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선거방송심의위(위원장 허영)에 MBC뉴스 보도와 관련해 세 건의 민원이 제기됐지만 두 건은 기각됐고 다른 한 건은 행정지도 중 가장 낮은 수위의 처분이 내려졌다.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 보도하고 거짓 사실로 확인된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의 발언을 그대로 보도했지만, 다수의 심의위원들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결과다.

선거방송심의위는 22일 오후 2시에 열린 회의에서 MBC 관련 총 세 건의 안건을 심사 해 MBC<뉴스데스크> 관련 두 건(4월25일, 29일 방송분)에 대해 ‘기각’을 결정했다. MBC<생활뉴스>(5월8일 방송)에 대해서는 경징계인 ‘의견제시’ 처분을 내렸다.

▲지난달 25일 MBC<뉴스데스크> 방송 보도 화면 갈무리.

먼저, MBC는 지난달 25일 <보수 단일화 기대...‘통합 정부’ 가능성>에서 “안철수·홍준표·유승민 대선 후보 3자 연대를 가정해 단순 합산할 경우, 문재인 후보는 물론, 정의당 심상정 후보까지 합한 것 보다 높다. 이른바 ‘비문재인 연대’의 파괴력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각 정당의 후보들이 수차례 ‘비문연대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다 지지율을 단순 합산한다 하더라도 오차범위(±2.5%) 내 결과였기 때문에 여론조사를 왜곡한 보도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고봉주·김동준·안성일·윤덕수 심의위원은 해당 보도가 ‘여론조사결과가 오차범위 내에 있는 경우 이를 사전에 명확히 밝혀야 하고, 이를 밝히지 않고 서열화 또는 우열을 묘사해선 안 된다’고 적시된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18조6항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들은 현실로 일어날 수 없는 '비문 연대'를 가정해 보도한 점은 방송사의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법정제재 및 행정지도 처분을 주장했다. 하지만 김혜송·황대성·이기배·허영 위원이 ’문제없음‘을 주장, 과반을 넘지 못했단 이유로 안건이 기각됐다.

▲지난달 29일 MBC<뉴스데스크> 방송 보도 화면 갈무리.

MBC가 지난 29일 보도한 <일자리 정책·법인세 인하 날 선 공방> 또한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안건 기각이 결정됐다. MBC는 이날 홍준표 후보가 전날(28일) 열린 TV토론회 소식을 전달하면서 “지니계수가 가장 나빴던 때가 노무현 전 대통령 때”라고 한 발언을 보도했다.

방송 당일 오후 민주당 박광온 공보단장의 관련 브리핑에서 홍 후보의 발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MBC는 사실 관계를 적시하지 않고 홍 후보 발언만을 전달했다.

고봉주·김동준·안성일 위원은 MBC가 사실 관계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내용을 검증 없이 인용 보도한 점은 문제가 있다며 ‘행정지도’를 요청했다. 하지만 김혜송·윤덕수·이기배·황대성 위원들이 ‘문제없음’을 주장해, 안건이 기각됐다.

최대현 앵커가 지난 8일 MBC<생활뉴스> 클로징 멘트에서 “프랑스 대선에서 통합을 외친 마크롱이 당선됐다. 우리나라 대선에서는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패륜집단이라며 편 가르기까지 나오고 있다”라고 발언했다. 뉴스 앵커가 본인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발언한 점은 ‘정치적 중립성’을 어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안건에 대해 황대성 위원을 제외한 5명의 위원들이 법정제재(김동준·안성일) 및 행정지도(고봉주·김혜송·이기배·윤덕수)를 주장, 경징계인 ‘의견제시’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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