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예술의 반란> 2부 '절망을 넘어 춤추다, 콜롬비아 몸의 학교'편의 한장면. 콤롬비아 학생들은 '몸의 학교'에서 춤을 통해 폭력에 대한 공포를 치료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체득하고 있었다.
여기 새끼손가락 마디 만한 옥수수 튀김하나로 하루를 연명하는 어린이가 있다. 어른들은 무엇부터 해야 하나. 우선은 그들의 배를 채워주는게 중요하다. 하지만 그들이 콜롬비아 어린이들이라면 좀더 해야할일이 많다.

23일 방송된 KBS <예술의 반란> 2부 '절망을 넘어 춤추다, 콜롬비아 몸의 학교'편은 폭력에 대한 공포를 춤으로 극복하는 콜롬비아 청소년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날 방송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콜롬비아의 현 상황을 알아야 한다. 콜롬비아에 붙는 수식어는 무척 끔찍하다. 최대 납치국가, 대인지뢰 피해 최다국가, 최대 난민 발생국가, 세계 최대 코케인 생산국가 등이다.

그 곳 아이들의 일상은 상상을 초월했다. 가족이나 이웃이 자신의 눈 앞에서 살해되는 광경을 목격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총소리는 매일 듣고 살아야 하며, 항상 도망다니는 난민 신세다. 거기에 더해 매일 굶주림에 고통받아야 한다.

방송은 많은 시간을 콜롬비아 상황을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그것이 기반이 되지 않으면, 밥대신 춤을 택하는 그들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인듯하다.

이 곳에 무용가 알바로 씨는 10년 전 '몸의 학교'를 세웠다. 무용가를 양성하는게 목표가 아니면서도 현대 무용을 가르치는 비영리학교다.

그는 아이들이 '몸에 대한 존중'을 체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춤을 가르치고 있다. 폭력보다 더 무서운 폭력에 대한 공포가 콤롬비아 아이들을 자신을 하찮은 존재로 여기게 만들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춤은 사치가 아니었다. 바로 치료였다.

18세 하데르는 인터뷰에서 이런말로 '몸의 학교'에 다니는 이유를 말했다.

"가끔 제가 살고 있는 환경에 집착도 하지만 그것을 잊는 순간도 있어요. 춤을 출 때요. 그래서, 가끔은 예술이 밥보다 중요할 때도 있죠. 왜냐하면, 예술은 어떠한 방법으로든 그 환경에서 해방시켜 주기 때문이죠."

이런 춤교육은 '몸의 학교'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난민촌 중앙 마을회관에서도 아이들이 모여 춤을 추고 있다.

조니 알폰소는 몇년전부터 초등학생들에게 무용과 연극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는 예술적 경험이 인간을 폭력적 무장세력에서 나올 수 있게 한다고 주장했다.

춤을 추던 어린이들이 한 마디씩 내뱉었다.

"내 이름을 썼네. 나는 내 이름의 권리를 가진 거야."
"난 글을 쓰기 위한 열 손가락과 사랑을 더욱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오른손도 가졌다네."

분노와 억압된 감정을 춤으로 해소한 아이들은 서서히 꿈을 가지기 시작했다. 무용가로 인생의 진로를 정한 이들도 있고, 다른 할일을 찾은 아이들도 있었다.

춤에 관한 다큐멘터리이니 만큼 무엇보다 볼꺼리가 풍성하다. 영상에도 공을 들였다. 콤롬비아 청소년들의 춤은 기존 무용가들에게서 느낄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었다. 어떤 춤보다 역동적이었고, 신선했고, 감동을 줬다.

16일 방송된 <예술의 반란> 1부 '게릴라 아티스트, 도시를 쏘다'편도 흥미롭다. 두편 모두 미술관이나 공연장 밖으로 나온 예술이 사회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에 주목했다.

방송은 <문화지대> 홈페이지(www.kbs.co.kr/1tv/sisa/culture)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이번 방송을 공동제작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예술의 반란> 1,2부에 대한 시청자 감상문을 공모중이다. 11월 29일까지 싸이월드 (http://town.cyworld.com/jump_arko)에 시청소감을 올리면 참가자 중 10명을 선정해 문화상품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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