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광화문 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비서실장이 9년 만에 청와대로 돌아간다.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로 승리했다.

이번 대선은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건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궐선거로 치러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압도적인 격차로 따돌렸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이명박·박근혜 정부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국민들은 야권의 유력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권교체의 열망을 모아줬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대선이 보궐선거로 치러진 관계로 당선인 신분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통령 직무를 수행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진도 청와대를 떠날 준비를 마쳤다.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사표를 제출한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규탄하며 추운 겨울 거리로 나온 국민의 힘으로 당선된만큼 '소통'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광화문 대통령에 대한 구상은 선거공보 책자에 잘 나타나 있다. 문 대통령은 "퇴근 후 시장에 들러 넥타이 풀고 국민들과 소주 한 잔 나누는 소탈하고 친구같은 대통령. 문재인이 꿈꿔온 대통령의 모습"이라면서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일하며 대통령의 24시간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24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퇴근길에 남대문 시장에 들러 시민들과 소주 한 잔 나눌 수 있는 대통령, 친구 같고 이웃 같은 서민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남대문 시장 뿐만 아니라 광화문 광장에도 나가서 시민들을 자주 만나는 기회를 만드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9일 페이스북 라이브 문재인TV에 출연한 문재인 대통령은 "광화문이라는 장소 특별하지 않느냐"면서 "국민들이 함께 촛불을 들었던 촛불 광장이고, 제가 광화문 대통령 열겠다고 한 그 곳이기도 하고, 광화문에서 국민토론회를 하겠다고 한 곳"이라고 말했다. 광장의 민심을 좀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국민과 직접 소통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광화문 대통령 공약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과연 실현 가능한가 생각하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이 계신 것 같다"면서 "우리도 남북관계라는 특수성 때문에 대통령 경호에 대해 너무 지나친 경호로 대통령과 국민 사이가 차단됐는데 부드러운 경호로 바꾸면서 국민들과 함께 출퇴근하고 함께 어울리는 대통령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소통이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을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라면, 정책적으로는 '일자리 대통령'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국가 예산을 투입해 81만 개 공공부문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 고용 할당제, 청년구직 촉진 수당,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청년 취업 문제 해결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어 직접 국민들의 일자리를 챙긴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밖에도 ▲공수처 신설 ▲검찰과 경찰의 수사·기소권 분리·조정 ▲국가청렴위원회 구성 ▲고위공직자 청렴 강조 ▲재벌의 골목 상권 침투, 중소기업 기술 탈취 방지 ▲치매 국가 책임제 실현 ▲국공립 노인요양시설 확충 ▲아동수당 도입 ▲국공립어린이집 이용 아동 비율 확대 ▲육아휴직급여 인상 ▲아빠육아휴직 보너스제 도입 ▲공교육비 부담 제로 ▲반값 등록금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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