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장 방통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또 수신료 인상을 언급했다. 19일 뉴미디어 업계 신년하례회 자리에서다. 언론에 보도된 발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몇몇 언론은 KBS의 수신료 인상을 종합편성채널의 먹거리 마련의 구실이라고 이해하고 있는데 그점에 대해선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수신료가 인상된다고 해서 KBS가 기존에 점하던 방송광고 비중이 종편으로 흘러갈 지는 아무도 모르며, 시험해보지 않은 영역이다. 오히려 기존 지상파 방송 사이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리란 반론도 있다. 수신료 인상을 통해 전반적으로 광고시장 볼륨(규모)이 커질 것으로 본다. 광고시장의 확대는 사회가 역동적으로 움직인다는 의미이며, 우리는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만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다.”(연합뉴스 보도를 간추림)

KBS 사장(이사회)이 수신료 인상 방안을 내놓기도 전에 최시중 위원장이 자꾸 나서서 수신료 발언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 절차가 있는데 마음이 급하더라도 최소한 순서는 지키는 게 좋겠다. 기왕에 말이 나왔으니 짚자면 그렇다.

우선 “방송광고 비중이 종편으로 흘러갈 지는 아무도 모르며, 시험해보지 않은 영역”이라니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수신료가 인상 된다 함은 액수가 정확히 산출될 뿐 아니라 용처도 분명하다는 전제가 있는 건데, 국민의 주머니를 겨냥하는 준조세 문제를 임상 실험 대상마냥 생각하는 건 부적절한 일이 아닐까.

“오히려 기존 지상파 방송 사이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리란 반론”이 있다니 이도 마뜩찮다. 반론의 출처가 어딘지는 모르겠으나 수신료 재원의 공영방송을 경쟁 논리 바탕위에서 사고하는 것부터가 문제다. 지상파 방송의 경쟁을 위해 수신료를 인상하자는 것도 논리상 성립되지 않는다. 수신료는 공영방송의 재원, 즉 여론다양성을 위한 공적 방송의 발전을 위해, 공공서비스 확대를 위해 운용하는 재원이다.

“수신료 인상을 통해 전반적으로 광고시장 볼륨(규모)이 커질 것”이라는 게 역시 최시중 위원장의 본심인듯 하다. 수신료 인상분 또는 그 이상분을 종편을 위한, 종편을 포함한 미디어 광고시장을 위한 재원으로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확인해두는 셈법이다.

이달 27-28일 김인규 사장이 수신료 인상안을 브리핑 하겠다 하니, 최시중 위원장께서는 다소 마음이 급하더라도 김인규 사장의 인상안을 들어본 후에 소신을 밝히시기 바란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