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지역MBC 사장들이 잇따라 구성원들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하자 안팎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일부 사원에 대한 대전·춘천MBC 경영진의 중징계와 전보발령 결정은 노동조합 탄압행위이자 표적·보복 징계라는 것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의 주장이다. 이들은 "이진숙 대전 사장과 송재우 춘천 사장은 즉각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2일 “최근 지역MBC 사장들의 인사권 남용과 노조 탄압 행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며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사의 자율 경영과 제작 환경마저 파괴한 이진숙·송재우 사장은 즉각 퇴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회사와 경영진에 고분고분하지 않다며 사원들에게 중징계와 부당전보를 자행하는가 하면, 노조위원장에 대한 보복성 중징계도 서슴지 않았다"면서 "또 항의하는 조합원들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모살 모욕적 망동을 일삼는 지역사 사장마저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지역사 간부들을 향해서는 “탄핵된 정권의 소유물로 전락한 공영방송 MBC를 또다시 정치적 투쟁의 장으로 변질시킨다면 그 적폐를 기록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케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대전지부 조합원들(사진=언론노조 MBC본부 대전지부 제공)

대전MBC는 지난달 28일 이교선·이승섭 기자에게 각각 감봉 1개월과 감봉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교선 기자의 경우 7분 지각 출근과 취재계획 미제출, 이승섭 기자는 방송 지연과 무단 결근이 징계 사유였다. 하지만 언론노조 MBC본부는 사측이 이교섭 기자를 징계한 이유는 회사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고, 이승섭 기자의 방송지연 및 무단결근은 최재혁 보도국장의 무리하고 강압적인 지시가 원인이라고 했다. (관련 기사 : 대전MBC, '7분 지각'에 '감봉 1개월' 중징계)

대전MBC기자협회도 2일 성명을 내고 “구성원 모두가 분노하고 공감하지 못하는 두 기자에 대한 징계를 당장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후 12시 대전MBC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진숙 사장은 과거 노조탄압에 앞장선 인물이고, 이진숙 사장 선임 이후 대전MBC는 지난 2008년 이후 진행된 MBC 몰락의 과정을 답습하고 있다”며 “(언론시민단체들은) 이진숙 사장 퇴진을 포함한 언론장악 부역자 청산이 끝날 때까지 끝까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재우 춘천MBC 사장에 대한 반발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춘천MBC가 언론노조 최헌영 춘천MBC지부장에게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리자 춘천지부는 파업찬반 투표를 거쳐 지난달 26일 부서 지명 파업에 돌입했다. 송재우 사장은 이날 사옥을 나서던 중 시위 중인 조합원들을 향해 수차례 혓바닥을 내밀어 보이며 조롱을 했고, 이런 상황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에 널리 퍼져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관련 기사 : 춘천MBC 사장, 파업 중인 노조에게 '메롱' 촌극)

▲송재우 춘천MBC 사장이 26일 오전 피케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춘천지부 조합원들을 향해 자신의 혓바닥을 내밀며 조롱하는 모습일 보이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춘천지부 제공)

언론노조 MBC본부는 “차마 입에 담기조차 거북한 망동으로 춘천MBC, 나아가 전체 MBC의 브랜드이미지와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노사관계가 파국을 맞은 모든 책임은 무능력과 무모한 노조탄압 등올 일관한 송 사장에게 있다”고 했다. 춘천지부는 26일에 이어 28일에도 지명 파업을 실시했고, 송 사장이 물러나지 않는다면 전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