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손하가 소속사 씨엘엔컴퍼니를 통해 어제 방송된 SBS의 학교 폭력 보도를 반박했다. SBS가 단독 보도한 학교 폭력의 수위는 방송에서 보도된 것과는 달리 불과 ‘몇 초’에 불과했으며, 폭력의 당사자가 휘두른 야구방망이는 위험한 수준이 아니라 스티로폼으로 감싸진 플라스틱 방망이라고 윤손하 측은 밝혔다.

유명인을 부모로 두었기에 가해 아동들에게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SBS의 보도에 대해서도 윤손하 측은 “억울한 부분도 많이 있었다. 피해 아이 부모를 만나 눈물로 사죄했지만 쉽게 받아주질 않았다. 배우라는 직업으로 인해 윤손하 본인과 아이에게 너무 큰 상처로 남았다”는 입장을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배우 윤손하 Ⓒ연합뉴스

하지만 대중의 입장은 소속사를 통한 윤손하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사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리어 공분을 쏟아내는 형국이다. 윤손하의 아들과, 재벌가의 손자가 SBS의 보도대로 ‘학교 폭력’을 100% 행사하지 않았다면 그건 SBS의 오보가 맞다.

하지만 엄연히 수련회 장소에서 학교 폭력이 행사되었다는 점이 ‘팩트’다. 윤손하와 소속사는 단지 이불로 둘러싼 폭력이 이루어진 시간이 단지 ‘몇 초’에 불과할 뿐이라고 항변하지만 폭력은 엄연히 폭력이다.

이쯤해서 김혜자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소신을 되새겨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아이를 훈육하기 위해 사랑이라는 명목의 그 어떤 체벌이나 폭력이라도 가해져서는 안 된다는 소신이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명제 안에 담겨 있다.

윤손하는 몇 초 동안 이루어진 폭력이라고 해명했지만, 가해자의 폭력이 설사 장난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피해자는 ‘횡문근융해증’, 일반인은 평생 듣기도 어려운 근육 괴사 질환을 겪어야만 했다.

아무리 윤손하가 몇 초 동안 이뤄진 상황이라고 해명한다 해도 피해 어린이는 근육이 괴사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팩트는 ‘폭력’이다. 그 폭력이 분 단위가 아닌 초 단위라 변명해도 그 폭행을 입은 피해자가 근육이 괴사되는 고통을 겪는다면 ‘장난’이라는 꽃에 맞아도 피해자는 근육이 괴사될 수 있음을, ‘우연히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말을 떠올리지 않으려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소속사를 통한 윤손하의 사과문이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도리어 공분을 자아내는 이유는 하나다. ‘SBS의 보도만큼 폭력이 이뤄진 도구나 시간이 심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윤손하 본인은 최선을 다해 피해자의 가족에게 사과했다’는 사과문이 대중에게 진정성 있게 어필하지 못해서다.

아무리 짧은 시간에 이뤄진 폭행이라 해도, 스티로폼으로 감싼 방망이로 구타했다 해도 그 방망이에 맞은 피해자가 근육이 괴사할 만큼의 피해를 당했다면 가해자에게는 ‘장난’에 불과했을지 몰라도 피해자에게 있어서는 엄연한 ‘학교 폭력’을 당한 셈이 된다.

가해자 가운데 하나가 재벌가의 손자라는 이유만으로 가해자 명단에서 사라진 것도 ‘유전무죄’를 떠올리게 해 대중의 공분을 사는 마당에, 폭력의 수위나 폭력을 행한 시간이 경미함을 이유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윤손하의 입장은 대중의 용서를 받기는커녕 도리어 대중의 비난이 거세지는 ‘눈덩이 효과’, ‘스노우볼 이펙트’를 자아내고 있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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