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성재호)가 KBS노동조합 및 10개의 사내 직능 단체와 함께 ‘고대영 사장 퇴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총력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 차원의 ‘출근저지’ 투쟁까지 염두하고 있어, 고 사장에 대한 퇴진 압박 강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4일 정오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고대영 퇴진을 위한 KBS 끝장투쟁 선포식’을 개최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노조 KBS본부는 14일 정오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고대영 퇴진을 위한 KBS 끝장투쟁 선포식’을 개최했다. 언론노조 오태훈 KBS부본부장은 “오는 19일 비상대책위를 꾸린다. 이제 언론노조 KBS본부뿐만 아니라 전 구성원이 모여 ‘고 사장 퇴진’ 투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 부본부장은 “앞으로 고 사장의 출근길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출근저지’ 투쟁을 예고했다.

언론노조 성재호 KBS본부장은 이날 “끝장투쟁 선포식에 참석하기 전에 각 협회장님들과 함께 이사회 사무국과 6층에 올라가서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의 용퇴를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고 왔다”면서 “제가 다시 6층에 올라간다면 점잖은 모습을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 본부장은 조합원들을 향해 “올 여름 ‘고대영 퇴진, 이사회 해체’를 위해 하얗게 불태우자”고 촉구했다.

▲언론노조 성재호 KBS본부장이 14일 정오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고대영 퇴진을 위한 KBS 끝장투쟁 선포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이날 언론노조 KBS본부가 진행한 ‘끝장투쟁 선포식’에는 언론노조 집행부 및 각 언론사 지본부장도 자리에 함께했다.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고 왔다는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은 “언론노조가 ‘언론적폐 청산’을 위해 고발한 건에 대해 검찰이 조사를 시작했다는 신호”라며 “검찰도 더 이상 고대영·이인호 등 이런 사람들 눈치 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고 사장이) 징계를 할 테면 하라고 하자. 징계는 훗날 우리가 싸웠다는 징표가 될 것이고, 역사의 증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김연국 MBC본부장은 “9년 전 KBS와 MBC는 좋은 방송을 위해 경쟁했던 동지였다”며 “이제 고대영 사장과 김장겸 사장 퇴진을 시작으로 뼈를 깎는 자성과 노력 그리고 선의의 경쟁으로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 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제 9년간의 암흑시대를 이 여름에 끝내자”며 “고대영·김장겸 누가 먼저 보내는지 경쟁하자. 폐허가 된 KBS와 MBC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자”고 촉구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4일 정오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고대영 퇴진을 위한 KBS 끝장투쟁 선포식’을 개최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이영섭 KBS기자협회장은 최근 <뉴스타파>의 단독보도로 파문이 일은 ‘KBS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협회장은 “당시 보도국장이 고대영 본부장이 소집해 참석한 회의에서 직접 들은 내용들을 몇 차례에 걸쳐 증언한 것”이라며 “기자협회가 이 건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진상조사하고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끝장투쟁 선포식’에는 MBC뉴스 촬영기자도 참석해 카메라로 현장을 촬영했다. 공영방송 KBS·MBC 사장 및 이사장에 대한 안팎의 투쟁이 이어지자 관심을 보인 것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