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군 특혜취업 의혹 증거 조작으로 국민의당이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의 기반인 호남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당이 공표한 문준용 군 관련 녹취록 등 증거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당 당원인 이유미 씨가 증거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국민의당 '윗선'에서 지시한 일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이유미 씨의 증거 조작의 윗선으로 지목받고 있는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나도 속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씨는 "당에서 기획해서 지시해 놓고 꼬리자르기 하려고 하고 있다"는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초유의 '정치 스캔들'에 호남 민심은 국민의당에 대해 비토 정서를 쏟아내고 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27일 "국민의당은 이제 광주의 치욕이 됐다"면서 "혹독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광주시민협은 "국민의당의 녹취록 조작은 명백한 대선공작으로 헌정질서를 무시한 엄중한 범죄"라면서 "꼬리자르기, 물타기로 덮어져서는 안될 중대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어 "스스로 적폐세력임을 드러내고 있는 국민의당은 이제 지역민의 혹독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민협은 "국민의당은 지역민을 치욕스럽게 만든 정치공작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면서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를 계속한다면 자유한국당과 같은 적폐세력이 돼 해체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당의 호남민심 이탈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부터 시작됐다. 문재인-안철수 양자구도가 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우클릭'에 열을 올렸다.

안철수 전 대표는 외교·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보수적인 정책을 대거 받아들였는데, 야권의 심장 호남을 기반으로 둔 국민의당에게는 민심 이반을 가속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결국 안 전 대표는 대선에서 '1등 보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지사에게 뒤진 3위에 머물렀다. 대선도 지고 정치적 기반도 스스로 흔드는 자충수였다는 평가다.

대선 이후 새 정부 인사 과정에서의 '발목잡기'도 호남민심 이탈에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당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의 임명 과정에서 반대 입장을 펼친 바 있다.

실제로 국민의당의 호남 지지율을 한국갤럽 정기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6월 2주차 11%, 3주차 6%, 4주차 11%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4·13총선에서 호남 28석 의석 중 25석을 차지한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1년 만에 초라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더불어민주당의 호남지지율은 64%, 74%, 68%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 증거 조작 사건까지 터지면서 국민의당은 존폐의 위기까지 몰렸다. 당 내부에서는 이미 분열이 시작됐고, 안철수 전 대표 책임론까지 불거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일부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미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당에서는 일부 의원들의 탈당론과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제기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갤럽 6월 2주차 여론조사는 지난 7~8일까지 전국 성인 1011명 대상으로 유·무선 RDD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 21%, 95%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p다. 6월 3주차 여론조사는 지난 13~15일까지 전국 성인 1003명 대상으로 유·무선 RDD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 19%, 95%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다. 6월 4주차 여론조사는 지난 20~22일까지 전국 성인 1004명 대상으로 유·무선 RDD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 20%, 95%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다.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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