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7일 열린다. 자유한국당의 '생떼'가 계속 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여전히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해 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은 쉽지 않아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김상조 후보자를 "과거같으면 청문회장에 서보지도 못할 인사"라고 깍아내렸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섰던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자유한국당이 할 말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6일 자유한국당은 인사청문회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김상조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거부 의사를 재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정우택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도저히 인사청문회 대상자격조차 안 되는 사람들을 세워놓고 동의해달라고 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지금까지 내세운 후보자들은 평범하고 상식적인 국민수준도 안 되는 반칙과 부정으로 얼룩진 사람들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6일 자유한국당 인사청문회 대책회의 모습. (연합뉴스)

정우택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오만하고 국회를 우습게 알기에 이런 감도 안 되는 사람들을 일국의 최고 공직자로 내세우는 것인지 지금 국민들은 의아함을 넘어 점점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면서 "김상조 후보자의 경우에는 명백한 불법과 비리 의혹이 10가지도 넘게 제기되고, 부인의 고교 영어강사 취업은 토익점수를 조직적으로 조작한 파렴치한 불법취업임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고위공직 배제 5대 원칙을 국민 앞에 공약했다"면서 "하지만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을 거치면서 공직 후보자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5대 비리에 줄줄이 걸려들자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인수위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구차한 변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김상조, 강경화, 김이수 이들 후보자들은 한 마디로 불공정 비리백화정 1호, 2호, 3호점이라고 말씀드리겠다"면서 "과거 같으면 청문회장에 서보지도 못할 인사들이 버젓이 아직까지 버티고 있고, 청와대는 미동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김상조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과 관련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5일 국민의당 비상대책회의에서 김동철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에서 김상조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말끔하게 해소되지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하지만, 후보자가 대표적 재벌개혁론자로서 평생을 경제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점을 감안할 때 청문위원들과 원내지도부 간에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당의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면서 "필요하다면 의원총회를 열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과 마찬가지로 김상조 후보자가 공정거래위원장에 부적합하다는 의견이다. 6일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과 관련해서는 의견을 모으고 있는데 우리는 아마 부적격 쪽 의견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청문보고서 채택 자체를 보이콧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일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바른정당 내부에서는 김상조 후보자 임명에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태경 의원은 6일 자신의 SNS에 "김상조 내정자의 청문보고서는 대승적으로 적격 통과시켜줘야 한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김 내정자는 재벌개혁에 있어서도 대체로 균형 있는 시각을 가진 온건파임이 청문 과정에서 확인됐다. 일부 여당 내 강경 재벌해체론자들이 김 내정자를 온건하다고 비판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면서 "이 정도면 김 내정자가 시장경제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은 "윤리적인 면에서 김상조 내정자 부인의 토익 성적 조작 등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김 내정자가 이 건에 개입한 직접적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부인 문제로 부적격 의견을 내는 것은 일종의 연좌제"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위장 전입 등 다른 의혹들도 있지만 악성 부동산 투기 등의 이유는 아닌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이 정도 상황이라면 적격 의견을 주는 게 맞다"는 소신을 밝혔다.

한편 김상조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에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김 후보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인사청문회 대책회의에서 김 후보자를 비난한 김선동 원내수석은 비공개석상에서 "나도 어쩔 수 없다. 당에서 시켜서 하는 것"이라고 했고, 역시 청문위원으로 김 후보자의 논문 자기표절 의혹을 제기했던 김종석 의원은 "정말 미안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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