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황영철, 정운천 의원이 바른정당 탈당을 철회한다는 소식으로 바른정당 탈당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장제원 의원 등 3~4명의 탈당파 의원들도 탈당 철회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가운데 바른정당 탈당 사태의 배후에 김무성 의원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모아진다.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 (연합뉴스)

지난 2일 바른정당 소속 의원 13명이 바른정당을 집단 탈당하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앞서 홍문표 의원 등 바른정당 탈당파 13명은 홍준표 후보를 면담하고, 홍 후보 지지와 함께 자유한국당 복당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홍준표 후보 지지 선언 직후 바른정당 탈당파는 여론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했다. 바른정당 탈당파는 순식간에 '철새 정치인'으로 낙인 찍혔고,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에서 주가를 올렸던 권성동, 김성태, 장제원, 황영철 의원 등에 대해서는 "실망했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유한국당 친박계는 이들의 복당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강성 친박' 김진태 의원은 "나갈 땐 마음대로지만 들어올 땐 아니다"라면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고,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은 "이들의 입당을 논하기에 앞서 국민과 당원들을 납득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명분도 설득력도 없다"고 말했다. 이우현 의원은 직접적으로 권성동, 장제원, 황영철 의원을 거론하며 복당을 하면 안 된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바른정당 탈당파는 자유한국당에 입당하지도 못한 채 무소속으로 대선을 바라봐야 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바른정당 탈당파 중 황영철, 정운천 의원은 탈당을 철회했고, 장제원 의원 등 3~4명이 탈당 철회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바른정당 내홍의 배후에 바른정당 '대주주' 김무성 의원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탈당을 선언한 의원들이 대부분 '김무성계'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증폭시킨다. 탈당과 함께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의원은 권성동, 김성태, 김재경, 김학용, 박성중, 박순자, 여상규, 이군현, 이진복, 장제원, 홍문표, 홍일표, 황영철 의원 등 13명으로 이 가운데 김성태, 김학용 의원 등은 김무성 의원의 최측근으로 알려져있다.

▲김무성 바른정당 상임중앙선대위원장. (연합뉴스)

3일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과 인터뷰에서 정두언 전 의원은 "재밌는 게 이 사람들(바른정당 탈당파)이 다 김무성계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서 "(김무성 의원과) 상의를 했다고 분명히 봐야죠. 그리고 김무성 의원이 그렇게 하라고 그랬겠죠"라고 말했다.

정두언 전 의원은 "그런데 본인(김무성 의원)은 차마 움직인다는 게 그 동안의 자기 이미지에 치명적인, 거의 결정적인 위해가 될 것 같으니까 (나가지 않은 것)"라면서 "결국 대선 끝나면 바른정당이 공중분해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그 때 자기는 움직이겠다고 그러면서 생각을 하겠죠"라고 예측했다.

2일 같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은 '김무성계 의원들 다수가 탈당했는데 김무성 의원 본인은 당에 남아있는 상황'에 대해 묻는 질문에 "저도 그 부분이 잘 이해가 안 된다"면서 "김무성 의원은 처음부터 이 분들을 많이 만류하셨고 이 분들이 선거 유세에도 동참을 안 하고 전혀 협조를 하지 않을 때도 김무성 의원은 계속 동참했다"고 말했다.

이혜훈 의원은 "우리가 들은 소문으로는 이 분들이 김무성 의원을 찾아가서 소리를 지르고 행패를 부리고 할 때 굉장히 여러 일들이 많았다고 들었다"면서 "김무성 의원은 나가지 않으려고 하고 이 분들은 같이 나가자고 권유하고 여러 일들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김무성 의원은 어쨌든 '지금으로써는 나갈 수 없다'고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으로써가 단서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그건 잘 모르겠다"면서 "어쨌든 안 나간다고 하셨다"고 답했다.

2일 YTN <뉴스인>에 출연한 이상휘 전 새누리당 대변인은 "김무성 의원의 선택은 조급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본인의 정치적 상징이 있고 위상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 집단 탈당하는 데 동조해서 탈당을 한다고 하면 본인의 정치 위상에 상당한 타격이 갈 수밖에 없고, 대선이 끝난 후에 상상력을 동원하자면 보수 진영의 대통합이 이뤄졌을 때 그때 명분을 가지고 다시 자기 스탠스를 가지고 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예측했다.

유용화 YTN 객원해설위원은 "실질적으로 김무성 의원이 실제로 상당한 배후 노력을 한 게 아니냐 그런 해석들을 한 게 사실"이라면서 "그런데 김무성 의원이 되돌아간다면 명분상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 위원은 "김무성 의원의 수는 유승민 후보에 대해 완주할 수 없게 완전 힘을 빼버리는 것"이라면서 "그러면서 끌고 나가려고 하는 그런 생각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바른정당 집단 탈당 사태가 벌어진 직후 바른정당의 하루 평균 온라인 당원 입당은 평소의 50배, 후원금 모금은 20배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의 지지율에 흔들리는 구태정치에 대한 대중의 비판 여론과 유승민 후보에 대한 동정 여론이 맞물린 현상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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