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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식의 드라마 '쌈 마이웨이'[이주의 BEST&WORST] KBS2 <쌈 마이웨이>, KBS2 <제보자들>
이가온 / TV평론가 | 승인 2017.06.17 16:25
편집자 주 _ 과거 텐아시아, 하이컷 등을 거친 이가온 TV평론가가 연재하는 TV평론 코너 <이주의 BEST & WORST>! 일주일 간 우리를 스쳐 간 수많은 TV 콘텐츠 중에서 숨길 수 없는 엄마미소를 짓게 했던 BEST 장면과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WORST 장면을 소개한다. 

이 주의 Best: 최우식의 드라마 <쌈 마이웨이> (6월 12일 방송)

KBS 2TV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

“오늘 그냥 치사할래요”라며 눈을 질끈 감고 애라(김지원)의 입술에 뽀뽀하는 무빈(최우식)이! “오늘부터 우리 1일”이라는 애라의 말에 놀란 토끼 눈을 하던 그 무빈이!! “저 딱 10번만 만나봐요. 제가 애라 씨 공주 만들어드릴 거예요”라며 세상 순애보였던 그 무빈이!!! 하얀 의사 가운만큼이나 깨끗한 남자인 줄 알았는데 이미 정혼자까지 있는 몸이었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 <쌈 마이웨이>의 주인공은 동만(박서준)도, 애라도 아닌 무빈이었다. 단 한순간도 혼자 있을 때 전혀 다른 눈빛을 보인다든가, 일말의 복선이나 여지를 남긴 적이 없었다. 그래서 더 무빈의 실체를 의심하지 못했다. 자신의 입에서 나온 여자친구라는 호칭에 굉장히 쑥스러워하고, 모든 행동을 할 때 조심스러워하고, 용기 내서 애정표현을 하다가도 애라의 ‘욱’에 금세 위축되는 등 순박하고 맑은 눈동자의 무빈은 동만과는 정반대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사건은 의인의 밤 행사에서 일어났다. 무빈의 동료 의사로부터 “동만이 숙맥이라 의인의 밤 행사에 또 혼자 올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애라는 무빈 몰래 의인의 밤 행사에 나타났다. 그곳에 나타난 무빈은 분명히 무빈이었지만, 그동안 우리가 알던 무빈이 아니었다. 겨우 안경 하나 썼을 뿐인데, 표정부터 전혀 달랐다. 일본인 정혼자와 함께 나타난 무빈은 그녀에게 애라를 환자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무빈의 정혼자는 무빈의 휴대폰에 수시로 뜨던 ‘원무과장’이었다.

KBS 2TV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

정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들켰지만, 오히려 당당한 쪽은 무빈이었다. 무빈은 애라의 눈도 못 마주친 채 “어떤 지식인이 여기서 영화 보다가 첫 키스도 했대요”라면서 연애를 글로 배운 티를 팍팍 냈는데, “결혼해야 된다고 꼭 헤어져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라며 급진적 사고방식을 표출했다. 애정표현 하나에도 수줍어하고 말을 더듬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정혼자가 일본인이라는 장점을 적극 활용해 “제가 한국에 있을 땐 애라 씨한테 집중할 수 있다고요”라며 속사포 랩을 선사했다. 

미안하다는 사과 한 마디 없었다. 대신 “내가 미안한 만큼 애라 씨 공주님 만들어 드리면 되잖아요”라고 말했다. 얼마 전 무빈은 애라에게 고백할 때 “저 딱 10번만 만나봐요. 제가 애라 씨 공주 만들어드릴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때 말한 ‘공주’가 이런 ‘공주’일 줄이야. ‘10번’이라는 만남 횟수가 무빈이 노력하겠다는 시간이 아니라, 결혼이 임박한 시점에서 결혼 후에도 애라를 만나야 되는 시간까지 계산한 횟수였다니. 

정말 상상도 못한 반전이었다. 드라마 <쌈 마이웨이>와는 별개로, 최우식은 자신만의 드라마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모두를 놀라게 만든 최우식의 마이웨이. 

이 주의 Worst: ‘안아키’ 조장 방송? <제보자들> (6월 12일 방송)

KBS 2TV <제보자들>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척했지만 사실상 노골적으로 ‘안아키가 너무 나쁜 것만은 아니고 본래 의도는 좋았던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 <제보자들>은 ‘안아키, 사랑인가 학대인가’를 주제로 다뤘다. ‘안아키’는 ‘약 안 쓰고 아이들을 키우는 카페’로, 최근 아동학대 논란이 일었던 커뮤니티다. 30분짜리 방송에서 15분, 그러니까 방송의 절반은 거의 ‘안아키’ 홍보영상과도 같았다. ‘안아키’ 방식으로 아이의 아토피를 고친 두 엄마의 이야기를 소개한 뒤, 카페 운영자인 김효진 한의사가 임명한 맘닥터를 만나 맘닥터가 되는 과정까지 들었다. 

<제보자들>에서 긴 시간을 할애한 인터뷰 대상은 두 명의 엄마였다. 두 사람 모두 ‘안아키’ 방식으로 아이의 아토피를 고친 케이스였다. 첫 번째 인터뷰이는 아이뿐 아니라 아이의 아빠도 ‘안아키’ 방식으로 효과를 봤다고 말했고, 두 번째 인터뷰이는 6개월 만에 아이 아토피가 완치됐다면서 ‘안아키’에 대해 “오아시스를 본 것 같은 느낌”이라고 극찬했다. 

이후 맘닥터(김효진 한의사가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임명한 맘닥터로, 사실상 일반인 엄마들) 피해사례를 비롯해 안아키에 반대하는 전문가들의 반박 인터뷰를 내보냈다. 어느 정도 균형감을 찾는가 싶더니, 안아키 카페를 만든 장본인인 김효진 원장을 만난 이후부터는 다시 그 균형감이 무너졌다. 

제작진이 내보낸 김효진 원장의 첫 마디는 ‘온라인에 노출된 아기들의 사진이 악의적으로 편집됐다’는 해명 아닌 해명이었다. 아이들이 낫기 전의 사진들을 모아 올렸기 때문에 그런 비판을 받은 것이라며 김효진 원장의 억울한 목소리를 그대로 전했다. 제작진은 왜 이 말을 첫 마디로 내보냈을까. 

제작진은 본격적으로 김효진 원장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김효진 원장이 화상 부위를 치료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할 때 특히 그러했다. “화상 부위를 뜨거운 물에 담그면 고통스럽지 않느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김효진 원장은 “되게 따가워요. 불이 나는 거 같아요. 근데 한 10분 정도 지나면 서서히 안 따가워져요”라고 무심하게 말했다. ‘불이 나는 것 같지만 조금 참으면 괜찮아진다’는 끔찍한 치료방식에 대한 제작진의 반박은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

KBS 2TV <제보자들>

김효진 원장의 말을 필터링 없이 내보낸 건 시작에 불과했다. “카페 이름을 ‘안아키’라고 지어서 이런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한 카페 관리자 인터뷰는 더더욱 황당했다. 제작진은 정말 이 모든 사단의 발단이 ‘안아키’라는 카페 이름 때문이라고 믿는 것일까. 그렇지 않고서야 저런 말도 안 되는 인터뷰를 내보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결정적으로 이번 방송이 은근 ‘안아키’ 조장 방송이라고 느꼈던 건, 김효진 원장을 바라보는 시각이었다. 김효진 원장이 1인 시위를 하는 모습은 최대한 외롭고 쓸쓸해 보이도록 비췄고, 그가 임시 휴업한 한의원 내부를 둘러보는 모습도 안쓰럽게 묘사했다. 

마지막 화면은 1인 시위를 하는 김효진 원장의 쓸쓸한 표정과 그것을 더욱 극대화해주는 배경 음악, 그리고 “남들이 주변에서 뭐라고 한다 해도 (안아키로) 자연스럽게 치유하고 싶다”는 ‘안아키’ 신봉자 인터뷰였다. “아이들의 쾌유를 빈다”는 내레이션을 마지막으로 막이 내렸다. 언뜻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 듯 하지만, 이토록 무책임한 클로징 멘트도 없다. ‘안아키’에 대해 따끔한 질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아이들의 쾌유를 빈다니. 아이들의 쾌유는 김효진 원장도 빌 것이다. 

이가온 / TV평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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