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가 강유택의 살인범으로 누명을 쓰게 되었다. 악마가 되어버린 최일환이 짠 시나리오는 그렇게 억울한 희생자를 또 만들고 있었다. 악마를 자처한 일환과 괴물이 되어 복수를 다짐한 정일, 그리고 아버지에 이어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된 영주. 악마를 잡기 위해 동준은 괴물의 손을 잡을 수 있을까?

덫에 빠진 영주;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한 사건, 동준 악마 일환 잡기 위해 괴물 정일과 손잡을까?

문제의 사무실로 향한 영주는 그곳에서 강유택 회장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리고 울리는 전화기에는 아들의 이름이 찍혀 있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전화기 쪽으로 움직이던 영주는 쓰러지고 말았다. 시체를 수습하기 위해 남아 있던 송 비서의 공격 때문이었다.

이미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대한민국을 움직인다는 거대 로펌의 주인인 일환이 직접 살인을 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직접 손에 피를 묻혔다는 것은 출구가 하나 뿐인 좁은 문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너무 좁아 돌아설 수도 없고 뒷걸음을 칠 수도 없는 오직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나쁜 짓을 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살인이 벌어지는 것을 본 적이 없던 송 비서가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는 것은 당연했다. 자신이 뭔가 선택을 하기도 전에 벌어진 상황들로 인해 송 비서 역시 일환과 같은 배를 타고 말았다. 그는 악마가 되어버린 일환의 행위를 목도했다. 그 두려움은 그렇게 송 비서를 지배하고 있었다.

통화가 되지 않은 아버지. 무슨 상황인지 파악해보려 해도 좀처럼 아버지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아버지와 통화가 안 될 이유가 없다. 이는 곧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버지의 행방을 찾던 정일은 며칠 전 갔던 30년 전 '태백 사무실'이 불에 전소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래된 건물 사무실에서 화재가 나는 것이 이상할 것은 없다. 사용하는 사람도 없는 상황에서 화재로 잃을 것도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곳은 아버지와 최일환 대표에게는 특별한 장소다. 그리고 직접 현장에서 목격한 정일은 이 모든 것이 아버지의 실종과 관련이 있다고 확신했다.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갑작스럽게 사라진 아버지 그리고 태백의 분위기를 종합해 보면 자신의 아버지가 숨졌다는 것이 명확해진다. 그렇지 않고는 갑작스럽게 사라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시체라도 찾고 싶지만 현재와 같은 대립 상황에서 일환 측에서 유택의 사체를 돌려줄 이유가 없다.

'낚시터 살인사건'의 진범인 정일과 유택을 살인한 일환, 그리고 자신을 위해 아버지 손에 피를 묻혔다며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선 딸 수연까지 이 모든 상황은 복잡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일환으로서는 삼대에 걸쳐 이어져왔던 지주와 소작농의 관계를 끊어버린 결단이었다.

시대가 변하고 모든 것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지주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갑질을 해대며 조롱하는 유택은 일환에게는 눈엣가시였다. 세상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현재에도 자신을 지배하려는 유택을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기회는 찾아왔고 참을 수 없는 분노는 결단을 가능하게 했다.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무식하고 폭력적인 아버지를 증오해왔던 정일은 "미워하다 닮는다"는 아버지의 말을 기억하며 오열한다. 비록 그의 삶을 따르고 싶지 않았지만 갑작스럽게 사라진 아버지에 대한 애정은 강렬해질 수밖에는 없었다. 그렇게 아버지의 시신이라도 찾으려는 정일은 동준에게 손을 내밀지만 거절을 당한다.

"악마를 잡겠다고 괴물의 손을 잡을 수 있나?"

최일환을 잡겠다고 강정일의 손을 잡을 수는 없다는 동준의 발언은 영주가 위기에 빠지기 전이었다. 송 비서가 살해 현장에 있었고, 그가 시체를 숨겼다는 사실을 영주는 확신했다. 현장에서 감시를 했던 영주는 송 비서와 일환이 문제의 사무실을 들어가는 것을 봤다.

일환이 급하게 나서는 것은 목격했지만, 뒤늦게 생각해보니 송 비서는 안 보였다. 그리고 자신이 공격을 받아 쓰러진 상황을 유추해보면 빈자리에 송 비서가 있었다. 그렇게 송 비서의 차량을 조사해 보지만 당일 타고 나갔던 차량은 아니었다. 범죄자들이 자주 사용하던 방식으로 견인차량으로 만들어 안전하게 숨겼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영주가 자신의 집까지 들어오고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송 비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환은 하나의 시나리오를 만든다. 수연이 동준의 사무실에서 본 옷가지들은 영주를 만나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영주가 동준과 만나는 사이, 송 비서는 일환의 지시대로 유택의 사체를 영주의 차 트렁크에 숨겼다.

그렇게 함정을 파 자신을 추적하게 만들고 결정적인 순간 영주의 차량에서 나온 사체는 덫이었다. 일환이 쳐놓은 함정에 빠져버린 영주는 더는 도망칠 곳도 없다. 다시 악마를 잡기 위해 괴물의 손을 잡을 수 있을까? 이제 동준이 괴물이 되어버린 정일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법비의 상징이자 악마인 일환을 무너트려야만 영주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동준이 잡고 있는 백상구가 필요하다.

백상구 카드는 일환과 수연 모두를 위험에 빠트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살인범으로 몰린 영주를 구하기 위해 괴물의 손을 잡을 수 있을까? 아니면 동준은 다른 방식을 찾아 영주를 구하고 악마와 괴물 모두를 무너트릴 수 있을까? 중반을 넘어서며 더욱 강렬해지기 시작한 <귓속말>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출구 없는 싸움은 시작되었고 누군가는 완벽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는 대결은 가속화되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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