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정치인답지 않은 공격적인 발언으로 '막말' 논란을 사고 있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이번에는 대선 TV토론에서 상대 후보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홍 후보의 거침없는 막말에 토론회가 감정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13일 오전 한국기자협회-SBS 대선 TV토론에서 홍 후보는 후보자격으로 처음 대면한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게 "(심 후보는) 대통령 될 일이 없으니 그런 꿈은 안 꿔도 된다"고 막말을 던졌다. 홍 후보의 발언은 대선에 출마한 상대 후보에 대한 발언으로는 부적절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연합뉴스)

사건의 발단은 민주노총, 전교조 등 노조를 대하는 홍준표 후보에 대한 심상정 후보의 검증으로부터 시작됐다. 심 후보가 "민주노총 응징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때려잡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하자, 홍 후보는 "방법을 여기서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경남지사로 있을 때 이미 한 번 (민주노총과) 붙어봤다"고 답변했다.

심상정 후보가 "헌법 파괴 정당다운 발상"이라면서 "(홍준표 후보는)청년 일자리를 위해 민주노총을 응징하겠다는데, 제가 대통령 되면 부정축적 재산 환수하고 국민 세금으로 특수활동비 지급한 것 가져다 사모님 생활비 주고 이런걸 제대로 알뜰하게 챙겨서 청년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하자, 홍 후보는 "대통령 될 일 없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일축했다.

홍준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종북좌파'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가 "뼛속까지 서민인 것은 나와 같은데 왜 내가 주적이냐"고 묻자, 홍 후보는 "당신은 종북좌파이기 때문"이라면서 "국가 안보가 위태로운 데 김정은 찾아가겠다면서 자유한국당·바른정당은 적이라고 하고,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주적"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는 '국민의당은 호남 2중대'라고 말을 던졌다. 홍 후보는 "안철수 후보, 국민의당은 우리랑 협력할 일은 없을 것 같고 민주당과 협력할 거냐"고 물었다. 안 후보가 "여러 당 중심으로 논의해서 틀을 짤 것"이라고 답하자, 홍 후보는 "지금 삼십 몇 명 가지고 국정운영 하려면, 선거 끝나면 합당할 것 아니냐"고 재차 물었다.

안철수 후보가 "박근혜 정부에서는 150석이 넘어서 법이 통과됐느냐. 대통령 본인이 얼마나 협치하고 편 가르기 안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하자, 홍 후보는 "박근혜 얘기하지 말고 안철수 후보에게 묻는 것은 호남 1, 2중대가 같이 출마했는데, 국민의당과 민주당이 같지 않느냐. 떨어져 나온 당 아니냐"고 물었다. 안 후보가 "다당제는 국민의 요구로 새로 만든 당이고 떨어져 나온 것이 아니다. 국민이 인정해 줄 것"이라고 하자, 홍 후보는 "정말 합당 안할 거죠"라며 확인하기도 했다.

홍준표 후보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에 대해서는 '강남좌파'라고 혹평했다. 홍 후보는 "놀라운 것은 유승민 후보의 공약이 심상정 후보의 공약과 비슷하다는 점"이라면서 "심 후보가 좌파 정치인이라는 건 다 아는데 그렇게 공약하고 우파라고 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가 "좌파가 아니다. 새로운 보수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면서 "대기업을 대변하는 길로는 보수가 설 땅이 없다. 재벌개혁에 앞장서는 것은 당연하다"고 답하자, 홍준표 후보는 "(유 후보는) '강남좌파'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홍 후보가 '극우 수구'라는 주장에 별로 동의 안 하시는 것처럼, 저도 강남좌파라는 의견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의 정체성 지적이 이어지자 사회자인 김성준 앵커가 나서 "강남좌파는 정책에서 벗어나니, 자질, 리더십, 도덕성 견해 말고 정책에 포커스를 맞춰달라. 나중에 주도권 토론에서 해달라"고 말렸지만, 홍 후보는 "강남좌파라는 것은 최근에 나온 말"이라며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홍준표 후보의 무리한 발언을 발단으로 후보간 감정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승민 후보는 "안보는 24시간 하루도 모자라는데 법원 재판도 가야하지 않나"라며 성완종 리스트 재판 중인 홍 후보의 자질을 문제삼자, 홍 후보는 "내가 잘못이 있다면 대통령 마치고 감옥가겠다"면서도 "자꾸 그것만 가지고 자격을 얘기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유승민 후보는) 예전에 이정희 의원을 보는 것 같다"고 답했다.

홍준표 후보가 국가대개혁을 거론하며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과감히 돌리겠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세탁기'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승민 후보가 "본인이 형사 피고인이기 때문에 홍 후보도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와야 한다"고 하자, 홍 후보는 "저는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왔다. 다시 들어갈 일 없다"고 반박했다. 심상정 후보도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왔다고 하는데 세탁기가 고장난 것 아니냐"면서 "홍 후보는 정책을 논의할 자격이 없다. 자격부터 먼저 따져야 한다"고 유승민 후보를 거들자, 홍 후보는 "세탁기가 삼성 세탁기"라고 받아쳤다.

심상정 후보가 홍준표 후보의 경남지사 꼼수 사퇴와 관련 "경남지사를 하면서 태반을 피의자로 재판받으러 다녔으면 석고대죄하고 사퇴해야 하는데, 꼼수 사퇴 하면서 도민 참정권도 가로막았다"면서 "양심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 최소한 염치가 있어야지"라고 지적하자, 홍 후보는 "그러면 대선에 나오면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본인부터 의원직 사퇴하라"고 역공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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