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성재호)가 KBS노동조합 및 10개의 사내 직능 단체와 함께 ‘고대영 사장 퇴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총력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 차원의 ‘출근저지’ 투쟁까지 염두하고 있어, 고 사장에 대한 퇴진 압박 강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4일 정오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고대영 퇴진을 위한 KBS 끝장투쟁 선포식’을 개최했다. 언론노조 오태훈 KBS부본부장은 “오는 19일 비상대책위를 꾸린다. 이제 언론노조 KBS본부뿐만 아니라 전 구성원이 모여 ‘고 사장 퇴진’ 투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 부본부장은 “앞으로 고 사장의 출근길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출근저지’ 투쟁을 예고했다.
언론노조 성재호 KBS본부장은 이날 “끝장투쟁 선포식에 참석하기 전에 각 협회장님들과 함께 이사회 사무국과 6층에 올라가서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의 용퇴를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고 왔다”면서 “제가 다시 6층에 올라간다면 점잖은 모습을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 본부장은 조합원들을 향해 “올 여름 ‘고대영 퇴진, 이사회 해체’를 위해 하얗게 불태우자”고 촉구했다.
이날 언론노조 KBS본부가 진행한 ‘끝장투쟁 선포식’에는 언론노조 집행부 및 각 언론사 지본부장도 자리에 함께했다.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고 왔다는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은 “언론노조가 ‘언론적폐 청산’을 위해 고발한 건에 대해 검찰이 조사를 시작했다는 신호”라며 “검찰도 더 이상 고대영·이인호 등 이런 사람들 눈치 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고 사장이) 징계를 할 테면 하라고 하자. 징계는 훗날 우리가 싸웠다는 징표가 될 것이고, 역사의 증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김연국 MBC본부장은 “9년 전 KBS와 MBC는 좋은 방송을 위해 경쟁했던 동지였다”며 “이제 고대영 사장과 김장겸 사장 퇴진을 시작으로 뼈를 깎는 자성과 노력 그리고 선의의 경쟁으로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 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제 9년간의 암흑시대를 이 여름에 끝내자”며 “고대영·김장겸 누가 먼저 보내는지 경쟁하자. 폐허가 된 KBS와 MBC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자”고 촉구했다.
이영섭 KBS기자협회장은 최근 <뉴스타파>의 단독보도로 파문이 일은 ‘KBS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협회장은 “당시 보도국장이 고대영 본부장이 소집해 참석한 회의에서 직접 들은 내용들을 몇 차례에 걸쳐 증언한 것”이라며 “기자협회가 이 건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진상조사하고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끝장투쟁 선포식’에는 MBC뉴스 촬영기자도 참석해 카메라로 현장을 촬영했다. 공영방송 KBS·MBC 사장 및 이사장에 대한 안팎의 투쟁이 이어지자 관심을 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