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비밀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휴먼비 회장이 박동건 교수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범균을 찾은 후 한 교수와 협력한 최 형사는 도주를 했다. 그리고 최 형사가 찾은 낯선 남자의 등장은 거대한 음모에 또 다른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폭주하는 박동건;
최 형사가 만난 낯선 남자와 사라진 우진, 별이가 만들어준 기억상자에 모든 답이 있다

사라진 범균을 찾았다. 자신이 예전에 살던 집에 범균이 있을 줄 몰랐다. 아버지의 작업실이자 어린 우진과 범균이 별이와 함께 놀던 장소인 그곳에서 범균을 찾은 우진은 그 안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한용우는 알고 있었다. 그 안에 자신이 그토록 찾고 싶었던 모든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범균이 드러나자마자 한 교수는 정연을 데리고 도주했다. 반항하던 정연으로 인해 홀로 도주를 해야 했던 한 교수는 믿었던 제자에 배신을 당한다.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이현석은 박동건과 손을 잡았다. 오직 과학적 순수성에 집착하고 있는 한 교수와 달리, 박 교수는 그 기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tvN 월화드라마 <써클 : 이어진 두 세계>

박동건은 웃는 얼굴로 상대를 속이며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들을 얻어나갔다. 쌍둥이 아버지인 규철을 제거한 이 역시 동건이었다. 그리고 선배이자 동료인 한 교수를 억압하고 모든 연구 자료를 취한 것 역시 동건이었다. 그가 목격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동건은 목격했다.

김규철이 발견하고 놀란 그 진화된 기술은 한 교수가 그토록 염원하는 것이자 '휴먼비'의 모든 것이다. 사람의 기억을 영상으로 보고 편집도 가능한 기술. 그것을 가질 수 있다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한 교수의 막연함과 달리 박 교수는 이를 통해 권력을 생각했다.

문제의 기술은 외계인으로 추측되는 별이가 어린 우진에게 준 선물이었다. 우진은 별이에게 자신이 만든 별 모양 선물을 했다. 그리고 이름 역시 '별'이라고 지어주기도 했다. 그런 우진이 기억도 나지 않는 엄마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고 울고 있자 별이는 어린 우진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

지구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능력을 가진 별이는 우진을 위한 선물로 기억을 볼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냈다. 이를 규철이 보게 되었고, 그렇게 별이와 함께 사라졌다. 별이 우진에게 선물한 '기억상자'가 바로 '휴먼비'의 모든 것이었다. 우진이만이 열 수 있고 가동시킬 수 있는 그 신비한 물건이 바로 진보했다는 미래 기술의 실체다.

정연이 이 모든 것은 자신 때문이라는 말을 과거에 했던 이유 역시, 이 선물 때문이었다. 자신이 우진에게 '기억상자'를 만들어주지 않았다면 통제된 도시는 나올 수 없었을 테니 말이다. 조지 오웰의 '1984'를 보는 듯한 미래 사회는 철저하게 통제된 독재 사회다.

'멋진 신세계'라는 그럴듯한 포장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인간의 기억을 통제하는 시스템은 정상일 수는 없다. 인간의 기억을 특정한 인물의 뜻에 맞게 고쳐나가는 것은 독재자들이 꿈꾸는 완벽한 이상향일 뿐이다. 박동건이 '휴먼비'를 만들었던 이유 역시 이런 통제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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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과학자의 탐구심과 호기심을 넘어 그 기술을 통해 사회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박동건은 그렇게 세상의 모든 것을 쥐었다. 하지만 범균이 동생을 찾고, 블루버드가 등장하며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완벽하다고 생각한 세상에 균열이 오기 시작한 것이다.

블루버드가 해킹에 성공해 '스마트 지구'에서 기억이 통제된 채 살아가는 이들의 기억이 봉인 해제되었다. 과거의 아픈 기억을 가진 이들이 기억을 되찾으며 범죄가 시작되고, 그렇게 범균은 '스마트 지구'에 들어서게 되었다. 범균이 '스마트 지구'에 들어가고 싶었던 것은 동생 우진을 찾기 위함이었다.

우진을 찾는 과정에서 블루버드가 정연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고, 그렇게 비밀에 쌓여 있던 '휴먼비' 회장이 박동건이라는 사실까지 알아냈다. 하지만 정작 우진이 보이지 않는다. 처음 '휴먼비' 회장이 우진일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지만 그건 아니다. 그럼 우진은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박동건이 우진을 죽였다는 말이 정말 사실일까?

미쳐버린 채 자신의 과거 연구에 매달려 있는 한 교수의 발언에는 맹점이 있다. 박동건이 우진이를 죽였다는 노회한 한 교수의 발언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이 상황에서 과연 박동건이 모든 사건의 배후인가에 대한 의문도 생길 수밖에 없다.

도피한 최 형사가 찾은 낯선 남자. 그 남자가 모든 것을 조정하고 큰 그림을 그린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권력을 움직이는 이 남자의 정체는 권력 그 자체일 가능성이 높다. 과연 박동건이 이 남자까지 무너트리고 모든 것을 쥐었는지, 아니면 그 남자가 여전히 박동건을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분명한 사실은 우진은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진이 살아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휴먼비'의 작동 원리를 생각하면 단순해진다. 과거 별이가 만들어준 그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이는 우진이 유일하다. 우진이에게서만 작동하는 이 시스템은 그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슈퍼컴퓨터라고 말하고 있는 그 시스템 전체가 우진일 가능성이 높다. 우진이는 박동건이 준비한 한 장소에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한 교수를 방치하고 있듯, 박동건은 우진을 조정해 '휴먼비'를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범균의 기억을 지웠던 그 기술은 더욱 진화했을 것이다. 블루버그는 우진을 조정하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할 수도 있어 보인다는 점에서 우진은 박동건의 포로가 되어 모든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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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결론은 정연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진 별이에게 있다. 기억이 제어된 정연이 어떤 방식으로 든 기억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정연에서 별이가 된 그로 인해 이 모든 것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우진을 찾고 기억까지 되찾은 별이와 이별이 가장 합리적인 형태의 결말에 가까워 보이니 말이다.

별이에게는 일상적이었던 그 기술이 지구인들에게는 큰 재앙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모든 기술을 폐기하고 자신의 별로 떠나는 형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처음 그렇게 갑작스럽게 그들 앞에 나타나 모든 문제의 시작이 되었듯 말이다. <써클>이 보여준 세계관은 흥미롭다.

문제는 촬영에 쫓겨서인지 몰입도를 떨어트리는 분장 등은 아쉽다. 촬영 공간이 한정되어 있음에도 보다 치밀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듯한 모습은 안타깝다. 극중 박동건이 언급한 '인간 복제 법안'과 관련해 OCN에서 방송 중인 <듀얼>을 연결시키는 황당한 선택을 하지는 않을까?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분명 흥미로운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단점들도 그만큼 많은 <써클>은 이제 세 번의 이야기를 남겨두고 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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