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안종범 전 수석 등의 증인채택 요구와 관련해서는 "미래부는 걷어내야 할 문제가 많은 부처"라면서 "안종범 수첩,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등 유영민 내정자에게 의견을 묻기 위해 증인채택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방위 여야가 대치를 이어간 끝에 결국 이들에 대한 증인 채택은 모두 무산됐다. 다만 미방위는 가계 통신비 인하 방안 청문을 위해 이동통신 3사, 제조사 대표 등에 대한 증인 채택에는 합의했다.

여야는 기본료 폐지 및 가계통신비 인하 관련 신문을 위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동통신 3사 대표와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 조성진 LG전자 대표 등 제조사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또한 미방위는 강신웅 티브로드 대표, 곽창호 포스코 경영연구원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채택했으며, 안상범 삼성전자 대외협력부장, 안석준 LG전자 대외협력부장, 권순종 소상공인협회 온라인공정위원장, 김봉만 전국경제인연합 자유와창의교육원 국장을 참고인으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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