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노동절 행사는 해고 동지들이 해고자로서 맞는 마지막 노동절이 되길 바란다. 내년 노동절에는 해고자가 단 한 사람도 없이 기쁨으로 노동절을 맞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127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은 지난 1일 ‘언론정상화 쟁취와 해직자 복직’을 기원하는 조합원 단합대회를 개최했다. 이명박 정권 당시 해직된 언론인들은 이번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되면 복직될 수 있으리라고 전망하면서 복직 시 공정언론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최근 정리해고를 당한 OBS희망조합지부 소속 해직언론인은 언론계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최승호 MBC 해직PD(현 뉴스타파 PD)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이날 MBC 해직자를 대표해 참석한 최승호 해직PD(현 뉴스타파 PD)는 정권교체 이후 복직 가능성에 대해 “누가 권력을 잡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정권이 바뀌면 법을 바꾸는 쪽으로 해고자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최승호 PD를 포함한 6명의 MBC 해직언론인들(정영하·이용마·강지웅·박성호·최승호·박성제)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 2심에서 모두 해고무효 판결을 받은 상황이다. 최 PD는 “대법원 판결은 올 하반기 돼야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최 PD는 해직 된 이후 5년간의 시간(1777일)에 대해 “해고자로서 애환이 없었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언론노조 동지들이 늘 보호해주는 가운데 뉴스타파에 들어가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었다”며 “큰 혜택을 받았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 시절 4대강과 관련해서 <PD수첩>에서 여러 번 다뤘었는데, MBC에 있는 그 원본들을 꺼내어 다시 다루면 괜찮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정권이 바뀐 뒤에는 공영방송을 바로세우기 위한 마지막 싸움이 일어날 것”이라며 “(언론노동자들의) 지난 9년간의 싸움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해고된지 3130일을 맞은 조승호 YTN 해직기자는 “해 뜨기 전이 제일 어두운 것처럼, 현재 언론환경은 바닥을 쳤다. 대선 결과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감히 예상을 하면 해고자 복직 빨리 해결되지 않을까 낙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복직 시 무엇을 먼저 하고 싶냐는 질문에 “언론의 공정성을 지켰다는 이유로 해직이 되더라도 그런 사람이 복직되고 끝까지 버텨서 정년까지 갈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며 “정년퇴직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조승호 YTN 해직기자(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조 기자는 “해고자들 보다는 (방송장악) 부역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생활해야 하는 후배들이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일선 기자들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보도가 제대로 안 나갔을 때 결국 ‘기레기’라며 손가락질을 받는 것은 부역자들이 아니라 후배기자들이다. 후배들에게 미안해서라도 빨리 복직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 “YTN 뉴스가 제대로 보도하지 않아도 국민들로부터 높은 신뢰도를 받은 이유는 내부에서 징계 받고 열심히 싸웠다는 이미지 때문이 아닌가 싶다”며 “힘들고 팍팍하더라도 언론노동자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국민들이 인정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경인지역 민영방송 OBS는 전직 노조 지부장 2명을 포함, 13명의 구성원들을 해고했다. 해고를 당한 언론노조 김인중 전 OBS희망조합지부장은 “OBS 탄핵 때 소유와 경영을 확실하게 분리하겠다고 했던 대주주인 백성학 회장은 방송사가 돈 버는 사업체가 아니라고 보기 시작하면서 약속했던 것들을 파괴했다”며 현재 OBS 사태에 대해 “노동조합을 무시하는 백 회장의 횡포”라고 규탄했다.

김 전 지부장은 “언론계 전체가 지난 10년간 암흑기였다. 그 암흑기를 벗어나야 할 시점에 다시 정리해고를 꺼내고 이를 실제로 감행하는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한민국 언론노동자들의 역사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같이 함께 잘 싸워나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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