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노조OBS희망조합지부, 참여연대 등은 2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참여연대 2층 강당에서 ‘OBS 방송사유화 실태 고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OBS 대주주(백성학 회장)와 사측이 경영위기를 과장해 사원들의 임금을 착취하고 정리해고를 단행했다고 비판했다.

김경률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공인회계사)은 이날 “OBS 사측이 말하는 경영 위기는 허구”라며 “경영진이 경영자 본연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비전을 만들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재무상태표 상 OBS에 경영 위기는 없다”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노조OBS희망조합지부, 참여연대 등은 2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참여연대 2층 강당에서 ‘OBS 방송사유화 실태 고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 제공)

김 위원장은 ▲OBS는 금융부채 0원인 무부채 기업 ▲유동비율 219.54%(유동부채 보다 유동자산이 2배 이상 높다) ▲2016년 영업현금흐름 +61억 원, 최근 4년간 영업현금 흐름 +99억 원 ▲노조의 퇴직금 출자 전환(59억원)을 통한 증자 약속 등을 근거로 들었다.

OBS의 임금 수준은 개국 후 현재까지 지난 10년간 줄곧 다른 지상파방송의 절반 수준(50~60%)에 그치고 있다. 또 사측은 지난달 14일 방송사 사상 최대 규모인 13명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언론노조 유진영 OBS지부장은 “대주주와 사측이 예상 적자폭을 수십억 부풀리고, 반대로 예상 광고 매출액은 시장의 예측보다 수십억 축소해 악의적으로 임금 삭감 등 구성원들을 착취하고, 정리해고의 명분을 만들었다”고 사측을 비판했다.

유 지부장은 “OBS는 공공의 자산인 전파를 이용해 시청자들에게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지상파방송사”라며 “대주주가 방송에 대한 의지가 없어 지역방송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말 방송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 대주주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청자들의 이름으로 퇴출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언론·시민단체 대표들도 OBS의 정리해고 사태 등 현안 문제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표출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OBS 문제는 방송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문제”라며 “지역 언론의 공공성과 안정적 발전은 우리 사회 개혁의 문제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박석운 공동대표는 대주주 백 회장을 향해 “정리해고를 고집하고 투자를 망설이는 일은 대단히 어리석은 짓”이라고 일갈했다.

언론노조 성재호 KBS본부장은 “OBS는 경인지역의 유일한 무료보편적인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며 “지역지상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김성진 집행위원장은 OBS의 정리해고 단행에 대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정당한 해고인데, 그런 것이 보이지 않는다”며 “법률가로서 이번 해고는 불법해고”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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