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지사와 중앙일보의 싸움이 법정 다툼까지 치닫고 있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홍 전 지사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자, 홍 전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법수사의 대상으로 삼아 개인의 언론의 자유를 봉쇄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지사(왼쪽)와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연합뉴스)

22일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자신을 고소하자 홍준표 전 지사는 SNS로 응수했다. 홍 전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홍석혁 회장 측에서 저를 검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비판을 봉쇄하려는 무서운 언론권력"이라고 꼬집었다. 홍 전 지사는 "1인 미디어 시대에도 여전히 자신들은 절대 갑이라고 생각하고 자신들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언론권력은 앞으로 더 힘든 세월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준표 전 지사는 "고소대상도 아닌 정치적 판단을 고소해 사법수사의 대상으로 삼아 개인의 언론의 자유를 봉쇄하려고 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면서 "홍석현 회장 측의 지난 탄핵과 대선 때의 언행, 처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기 바란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22일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페이스북 글. (사진=홍준표 페이스북 캡처)

지난 18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홍준표 지사는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 자리"라고 홍석현 전 회장을 비난한 바 있다.

이에 19일 중앙일보가 입장문과 사설을 통해 사과를 요구했지만, 홍준표 전 지사는 "중앙일보와 JTBC를 지칭한 적 없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홍 전 지사가 발뺌하고 나서자, 중앙일보는 20일부터 22일까지 지면 8면을 홍 전 지사 비판에 할애하고 있다.

▲20~22일 3일 간 중앙일보 8면 기사.

중앙일보는 20일 <홍준표의 오만 "원, 역량 보이면 난 사퇴…그러나 좀 힘들 것">, <"홍, 언제까지 빨갱이 장사" "대선 때 활용한 친박이 바퀴벌레?">, <입만 열면 남 헐뜯어 술 안 깬 주사파는 홍 전 지사 본인>, <'4·19 의미' 되찾겠다던 홍준표…측근들은 주민소환 서명 조작> 기사를 8면 전면에 배치했다.

중앙일보는 21일에는 <민병두 "홍준표 기탁금 1억2000만 원 나온 대여금고 수사를">, <대선 땐 "박근혜 재판 공정하게" 선거 뒤 "오래가면 적폐 잔재당 돼">, <홍, 또 남탓 "당 추락할 때 난 촌에 있었다">, 22일에는 <홍준표 반대로…제1야당 당대표 뽑는 첫 TV토론 무산>, <홍 "국민의당, 흡수될 당"에 박주선 "따귀 맞을 말"> 기사를 게재해 홍준표 전 지사를 비판했다.

이에 홍준표 전 지사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 대선 때도 누리지 못했던 기사 독점을 누리고 있다"면서 "대통령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쥔 분의 잘못된 처신에 대해 지적했더니, 그 분을 모시고 있는 분들이 집단적으로 나서서 저를 공격하고 있다"고 중앙일보를 비난했다. 홍 전 지사는 "노무현 정부 1기 때 주미대사로 간 것도 부적절 했는데 또 노무현 정부 2기 때 청와대 특보를 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권언유착의 의혹을 지울 수가 없기에 그 부적절한 처신을 지적한 것인데 발끈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아냥댔다.

한편 홍준표 전 지사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집권하면 SBS 8시 뉴스를 없애 버리겠다"고 발언했고, 대선 후 미국에서 귀국한 이후에는 "MBC의 좌편향을 견제하기 위해 종편을 만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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