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_ 과거 텐아시아, 하이컷 등을 거친 이가온 TV평론가가 연재하는 TV평론 코너 <이주의 BEST & WORST>! 일주일 간 우리를 스쳐 간 수많은 TV 콘텐츠 중에서 숨길 수 없는 엄마미소를 짓게 했던 BEST 장면과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WORST 장면을 소개한다.

이 주의 Best: 2% 부족하지만 나름의 ‘한 방’은 있는 <최고의 한방> (6월 2일 방송)

KBS2 금토드라마 <최고의 한방>

화려한 재기를 꿈꾸는 옛날 가수 홍보희(윤손하), 공무원을 원하는 부모님의 바람을 외면하고 남몰래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하는 서울대생 이지훈(김민재), 다 무너져가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꾸역꾸역 꾸려가는 이광재(차태현), 노래방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몇년 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 최우승(이세영).

KBS2 <최고의 한방>은 드라마 제목처럼, ‘최고의 한방’을 노리지만 실상은 변두리 인생을 살고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작품이다. 누구 하나 떵떵거리며 살지 못하고, 누구 하나 완벽하게 꿈을 이뤄 성공한 사람도 없다. 한때 꿈을 이뤘지만 지금은 그저 그런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좀 더 행복한 제1의 인생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최고의 한방> 첫 회는 보는 사람은 웃기지만 당사자들은 힘든 인생의 순간들을 엮어놓았다. 최우승은 노래방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무원 시험 합격을 원하지만, 실상은 술 취한 손님들을 말리면서 법 지식을 써먹거나, 가장 친한 친구에게 남자 친구를 빼앗기는 상황에 처한다. 홍보희는 다시 한 번 청순요정 부활을 꿈꾸면서 라디오 게스트로 출연하지만, 실상은 쉬운 사자성어조차 모르는 무식함이 들통 나는 망신을 당한다. 데뷔가 불투명한 이지훈은 클럽에서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춤 실력을 뽐내면서 나름대로 ‘한 방’을 노리지만, 실상은 춤을 추다가 의도치 않게 여성의 가슴을 만져 경찰서에 연행된다.

KBS2 금토드라마 <최고의 한방>

물론 ‘한 방’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성추행 혐의로 경찰서에 온 지훈은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척 하면서 옆에 있는 남자에게 ‘한 방’을 날린다. 그 남자는 지훈이 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우승의 전 남친이었다. 우승을 대신해서 바람 피운 남자 친구에게 복수의 ‘한 방’을 날린 것이다. 제3자에게는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당사자에게는 그것이 최고의 한 방이었을지 모른다. 이런 ‘웃픈’ 순간들은 앞으로 <최고의 한방>을 이끌어가는 최고의 재미가 될 것 같다.

이 주의 Worst: 진짜 조인성 없었으면 어쩔 뻔? <해피투게더> (6월 1일 방송)

“진짜 조인성 없었으면 녹화 어쩔 뻔 했어?” 본인 친구를 초대할 때 곤란한 상황에 처하면 조인성을 바꿔주면서 위기를 모면하려는 전현무를 향해 김용만은 이렇게 말했다. 맞는 말이다.

KBS 2TV <해피투게더3> '보고 싶다 친구야' 특집

지난주에 이어 500회 특집 2탄을 준비한 KBS2 <해피투게더>는 이례적으로 ‘지난 회 다시보기’ 요약본을 내보냈다. 지난 회 에피소드를 굳이 보지 않아도 이번 회를 시청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드라마도 아니고 무려 10분이었다. 그중 5분은 조인성 분량이었다. 아마도 제작진은 ‘이것 봐라, 우리가 500회 특집으로 무려 조인성님이 출연했다’는 것을 두 번 자랑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지난 회 조인성 다시보기 출연분량이 이번 회 어느 게스트 단독 분량보다 더 많았다. 오프닝부터 화면 우측 상단에는 [곧이어 조인성과 함께 하는 500회 특집 2탄]이라는 대대적인 예고 자막이 나왔다. 500회 특집 깜짝 게스트로 조인성이 출연한 것은 출연자,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들까지 버선발로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2주 연속 조인성을 내세워 500회 특집을 마련한 건 그간의 <해피투게더> 역사를 외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해피투게더> 500회 특집인지, 그냥 조인성 특집인지 헷갈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더 큰 문제는 조인성 퇴장 이후였다. 조보아와 유병재가 등장하자, 조인성은 자리를 양보하면서 녹화장을 빠져나갔다. 그 어떤 게스트의 입장보다 더 성대한 조인성의 퇴장이었다. 그 후 조보아, 유병재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다른 게스트들을 주목하는가 싶더니, 조인성에 버금가는 강적 게스트인 아이유가 등장하면서 또 다시 다른 게스트들은 찬밥 신세가 되었다.

KBS 2TV <해피투게더3> '보고 싶다 친구야' 특집

유병재는 “인터뷰도 인터뷰인데 여기가 무슨 자리인지”라고 당황해 했지만, MC들은 아이유에 집중하느라 유병재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 흔한 근황 토크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어느새 뒷줄로 밀려났다. 아이유 등장 후, MC들은 그제야 유병재에게 출연 소감을 물었다. 유병재는 “(출연을) 후회하진 않는데 (집에) 가고 싶어요”라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유병재는 시작에 불과했다. 조보아는 어느 순간 소리 소문 없이 화면에서 사라졌다. 배우 이명훈은 이광수 개인기를 보여준 것이 전부였다. 기욤 패트리는 경품 이벤트에서 금 한 돈을 얻은 것이 유일한 수확이었다. 심지어 마감 시간 12시 즈음 도착한 개그맨 이진호는 목소리 한 번 나오지 못하고 목례하는 모습만 비춰졌다. 소리 없이 퇴장한 조보아, 목소리 한 번 나오지 못한 이진호. 정말 보고 싶던 친구가 맞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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