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유의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이화여대 교수)가 약 1억 원의 비용이 든 해외출장 보고서 제출을 미루다가 감사가 돌입되자 ‘꼼수’로 제출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균태 방문진 감사는 지난 15일 오후 2시 열린 회의에서 ‘2017년도 내부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기철 방문진 이사는 이날 “유의선 이사가 지난 4월30일까지 진행된 방문진 내부 감사 지적사항에 보고서 제출이 안 된 부분이 포함 된 것을 알고, 어제 날짜(14일)로 보고서 초안을 접수했다”며 면피성 ‘꼼수 제출’이라고 지적했다.

유기철 이사는 한균태 감사에게 “유의선 이사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지 만 1년이 다돼 간다. 공적 기금 1억 원을 낭비했다. 또 해당 연구 출장이 이사회 의결은 거쳤지만 감사는 사업의 타당성과 적절성을 지적했어야 한다”면서 “최소한 이사들의 여행 경비 회수 정도는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사진=미디어스)

한균태 감사는 “감사 내용이 사전 유출된 것은 없었다”고 했고, “해당 출장은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의결해 결정한 사업이기 때문에 여행 경비 회수는 어렵다”고 답했다.

유의선 이사를 포함한 구 여권 추천 이사 4명은 지난해 7월 총 8일간 영국과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3개국을 출장으로 다녀왔다. 구 여권 이사들은 언론학자 3명과 함께 해외의 ‘공영방송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한 사례를 알아본다는 목적으로 총 1억 가까이가 든 출장 및 연구를 진행했다.

유의선 이사는 출장 이후 해당 연구 보고서에서 언론학자 3명이 본론을 쓰면 자신이 서론과 결론을 쓰겠다고 주장했지만 1년이 다되도록 보고서를 마무리 하지 못했다. 언론학자 3명이 본론을 마무리한 시점은 지난해 10월 말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이사는 지난달 열린 방문진 회의에서 보고서가 늦은 부분에 대해 지적이 나오자 건강상의 이유 때문에 늦어줬다고 해명한 바 있다.

유기철 이사는 16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연구 출장에 대해 “당초 해당 사업은 ‘공정방송’이 근로조건 중 하나라는 법원에 판결에 불만을 품고, 반대 논지를 만들기 위해 진행한 사업”이라며 “처음부터 순수하지 않은 의도에서 사업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유기철 이사는 “소위에서 유의선 이사가 제출한 연구보고서를 꼼꼼하게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