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기영 기자] 케이블MSO 티브로드가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티브로드는 전 직원의 40%에 해당하는 240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티브로드는 지난 24일 희망퇴직 실시를 공지했으며 희망퇴직원 접수 마감일은 28일까지다.

지난 26일에는 사내 공지를 통해 “만약 희망퇴직 신청기간 내에 모두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회사는 경영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일부 관계자들이 일부 사원들을 특정해 “당신은 해고 대상자”라고 통보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티브로드의 희망퇴직 공고문.

티브로드는 ‘인력감축을 할 상황이 아니다’고 밝힌지 5개월 만에 입장을 바꿔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수원사업부, 인천사업부에서 퇴직서를 작성한 3명이 “사측에서 전사적인 희망퇴직을 시행했다”고 주장하자 티브로드는 “희망퇴직을 포함한 관련 사안은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고, 인력감축을 할 상황도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번 대규모 희망퇴직은 지난 21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된 파기환송심에서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3년6개월과 벌금 6억원을 선고 받은 이후 갑작스럽게 실시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티브로드 내부에선 피바람이 불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복수의 내부 관계자는 티브로드가 전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관련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원을 ‘퇴직 대상자’로 특정했다고 주장했다. 상담에서는 퇴직의 규모도 ‘전 직원의 40%에 달하는 240명’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지금 퇴직하지 않으면 퇴직금 혜택이 절반으로 줄어 든다”고 협박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내부 관계자는 “회사가 급여가 높은 직원과 노동조합원으로 알려진 사람들을 특정해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티브로드는 일부 부서에 대해선 전원 퇴직을 유도하고 ‘외주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관계자는 “특정 부서의 경우 올해 말까지 근무를 하고 내년부턴 동일 업무를 ‘외주업체’ 소속으로 맡으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티브로드의 한 관계자들은 티브로드의 '경영 위기' 주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인건비 절감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는 것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047억원으로 2014년 193억원, 2015년 532억원 보다 급증했다. 반면 티브로드가 지난해 급여로 지출한 금액은 339억원에 불과하다.

자회사 실적이 반영되는 연결기준 실적을 살펴봐도 티브로드의 매출액은 지난 2014년 7739억원, 2015년 7625억원, 2016년 7250억원으로 2년새 6.4%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063억원이다. 지난 2014년 1579억원, 2015년 1434억원에 비해 다소 감소하긴 했지만 매출 대비 영업수익률은 14%에 달한다.

미디어스는 티브로드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티브로드 홍보팀 등에 전화와 문자를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된 파기환송심에서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3년6개월과 벌금 6억원을 선고받았다. 이호진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1월 태광그룹 회장 시절에 회사 자금 421억원을 횡령하고 자산을 헐값에 팔아 회사에 97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바 있다. 태광 그룹은 티브로드 지분 53.94%를 가진 지배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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