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고대영 KBS 사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내부 구성원이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의 공정성·공익성 하락’이 퇴진을 요구하는 가장 큰 사유였다. ‘이인호 KBS 이사장 사퇴 또는 이사회 해체’를 요구하는 구성원들도 90%에 달했다. KBS 양대 노조와 기자협회 등 10개 사내 직능단체는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즉각 퇴진’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KBS 양대 노동조합(KBS노종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기자협회 등 10개 사내 직능단체는 12일 여의도 언론노조 KBS본부 사무실에서 ‘고대영 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공동으로 개최,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5일까지 국장과 부장 등 간부들 포함 약 5천 명의 전 직원을 상대(응답률 66.2%, 3,292명)로 조사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대영 사장의 즉각 퇴진’에 대한 의사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88%(2,896명)가 동의, 사실상 KBS 역대 사장 가운데 최악의 ‘불신임률’을 기록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소속 노동조합이나 직종, 보직자 여부를 떠나 이구동성으로 고대영 사장이 즉각 물러나 줄 것을 요구하고 있음이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고대영 사장의 즉각 퇴진에 찬성한 응답자들 가운데 54%는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하락’을 그 이유로 꼽았고, 응답자의 30%는 ‘조직개편, 잡포스팅 등 독선 무능경영’을 꼽았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고대영 사장은 방송 뿐만 아니라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내부 구성원들조차 신뢰하지 않은 무능한 경영자임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인호 KBS 이사장 사퇴 혹은 이사회 해체’에 대한 물음에는 전체 응답자 중 90%가 찬성했다. ‘시청자의 공익보다 정략적인 이해관계에 따른 이사회 운영’(53%)과 ‘고대영 사장의 독선 경영에 대한 견제 부족’(20%)이 주된 이유였다.

구체적인 투쟁 방식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41%는 ‘사장, 이사회 퇴진 투쟁과 함께 방송법 개정 투쟁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고, ‘사장·이사회 퇴진 투쟁 혹은 방송법 개정 투쟁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는 응답은 각각 27%로 나타났다.

KBS 양대 노조 및 10개 직능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부 구성원 절대 다수인 90% 가까이가 고대영 사장 ·이인호 이사장이 즉시 KBS를 떠나야 한다는데 동의했다”며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등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국민들이 새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로 ‘언론개혁’을 꼽았다면서 정부·여당을 향해 “지난 대선 기간 동안 공약했던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 그리고 방송법 개정안을 반드시 관철하라”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을 향해서는 “당신들이 내려보인 언론장악 낙하산, 방송 부역자들에 대한 비호를 즉각 중단하라”고 일갈했다.

언론노조 성재호 KBS본부장은 이날 “KBS를 향한 국민들의 신뢰가 어디까지 추락할지 모르겠다. 하루하루가 아깝다”면서 “즉각적인 고대영 사장, 이인호 이사장 퇴진 촉구 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KBS가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국민만을 바라보고 떳떳하게 방송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할 수 있도록 ‘방송법 개정’ 관련해서도 국회 상황을 살펴,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오는 14일 오전 11시50분 여의도 KBS본관 계단에서 ‘고대영 퇴진, 끝장 투쟁 선포식’을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