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 미디어스는 김길태 랭키스탁닷컴 대표의 기고를 통해 신문, 방송, 통신, 인터넷 등 미디어 관련 기업의 재무제표 분석에 들어간다. 첫 회에서는 재무제표 분석에 필요한 개념을 정리했다. 앞으로 이어질 재무제표 분석이 관련 기업의 현재와 미디어가 나아갈 바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아프리카TV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한 방송콘텐츠기업이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Afreeca TV’를 중심으로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모바일 기반 서비스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 태국, 홍콩 등에 진출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성장세가 정체된 국내 미디어산업의 현실에서 아프리카TV는 이목을 끌고 있다.

먼저 이 회사의 주주자본과 시가총액을 살펴보자.

최근 5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이 회사의 주주자본은 꾸준히 증가하여 현재는 600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시가총액은 주주자본 증가세보다 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10년에 500억원대에 불과하던 시가총액은 현재 2,500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6년간 시가총액이 5배 증가한 것이다. 앞서 살펴본 SBS가 최근 3년간 시가총액이 반토막 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놀라운 성장세이다. 2016년 4월말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주주자본의 약 4배정도 되는데, 이는 이 회사가 주식시장에서 실제 보유한 자본에 비해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한 가치평가를 더욱 정밀하게 하기 위해 시가총액과 당기순이익을 비교해보자.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과 시가총액을 비교해보면, 이 회사가 현재 주식시장에서 매우 큰 기대감을 받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연 당기순이익은 2013년 적자 위기를 극복한 후 급격히 회복하여 2016년에는 129억을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2013년 초 1,000억대 초반에 불과했는데, 2017년 5월 기준으로 2,5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당기순이익의 증가세가 그대로 시가총액 증가에 반영되고 있는 성장형 기업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가총액은 당기순이익의 약 20배정도를 보이고 있다. 주식용어로 설명하자면 PER(price earning ratio)가 20배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PER는 평균적으로 10배 정도이다. 따라서 어떤 주식투자가들은 PER가 10배가 넘으면 고평가, 그 이하이면 저평가라고 정의하곤 한다. (이런 기준에 정답은 없으므로, 독자들은 이러한 기준을 절대적인 평가 기준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이런 기준에 의하면 이 회사의 현재 시가총액은 고평가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PER는 시가총액을 연 당기순이익으로 나눠준 값이기 때문에 이 값이 높은 경우는 두 가지로 구분해서 판단해야 한다. 첫째는 시가총액은 그대로인데 순이익이 줄어들면서 PER가 높아지는 경우이다. 둘째는 순이익이 증가하면서 시가총액은 더 크게 증가하여 PER가 높아지는 경우이다. 전자에 해당하는 경우는 주식시장에서 다소 비관적인 평가를 받게 되고, 후자의 경우는 주식 시장에서 매우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아프리카TV는 후자에 해당한다. 만약 최근 3년간 당기순이익 증가세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된다면, 현재 주가는 매력적일 수도 있다.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이 회사는 성장성이 정체된 국내 방송업계 몇 안 되는 성장형 기업임이 분명하다.

다음으로 이 회사의 이익률을 살펴보자.

이 회사의 매출총이익률은 2011년 12월 이후 100%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 회사는 현재 원가부담이 전혀 없다. 반면에 순이익률은 2013년 9월 적자를 기록한 후 꾸준히 증가하여 현재는 16%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상장기업 이익률과 비교해 봐도 이 정도 순이익률이면 매우 준수한편이다. 또한 순이익률 증가세가 가파른 것이 매우 고무적이다.

매출총이익률에 비해 순이익률이 낮은 이유는 판관비 지출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인기방송 BJ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와 광고수익분배금 등이 판관비로 지출되는 금액으로 추정된다. 이익률 측면에서 보면 이 회사의 이익구조 효율성은 매우 좋은 편이다. 원가부담이 없기 때문에 일정규모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하면 순이익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익률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판관비 부담을 감소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지상파방송 및 지역 케이블방송의 성장세가 멈춘 상황에서 아프리카TV가 이렇게 선전하는 현실은 미디어산업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청자 입장에서 아프리카TV는 기존의 전통적인 방송에서는 얻을 수 없는 색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시청자와 방송진행자가 실시간 채팅으로 교감하며, 시청자가 콘텐츠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전통적인 방송과는 매우 차별적이다. 물론 MBC 등 일부 방송사에서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같은 인터넷 방송의 형식을 도입한 경우도 있으나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이제는 TV를 켜서 맘에 드는 채널을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TV, 스마트폰, PC등 다양한 IT기기를 통해 아프리카TV에 접속해서 BJ와 대화하며, 방송을 즐기는 시대가 되었다. 방송은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콘텐츠 자체에도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런 경향은 확산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이러한 방송환경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 회사는 단순히 PC 플랫폼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해외시장도 개척 한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이다. 다만 유튜브, 포털, 동종 인터넷방송사와의 경쟁 환경을 이겨내야 한다는 숙제는 있다.

결론적으로 아프리카TV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가지고 시가총액 2,500억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독립 미디어기업이다. 국내 미디어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제2, 제3의 아프리카TV가 나오길 기대한다.

김길태 랭키스탁닷컴 대표

ㅇ성균관대학교 통계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수리통계학 석사)
ㅇ한국신용평가정보 기업신용평가모형 개발팀장 (2005년 ~ 2013년)
ㅇ現 상장기업 가치평가사이트 랭키스탁닷컴 (
www.rankystock.co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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