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방송된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98회에서는 진상이 된 보석의 재미있으면서도 짠한 이야기와 힘든 지훈을 따뜻하게 감싸고 웃을 수 있게 만들어준 정음의 사랑과 과거 속에 잠겨있는 세경의 엇갈림이 소개되었습니다. .

세경은 과거를 정음은 현재를 이끈다

지훈 생일은 다가오는데 생활비도 부족한 정음에게 카드의 압박은 여전히 힘들기만 합니다. 주변에 돈을 빌려보려 해도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한옥집 식구들은 그저 서로 쓴웃음만 나옵니다. 지훈의 집에서는 현경이 생일만큼은 집에 와서 저녁이라도 함께 먹자고 합니다. 그렇게 지훈의 생일을 알게 된 세경도 뭔가를 준비하고 싶어 합니다.
지훈의 생일은 우울합니다. 자신이 주도했던 수술 결과가 좋지 못해 힘들어 합니다. 지훈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워낙 상태가 안 좋아서 어쩔 수 없었음에도 환자 보호자들은 소송하겠다는 이야기까지 합니다. 생명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지훈에게 자신이 집도한 수술 결과가 좋지 못하다는 것은, 보호자들의 원망이나 소송보다도 환자를 살리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그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지훈의 상태를 친구들을 통해 알게 된 정음은 마음 아프고 힘들어할 그가 걱정입니다. 겉으로 표현도 잘 하지 않고 남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놓지도 못하는 지훈을 알기에 그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정음만의 준비를 합니다. 병원 복도에서 지훈을 본 정음은 장난을 치며 "나도 모르게 지훈씨 뒤태에 홀려서 그만.."이라며 웃음을 유발 합니다.

자신이 개털이기는 하지만 남자 친구 생일 선물은 사줄 수 있다며 뭘 갖고 싶냐고 묻습니다. 괜찮다는 지훈에게 계속 생일 선물을 이야기하는 정음. "그럼 뚜껑 열리는 스포츠 카?"라며 되지도 않는 말을 하며 그냥 식사나 하자 합니다. 호출을 받고 힘없이 걸어가는 지훈을 불러 세우며 애교를 부리는 정음의 모습은 사랑 그 자체였습니다.

돈이 없는 정음이 특별한 이벤트를 통해 힘들어 하는 지훈을 웃게 해주고자 고민합니다. 그러던 중 인나와 대화를 하며 '치어리더'를 떠올립니다. 대학 시절 치어리더였던 인나에게 치어리딩을 배워 어깨가 축 쳐진 남친 지훈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정음의 노력은 늦은 밤까지 계속됩니다. 그녀의 율동에 잠 못 이루는 식구들의 원성에 이를 피해 헤드폰을 쓰고 마지막까지 동작을 연습하는 그녀의 모습 속에 지훈을 사랑하는 정음의 순수한 애정이 진하게 묻어 있었습니다.

쉽지 않았지만 생일 선물을 준비한 정음은 저녁 식사하러 가기 전 지훈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기 위해 병원 앞에서 기다립니다. 하지만 지훈이 집으로 오지 않을 거 같다며 마중 나온 현경에 의해 서로 만나지도 못한 채 식사 후를 기약합니다. 세경에 의해 푸짐하게 차려진 생일 축하를 위한 저녁 식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그들과, 지훈을 위해 집에도 가지 못한 채 편의점에서 우유와 빵으로 허기를 채우는 정음.

보석의 지훈 결혼이야기에 왠지 모를 아쉬움이 교차하는 세경과 이를 바라보는 준혁은 안타까워합니다. 행복해야 할 생일 잔치에 주인공도 힘들고, 주변인들 모두 고민만 깊어가는 데 보석만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극은 아이러니한 긴장감을 불러옵니다.

지훈의 문자를 받고 집 앞에서 기다리는 정음은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 지훈이 걱정입니다. 너무 추운 정음은 방금 주차한 차를 향해 달려갑니다. 이미 따뜻함을 경험했었던 본네트에 얼어버린 자신을 녹이는 정음의 모습은 지훈과의 첫 키스 전을 떠올리게 하며 웃게 만듭니다.

술 몇잔에 잠깐 책상위에 잠든 지훈에게 세경은 추억 여행을 하며 함께 들었던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LP판과 생일 축하 메시지를 곁에 둡니다. 눈을 바라보며 생일 축하도 하지 못한 채 잠든 지훈곁에 자신의 고마운 마음만 전달하는 세경에게 가장 필요한건 용기였었죠. 이제 사랑이라는 감정보다는 고마움이 더욱 크게 좌우하는 지훈이지만 말입니다.

도저히 추위를 참지 못한 정음은 버려둔 커다란 종이 박스를 발견 합니다. 반주로 마신 술에 잠깐 잠이 들었던 지훈은 수 없이 걸려 왔던 부재중 전화를 발견하고 급하게 전화를 합니다. 아직까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정음에게 달려가는 지훈에게 세경의 선물은 존재감마저 상실한 채 그렇게 남겨져 있었습니다.

커다란 박스 안에서 치어리더 복장을 하고 지훈을 기다리던 정음은 서프라이즈를 하며, 그동안 열심히 갈고 닦았던 치어리딩을 선보입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 친구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힘을 불어 넣어 주려는 정음의 노력은 처음에는 당황했던 지훈에게 격한 감정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현재 심정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을 위해 이런 노력까지 불사하는 정음이 사랑스럽지 않을 남자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너무 추워 몸이 꽁꽁얼 정도의 날씨에 치어리딩을 끝마친 정음은 준비한 작은 플래카드에 지훈에게 힘을 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아랍풍 전통 원조 왕자병 이지훈 화이팅"
"지훈씨 힘내세요. 정음이있잖아요."

그렇게 힘을 주는 응원을 마무리한 정음의 뒤에서 포근하게 안아주며 고맙다는 지훈은 정음의 진정한 사랑에 감동했습니다. 그러나 '지붕킥'이 정통 멜로 '클스'가 아니기에 멋진 음악이 깔리는 대신, 빵으로 겨우 허기를 면한 정음의 배에서는 밥 달라는 신호가 대신합니다. 감정이 한껏 끌어올려진 상황에서 '클스'와는 달리 "쪼르륵" 소리로 음악을 대신한 '지붕킥'의 센스로 인해 감동과 함께 즐거움까지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슬픔을 기쁨으로 바꿀 줄 아는 정음. 그런 정음에게 "앞으로 힘들게 하지 않을께요."라는 지훈은 너무 소중하고 행복해 보이는 연인들입니다. 자신의 아픔을 치유해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존재가 되어버린 정음이 있기에 행복한 지훈의 모습은 한없이 따뜻해 보였습니다.

지훈의 과거 속에서 지훈을 바라보는 세경과 현재의 지훈을 바라보고 함께 하는 정음의 모습은 대조적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세경이 근접할 수 없는 구조적인 현실 속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지훈의 생일상에 최선을 다하고, 학창시절 즐겨 들었던 LP판을 선물하는 게 전부입니다. 그렇게 세경은 지훈의 과거에 남겨진 기억들과 현재의 보조적인 역할에 그칠 수밖에 없는 존재였습니다.

세경과는 달리 정음은 졸업을 위한 자원봉사 덕이지만 지훈의 아픔을 가장 먼저 알고 그 아픔을 치유해줄 수 있는 능력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지훈의 과거 속 여자 나영을 직접 만나기도 했고, 본인에게 말은 안했지만 지훈이 미치도록 사랑했었던 기억도 사진을 통해 확인 했었습니다.

그러나 정음은 지훈의 과거가 아닌 현재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자신이 현재 지훈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최선을 다합니다. 지훈에게 가장 필요한 웃음과 사랑을 정음은 가지고 있고 잘 활용하는 능력도 겸비하고 있습니다.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이 정음에게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련할 수밖에 없었던 지훈에게 다가가는 세경과 정음의 관계는 완전하게 마무리되어 갔습니다. 과거 속에서 살아있는 세경과 현재를 함께 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정음. 그렇게 지훈은 정음을 통해 비타민 같은 행복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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