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노종면 YTN 해직기자가 1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조합원들에게 편지형식의 글을 써 “YTN 사장 공모에 입후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노 기자는 글에서 "첫 직장, 꼬박 6개월 동안 월급 한푼 못 받으면서도 지켰던 회사, 내게 기자로 살게 해준 언론사 YTN. 바로 그 YTN으로부터 해직 통보를 받은 지 삼천일이 넘었다"면서 "이제 삼천일 넘게 지켜온 복직의 꿈을 내려놓는다. 나는 YTN 사장 공모에 입후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결심으로 복직 투쟁에 함께 해오신 분들께서 실망을 하게 될 지, 본질이 같은 것으로 이해해 주실 지 짐작하기 어렵지만 이해를 구한다"면서 "권력에 줄을 댄 적도 없고 노조의 요청을 받거나 상의한 적도 없다. 일부 해직자의 권유를 받고 혼자 고민해 담담히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노종면 YTN해직기자 (사진=미디어스)

노 기자는 "이번 도전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다면 YTN에서의 제 소임이 끝났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사장 떨어져도 복직은 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이 다수라면 나는 지금 당장 결심을 철회하겠다. YTN 사장, 배수의 진도 없이 넘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뜻을 이룬다면 YTN 공정방송 투쟁의 승리로 규정하고 YTN의 개혁, 진정한 통합과 도약을 위한 도전에 나서겠다"며 "그때 동지들이 9년 동안 펼치지 못했던 지혜와 벼려뒀던 용기를 분출시켜 주셔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 기자는 "YTN 사장 공모 역시 촛불이 요구한 결과다. 나의 결심이 촛불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지 쉼 없이 자문하며 공모 절차에 임하겠다"며 “동지들과 상암에서 치열하게 일하는 그날을 그린다”며 출마의 변을 마쳤다.

노 기자는 지난 2008년 10월 이명박 정권의 언론특보 출신 구본홍 전 사장이 선임되자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다 권석재·우장균·정유신·조승호·현덕수 등 기자 5인과 함께 해직됐다. 이후 8년이 넘는 시간동안 YTN 복직투쟁을 이어왔다.

한편, 지난 5월19일 조준희 전 YTN 대표이사는 임기 10개월을 남기고 자진 사퇴했다. YTN은 2008년 구 전 사장 선임이 강행되기 전까지는 대표이사 임명 시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꾸려졌으나, 2009년 10일 배석규 전 사장이 선임될 무렵 정관이 수정되며 사추위 구성자체가 사라졌다.

최근 YTN은 주주총회에서 사추위 조항을 사규로 마련했고, 오는 16일까지 대표이사 공모를 진행한다. 후보자의 언론관과 경영능력, 회사발전 비전과 전략, 도덕성 등이 서류와 면접심사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추위는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2~3배수의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하고, 이사회는 이들 중 한 명을 사장으로 최종 선정한다. 공식 선임은 오는 7월에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이뤄질 계획이다. 사추위는 총 5명으로 YTN 대주주 한전KDN, 한국마사회, KGC인삼공사 등이 추천한 인사 3명과 시청자와 사원 대표가 각 한 명씩 위원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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