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룸>에 대한 시선과 말들이 전과 많이 다름을 느끼게 된다. 언론 특히 방송이 너무 망가진 상황에서 <뉴스룸>의 단독질주는 시민들의 전적인 지지와 함께 춧불정국을 이끌었고, 누가 뭐래도 대통령 탄핵의 주역이었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욕을 먹었겠지만 그래서 비로소 대한민국에 공정언론이 살아있음을 기록할 수 있었다.

지금도 <뉴스룸>은 박근혜와 세월호에 대해서는 전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유일하게 대선에 대해서만은 흔들리고 있다는 인식을 주고 있었다. 물론 그런 일들이 방금 전에 생긴 것도 아니어서 얼마 전 손석희 앵커는 동네북을 두들겨야 소리를 낸다며 거의 직설적으로 <뉴스룸>의 중립과 공정을 주장한 바 있었다. 또 실제로 조금은 대선보도에 있어서 기울어진 추를 바로잡으려는 노력도 없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뉴스룸>에 대한 대중의 의심은 줄지 않고 있다. 심지어 18일 뉴스의 한 장면에 분노한 한 누리꾼이 선관위에 <뉴스룸>을 고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사실 고발은 다소 과하거나 무모한 일일 수 있다. 언론의 실수나 조작은 언제나 오보라는 모호한 개념으로 덮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그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잡으려는 자세라 할 것이다.

언제나 옳은 말만 해왔던 <앵커브리핑>은 이조차도 미리 예견한 듯 지난해 7월 즈음 ‘루쉰이 그렇게 말했으니’라는 주제에 161년 만에 오보를 사과한 뉴욕타임즈의 예를 들며 일찌감치 언론의 자세를 못박아둔 바 있었다. 그때 손석희 앵커는 이렇게 말을 했다.

“답은 명확합니다. JTBC뉴스는 잘못이 있다면 주저 없이 정정해야 하며 당장 알지 못했다면 161년 뒤에라도 사과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무엇이 저널리즘의 본령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 그렇게 해서 훗날 JTBC뉴스가 그렇게 말을 했으니까 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2017년 4월 18일, <뉴스룸>의 결코 작지 않은 실수가 드러났다. 대선보도 과정 중에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에 대한 중요한 지지도를 뒤바꿔버린 실수(?)를 범한 것이다. 사실 그간 <뉴스룸>은 유독 그래프나 표에서 이상하게도 자주 실수를 해왔다. 그렇지만 실수가 반복된다면, 그것은 의도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어쩌면 그간 종종 물의를 빚어왔던 일베 로고 사용보다 더 심각한 혐의를 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여론조작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의 앵커브리핑은 영화 <내부자들>을 언급한 ‘영화를 초월한 현실’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부자들>의 감독은 속편을 포기한다는데, 과연 그동안 <뉴스룸>이, 앵커브리핑이 날카롭게 비판해오던 그 언론은, 그리고 <뉴스룸>은 현실을 초월하려는 어떤 의도도 갖고 있지 않은지 고통스러운 질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은 아닌가.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 시민의 힘…"더 이상 속편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TBC <뉴스룸>은 대선보도 외에는 기존의 태도를 흩뜨리지 않고 있다. 여전히 믿음직스럽다. 유독 대선보도에서만 그 듬직했던 스탠스가 흔들리는 것일까. 이유는 알 수 없다. 또한 그간 보여준 신뢰로 인해 자정을 기대하고 침묵할 수도 있다. 그러나 JTBC <뉴스룸>이기 때문에, 손석희이기 때문에 더 아픈 매를 들어 잘못을 말할 수밖에는 없다. 이제는 사과하라. 다시는 의심스러운 실수는 하지 마라. 아직은 아니 더 오래 <뉴스룸>을 기대하고 싶다. <뉴스룸>이 그렇게 말했다고 누군가를 설득하고 싶으니까.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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