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국정교과서 홍보를 위한 박근혜 정권의 보도지침 논란에서 MBC는 예외가 아니었다. 시사인이 입수한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에 MBC는 조선일보와 더불어 국정교과서를 홍보하는 데 활용할 매체로 기록됐다. 안종범 전 수석의 메모가 기록된 날짜는 2015년 9월 20일로 이후 MBC는 대대적으로 박근혜 정권의 국정교과서 홍보에 나섰다는 정황이 뒤따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는 15일 발행한 시사IN 505호 기사 ‘혼이 빠진 교과서는 이렇게 탄생했다’ 기사를 근거로 “박근혜 청와대가 MBC를 자신들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보도지침을 내린 정황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시사IN 505호는 안종범 전 수석의 메모 “1. 국정교과서 - 부모들 마음 움직여야 - 조갑제 대한민국 진실을 지키기 위하여 - 김일성 보천보 전투 X - 조선 MBC 한경 매경, 시민단체 부모단체”를 공개했다.

시사IN 505호가 공개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메모 (사진=시사인)

MBC노조는 “안 씨(안종점 전 수석)가 이 지시 내용을 업무수첩에 기록한 날짜는 2015년 9월 20일”이라면서 “이 직후부터 실제로 MBC는 <뉴스데스크>를 동원해 국정교과서를 옹호하는 여론몰이를 자행한다”고 밝혔다.

MBC노조는 “오정환 당시 취재센터장(현 보도본부장)은 편집회의에서 기자들을 '뉴스를 개인의 사상을 주장하는 도구로 쓰려 한다'고 비판하며 다양한 여론을 전달하려 했던 기자들의 기사를 막았다”고 폭로했다.

MBC노조는 “방송법과 프로그램 준칙을 위반한 당시 보도책임자들은 반드시 법적, 정치적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MBC노조가 공개한 당시 보도 책임자는 △보도본부장 (김장겸 현 사장) △보도국장 (최기화 현 기획본부장) △취재센터장 (오정환 현 보도본부장) △정치부장 (박승진 현 워싱턴 특파원) △사회1부장 (김소영 현 사회1부장) 등이다.

MBC노조는 김장겸 사장을 향해 “당시 보도국의 보도 검열과 왜곡, 편파 보도는 누구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냐”고 묻고 “국정교과서뿐만 아니라, 세월호 왜곡 편파 보도에서 19대 대통령 선거 편파 보도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MBC에서 벌어진 뉴스 사유화 전반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2015년 당시 MBC 노조 민실위 보고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이 확정 고시된 11월 3일, 뉴스데스크는 정부의 발표 내용만 충실히 전할 뿐 국정화 반대 측의 반론은 철저히 축소시켰다”고 비판했다.

민실위 보고서는 “(11월 3일자 뉴스데스크) 4개 리포트 어디에도 야당을 제외한 여론의 반응은 담기지 않았다”며 “역사학계나 시민사회단체의 인터뷰 하나 없었고, 정부서울청사 앞 기자회견이나 찬반 집회 소식도 보도되지 않았다. 오로지 정부 발표와 여야의 공방만 담겼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2015년 국정교과서 논란에 대한 MBC노조 민실위 보고서 (관련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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