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만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에서 '제2의 김현아'가 등장할 지 관심이다. 일부 자유한국당 소속 청문위원들이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 부풀리기에 사과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김현아 의원은 자유한국당 소속으로는 홀로 이낙연 총리 임명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져 화제가 됐다. 당시 김 의원을 제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 총리 인준에 반대하며 집단 퇴장했다.

▲지난 2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모습. (연합뉴스)

4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김선동, 김종석 의원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김상조 후보자 청문회 과정에서 벌어진 지나친 의혹 부풀리기에 미안한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동 의원은 "너무 한다"고 항의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당에서 시켜서 하는 것"이라고 난감함을 드러냈고, 김종석 의원은 "어쩔 수 없었다. (김상조 후보자에게) 정말 미안했다"고 심경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석 의원은 김상조 후보자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했다고 한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와 관련 김선동 의원은 "같은 말이라도 '아'와 '어'가 다른데, 의원들끼리 사적으로 나눈 얘기를 알리는 것은 금도에 벗어난 비열한 행동"이라면서도 "공적으로는 김상조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할 수밖에 없지만, 인간적으로는 자괴감이 든다는 개인적 소회를 밝힌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종석 의원도 "평소 잘 아는 사이인 김 후보자를 찾아간 것은 맞지만 사과가 아니라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선동, 김종석 의원이 사과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김상조 후보자 의혹 부풀리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개인적인 자리에서 비슷한 취지의 말을 한 한국당 의원들이 더 있다"고 전했다. 이낙연 총리 인준 당시 소신투표를 한 제2의 김현아의 등장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일단 국회 정무위원회는 5일부터 김상조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논의를 시작해, 오는 7일 열릴 전체회의까지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 김 의원은 지난달 31일 이낙연 총리 임명동의안 표결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다. (연합뉴스)

한편 김현아 의원은 지난해 12월 박근혜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후 사실상 바른정당과 함께 행동하고 있다. 김 의원은 비례대표 특성상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에 당 지도부에 제명을 요청했으나,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이를 거부했다. 당에서 제명할 경우 김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하게 돼 의정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낙연 총리 표결 후 김현아 의원에 대해 "지금 우리당으로서는 계륵 같은 존재"라면서도 제명은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바른정당이 지난해 4·13총선에서 새누리당 의석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자유한국당이 김 의원을 놔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지난 2일 바른정당 김세연 사무총장은 "자유한국당은 유독 김현아 의원 제명에 대해 왜 그렇게 소아병적으로 혹독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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