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의 첫 금융위원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는 소식에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론스타 사건과 같이 굵직한 의혹에 휩싸인 인물에 금융위원장이 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13일 복수의 언론은 "문재인 정부가 김석동 전 위원장의 재기용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전 위원장도 "고민 중에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김석동 재등판설'에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부적절한 인사'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김석동 전 위원장은 지난 2012년 당시 민주당에서 해임촉구 성명을 발표했을 정도로 부적격 인사"라고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은 "새 정부에 거는 국민의 기대, 전 정권의 무능과 관치에 짓눌려온 금융권에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구축해 경제 전반에 신선한 활력을 제공해야 하는 금융위원장의 역할에 역행하는 인사가 될 것"이라면서 "새 정부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모피아의 대표적 인물이어서는 안 된다. 오늘 언론보도가 오보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약탈경제반대행동 홍성준 사무국장은 김석동 전 위원장이 '론스타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론스타 사태은 산업자본인 미국 론스타 펀드가 금산분리를 원칙으로 하는 한국에서 외환은행을 사들였다가 되팔아 폭리를 취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주가조작, 관료들에 대한 로비 등 의혹이 제기됐다.

홍성준 사무국장은 "애초에 론스타는 사모펀드였기 때문에 외환은행을 인수해서는 안됐다"면서 "그런데 그걸 편법으로 인수허가를 해줬다"고 밝혔다. 홍 사무국장은 "당시 김석동 전 위원장은 금융위원회의 실무 책임자였다"고 설명했다.

홍성준 사무국장은 "이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고 4조 원 먹튀를 할 당시에는 김석동 전 위원장이 금융위원장을 하던 시절"이라면서 "외환은행 매각을 허가해준 사람이 김석동 전 위원장"이라고 강조했다. 홍 사무국장은 "승인 당시 김 전 위원장이 임명한 위원들 중에 론스타를 법적 대리하던 변호사도 끼어 있었다"고 전했다.

홍성준 사무국장은 "론스타 코리아펀드4에 투자한 사람들이 한국인이라는 의혹도 있다"면서 "투자자가 한국인일 거라는 의혹부터 승인해준 사람들이 투자자일 거란 의혹이다. 실제로 승인자가 투자자라는 보도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 의혹이다.

2015년 5월 7일자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한 사모펀드의 대표인 이 모 씨는 론스타가 조세피난처로 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허드코파트너스코리아에서 5번째로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이 모 씨는 김석동 전 위원장의 처조카다. 김석동 전 위원장은 "처조카 이 모 씨와 거의 만나지 않아 당시 론스타에서 일했던 사실도, 투자를 했던 사실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해당 회사에서 대리 직급으로 1억 2000만 원이 넘는 연봉을 받고 있었던 임 모 씨는 임창열 전 경제부총리의 친딸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따라서 론스타 사건이 '모피아(Ministry of Finance 기획재정부와 마피아의 합성어)'들의 투자처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석동 전 위원장이 저축은행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김 전 위원장은 "정상영업 중인 저축은행과 거래 중인 예금자는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수 예금자는 김 전 위원장의 말을 믿었다가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홍성준 사무국장은 "상황이 다급했는데 김 전 위원장이 안심하라고 하고 다니면서 피해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