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거부 퍼포먼스 등이 예정된 '사랑의 라면탑 쌓기' 행사가 KBS와 국정원의 압력으로 취소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진실을알리는시민모임 박은정 운영위원은 "만약 KBS와 국정원에서 조계사에 압력성 전화를 걸지 않았더라면 행사가 취소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조계사 측에서도 많이 미안해 한다. 단순히 개연성 수준이 아니라 명백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 진실을 알리는 시민 모임(http://www.jinalsi.net/) 홈페이지 캡처
네티즌 모임인 진알시, 소울드레서, 촛불나누기 등은 공공운수연맹과 함께 오는 31일부터 8일간 서울 조계사에서 '사랑의 라면탑쌓기'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복지예산 삭감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자는 취지다. 하지만 이 행사는 개최를 이틀여 앞둔 28일 오후, 갑작스럽게 조계사로부터 취소 통보를 받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계사는 국정원 관계자와 KBS대외팀장이 전화를 걸어와 행사를 취소해달라는 뉘앙스로 "(행사나 주최 단체가) 너무 정치성향이 강한 것 아니냐"(국정원) "(수신료 거부 퍼포먼스) 행사에 불교계가 관여한다면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 것이다. (행사와 관계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주면 고맙겠다"(KBS)고 한 것에 부담을 느껴 장소 불허를 통보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은 "복지예산 삭감과 공공부문 민영화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진행되는 행사지만 기본 취지는 '불우이웃돕기'다. 행사가 끝난 뒤 라면을 불우이웃에게 보낼 계획이었다"며 "집회도 아니고, 불우이웃 돕기 행사를 막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박 위원은 "인본주의 공동체를 꿈꾸는 사람들이 기획한 행사"라고 덧붙였다.

▲ 진알시가 조계사 측으로부터 받은 국정원 직원 명함. ⓒ진알시
국정원 측에서 "(행사나 주최 단체가) 너무 정치성향이 강한 것 아니냐"고 문제삼은 것에 대해 박 위원은 "진알시, 소울드레서와 같은 네티즌 모임이 무슨 정치 성향이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공공운수연맹 때문인지, 아니면 '촛불'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진알시 홈페이지 가입 회원은 7,000여명인데 회사원, 교수, 공무원 등 직업군이 매우 다양하다. 직장생활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강조한 박 위원은 "언론단체도 아니고 그저 시민모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당초 2월 1일로 예정됐던 '한 곳만 바라보는 TV는 싫어요'라는 주제의 KBS수신료 거부 퍼포먼스에 대해 박 위원은 "수동적으로 수신료 인상을 받아들여야 하는 언론 소비자 입장에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의사 표현"이라며 "사회적 파장과 영향을 두려워해 KBS가 행사 개최를 방해하고 압박한 것은 마치 정부기관원의 권력행사처럼 위압적이고 부당하다. 공영방송으로서의 자세가 결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KBS의 'MB방송화'를 규탄하며 수신료 납부거부를 결정한 시민 100명이 각각 집에서 TV를 가지고 와 설치미술 형태로 진행할 예정이었던 퍼포먼스. 박 위원은 "생각보다 반응이 폭발적이라 28일까지 70대의 TV를 모았다"고 전했다.

"2008년 정연주 사장이 불법적으로 해임되고 KBS노조가 이걸 별로 문제삼지 않은 과정 등을 보며 완전히 KBS를 보지 않게 됐다"는 박 위원.

박 위원은 "KBS를 직접 보지 않는 대신 민언련 등의 모니터를 통해 KBS가 얼마나 친정부적 방송으로 변질됐는지 지켜보고 있다"며 "최근 KBS가 전두환 팔순잔치를 뉴스로 내보냈는데 참으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이라고 꼬집었다.

박 위원은 "라면탑이 가로, 세로 10m라 장소를 찾기 쉽지 않지만 반드시 개최하겠다. 시기는 2월 말에서 3월 초"라며 "시청광장을 뚫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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