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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들 미디어정책 없다"대선후보자와 미디어정책 토론회...‘정책 부재’ 지적
곽상아 기자 | 승인 2007.11.29 09:00

대선 후보들의 미디어 정책이 산업적 측면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미디어의 공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철학적인 성찰과 깊이를 담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근본적으로는 대선 후보들의 미디어 정책 자체가 부재한 것이 더 큰 문제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지난 28일 오전 10시 프레스센터 레이첼 카슨룸에서 <제6차 시민미디어포럼, 2007 대통령선거 후보자와 미디어정책> 토론회를 열고, 대선 후보들이 미디어 현안과 정책에 대한 분명한 철학과 방향이 없이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단순한 입장만을 내놓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디어정책, 철학적 성찰·공익과 산업 조화 필요 

발제를 맡은 김평호 단국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미디어정책을 말한다'에서 "뉴미디어-정보화 정책이 양적 성장에 치우치고 있다"며 "미디어의 융합과 관련한 쟁점의 논의도 중요하지만, 철학적 차원에서의 미디어에 대한 성찰도 같은 비중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28일 오전 10시 프레스센터 레이첼 카슨룸에서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주최로 <제6차 시민미디어포럼, 2007 대통령선거 후보자와 미디어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곽상아  
 
이에 대해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도 "대선주자들은 모두 '높은 성장' 말하지만 실질적으로 중하층은 극도의 빈곤을 맞이하고 있다. 미디어 정책이 이러한 현실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상업화된 미디어환경을 공익적 콘텐츠로 채울 수 있는 지원 △어린이 보호를 위한 시스템 구축 △사업자간의 공정거래 등을 그 방향으로 제시했다.

송종길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 교수도 "소통으로서의 미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공익'과 '산업'을 조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신료→경영혁신 요구, 중간광고→ 허용 vs 원칙적 반대 vs 절차적 문제 논의 필요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각 대선 후보들의 미디어 정책을 △신문방송 겸영 △수신료 △중간광고 허용 △방송통신융합기구법 △포털규제 △신문법 개정 △공영방송 민영화로 나눠 비교했다.

우선 수신료 인상에 대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이회창 무소속 후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등 3명은 수신료 인상보다 '경영혁신'이 먼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양문석 사무총장은 "이들이 말하는 '경영혁신'은 막연한 주장일뿐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비판했다. "막연한 경영혁신 또는 효율화를 운운하는 것은 아예 논쟁을 하지 말자는 주장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중간광고 허용에 있어서는 절차를 문제 삼거나(권영길 후보), 신중(이명박 후보), 원칙적 반대(정동영 후보), 재고(문국현 후보) 등으로 의견이 갈렸다. 유일하게 이회창 후보만 제한된 범위에서 허용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양문석 사무총장은 "절차상의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하긴 하지만, 중간광고 자체를 통해서 공공성과 공익성을 더 확보할 수 있는 계기로 볼 것인지 아니면 중간광고 자체를 공공성과 공익성 훼손으로 볼 것인지의 논쟁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통신융합기구법에 대해서도 후보들의 의견은 분분한 상태다. 권영길 후보는 순수합의제기구를 주장했으나 이명박 후보는 정책은 정부가 맡고 규제는 민간합의제위원회가 담당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문국현 후보는 정책규제는 위원회가 맡고 진흥은 정부가 담당해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양문석 사무총장은 "현실적으로 합의기구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고육지책의 하나로서 정부안을 대폭 손질함으로써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털 규제 문제에 대해선 후보 대부분이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동영, 문국현, 권영길 후보는 "언론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한 반면, 이명박 후보는 "최소한의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이회창 후보는 "사회적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쟁점에 대해선 사회적 논의가 미흡해 대선 후보들이 명확한 원칙을 세우고 있지 않지만 '규제해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대선미디어연대는 "포털이 언론으로서 책임과 이용자의 권리보호에 나서도록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신문법 개정에 대해선 '전면 재개정해야 한다'(이명박·권영길 후보)는 입장과 '위헌 및 헌법불일치 판결만 개정해야 한다'(정동영·문국현 후보)는 입장으로 나뉘고 있다. 다만 이 후보는 2005년 1월에 통과된 개정 신문법을 이전으로 원상복구해야 한다는 것이고, 권 후보는 소유지분제한 편성위원회 의무화 등 2004년 시민사회가 주장한 개정안으로 재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선미디어연대는 신문법 개정의 방향으로 △신문발전위원회 위상강화와 신문발전기금 확충 △지역신문지원 특별법의 유효기간 연장 또는 일반법화 △지역 및 부문 인터넷언론에 대한 정부지원 보장 등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공영방송 민영화에 대해선 민영화를 시기상조로 보거나(정동영 후보) 현 체제를 유지하고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문국현·권영길 후보)는 입장으로 나뉘었다. 이명박 후보의 경우 집권 후 '21세기미디어위원회'(가칭)에서 논의해 결정하겠다며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양문석 사무총장은 "민영화와 경영합리화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다공영 체제를 유지할 때 민영방송의 저질화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확실한 미디어정책이 없다 

한편 이회창·정동영 후보는 방송통신융합기구법에 대해, 이회창 후보는  신문법 개정과 공영방송 민영화에 대해 뚜렷한 방향과 입장을 밝히지 않아 빈축을 샀다. 대선후보들이 확실한 미디어정책을 내세우지 않으면서 쟁점에 대해 단순한 의견만 표명하거나 코멘트를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는 "대선 후보들이 정책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나온 것은 신랄하게 비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종길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 교수도 "미디어 정책이 부재해 대선 후보들이 대부분 원론적인 입장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강상현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강형철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 김창룡 인제대학교 언론정치학부 교수, 노영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사무국장, 송덕호 미디어연대 사무처장, 송종길 경기대학교 다중매체영상학부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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