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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일자리 창출·5G 공약을 보며‘무책임한 포퓰리즘’이라고 불러도 할 말 없을 듯
자유기고가 G.I-JO | 승인 2017.04.17 12:19

언론들이 포퓰리즘이라는 잣대를 마구잡이로 갖다 붙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국민들의 필요와 요구에 근거해 생산하는 정책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포퓰리즘’을 본질로 할 수밖에 없는데 ‘대중 영합주의’로 옮기든 달리 옮기든 포퓰리즘이란 잣대를 동원하는 이들에게서 강한 엘리트주의 냄새가 풍겨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후보가 계속 발표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과 통신 분야 공약을 보면서 어쩔 수 없이 ‘무책임한’이라는 형용사를 달아 포퓰리즘이라고 표현하게 된다. 물론 이게 대중과 유권자의 이해에 영합하는 정책인지는 별개로 말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세천리 삼보모터스 2공장을 찾아 일자리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공공부문에서 81만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5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문 후보의 공약을 접했을 때만 해도 ‘그럴 수 있겠다’고 싶었다. 정규직 공무원과 공공부문 종사자의 임금을 어느 정도 조정하고 일과 가정을 병행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노동시간 단축을 철저하게 시행한다면 그리 불가능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도시뉴딜’이라 칭한 도시재생사업 통해 연간 39만개씩 5년 간 326만개를 만들겠다고 하는 걸 보면서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지난 4월12일 J노믹스 공약을 보며 아연하게 됐다. 4차 산업혁명, 환경, 안전, 보육보건 등 10대 부문에 투자해 연간 50만개씩 5년 간 250만개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다 더해봤다. 문 후보가 창출하겠다는 일자리는 집권 5년 동안 모두 576만개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숫자다. 110만 명을 웃도는 현재의 실업자는 물론, 새로 5년 간 노동시장에 새로 들어오는 대졸자 등 구직자 250만~300만 명까지 모두 고용하고도 남는다. 150만~210만개의 일자리가 남아돌기 때문이다. 일자리 부족에 시달리던 한국사회는 졸지에 일자리가 남아도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는 꼴이다. 외국인 노동자를 더 데려오든지, 재외동포 2세들을 데려오든지 하지 않으면 일손을 구하지 못해 임금은 가파르게 오르는 꿈같은 상황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황당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5G 망을 국가가 직접 깔아서 모든 국민의 네트워크 접속권을 기본권 차원에서 보장하겠다는 공약을 접하고서는 고개를 더 갸우뚱하게 된다. 국가가 직접 깔려면 KT, SKT, LGU플러스 중 한 곳을 사들여서 공기업으로 만들거나, 새로 공기업을 설립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사들일 경우 줄잡아 20~30조원은 들 것이다.

언론보도를 보면, 통신3사의 4G 망 투자비가 약 16조원이었다는데 5G 망은 투자비가 그 4~5배인 60~80조원이라고 한다. 새로 공기업을 만들 경우 자본금은 최소 몇 조 단위는 돼야 할 거고, 기지국 신설 등을 감안하면 5G 망 투자비는 기존 통신3사와 비슷하거나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마다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세수 증가분 10조원씩 5년간 50조원을 활용하겠다는 게 문 후보가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재원조달의 핵심을 차지한다. 해마다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자연 세출증가분이 공무원 인건비 등을 포함해 10조원을 웃돈다는 애기는 쏙 빠져 있다.

공약 이행에 약 180조원이 든다고 하면서 도대체 어떻게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그러면서 국가채무 증가는 최소한에 그치는 선에서 재원 조달을 하고, 증세는 국민 동의를 얻어 최후의 수단으로 하겠다는 좋은 말만 있을 뿐이다.
 
이건 거짓말이다. 문 후보 공약을 이행하려면 초장부터 국공채를 발행하거나 대폭의 증세를 하거나 둘을 모두 동원하는 게 불가피해 보인다. 문 후보가 집권해도 협치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마치 다시 보지 않겠다는 식의 네거티브 공세에 열중하기보다 자신들의 공약부터 다시 뜯어보는 순서라는 생각까지 든다. 576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에 대한 분명한 해명도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문 후보가 말하는 적폐의 상징은 80~90%의 국민이 스스로의 힘으로 걷어냈다. 그런 그들 중 많은 이들을 향해 적폐세력이라고 규정하는 프레임이 통할지는 나중에 결과가 보여줄 테지만 지금으로서는 잘 모르겠다. 여전히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반성할 줄 모르는 일부 국민들과 나머지 국민들을 똑같이 대하는 이런 태도가 과연 적폐의 청산과 함께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사회의 통합을 위해 바람직한지 정말 의문이 든다. 적폐 청산 프레임을 동원하기에 앞서 문 후보의 공약 안에 들어내야 할 적폐가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할 것 같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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