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기영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1일 '정권 언론 장악 부역 언론인 50인'을 선정해 발표했다. 50인은 KBS, MBC(방문진 포함), SBS, YTN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이다. 언론노조는 대선 후보자들에게 미디어 정책 제안을 하면서 해당 명단을 함께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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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인의 부역 언론인 중에서 첫 번째로 꼽힌 것은 이병순 KBS 전 사장이다. 언론노조는 그가 정연주 사장이 부당 해임을 당한 뒤 정권과 교감 속에서 사장에 취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력 비판적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탐사보도팀을 사실상 해체했으며 진보적 성향 출연진을 무더기로 교체했다”고 강조했다.

소속사별로 살펴보면 MBC가 방문진 5명을 포함해 2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KBS 20명, SBS 2명, YTN 5명 등이다. 특히 KBS는 이병순 전 사장을 시작으로 김인규, 길환영, 조대현 등 역대 사장들이 대거 포함됐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4일 언론부역자 10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부역자로 선정해야한다는 요구가 언론계 안밖에서 동시에 있었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일어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은폐, 소극적 방치해온 언론도 공범”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전·현직 임원·이사·보도 책임자들로 보도자유를 침해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각 언론사 노조위원장들은 언론 부역자 자체 집계를 추가로 할 것이라고 밝히며 자사의 언론 부역 사례를 들었다.

성재호 KBS 노조 위원장은 “현 보도국장(정지환 통합뉴스룸국장)은 실무자 대표 기자협회장이 ‘우리 최순실 게이트 취재 합시다’라고 말하자 ‘니가 어떻게 장담하냐’며 묵살했다”며 “편파적인 언론부역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공영적 언론에 대한 장악을 시도했다”며 “현 고대영 사장 및 이인영 이사장을 빼고 지금까지 이르는 모든 사장과 이사장을 모두 (부역자 명단에)포함시켰다. 장악되지 않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윤창현 SBS 노조위원장은 “최금락 전 보도본부장이 SBS 직원들의 미디어법 반대 파업이 있던 날 유독 퇴근을 안하더라”며 “후배들에 대한 징계 기사를 손수 작성하고 청와대로 유유히 걸어 들어갔다(청와대 홍보수석으로 부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 SBS 구성원들에게 커다란 상처로 남았다”고 지적했다. 또 “SBS 본부는 이외에도 국정농단을 눈 감고 국정 농단을 축소 은폐하려 했던 것을 수집 중이다 3차 명단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진수 YTN 노조위부장은 “홍상표 전 YTN전무는 회사 팔고 보도 팔아서 후배들을 실직자로 만들고 자기는 청와대로 갔다”며 “노보를 통해 YTN내의 언론 부역자를 제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전 YTN 4자 단일화에 대한 여론조사 가지고 사장이 ‘시기가 적절했다’는 칭찬과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언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은 “(MBC가)언론 부역자를 23명이나 배출했다”며 “이들 중 상당수가 함께 일하던 선배들”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악을 행하지 않기 위해 용기가 필요한 시대가 된 것 같다. 그러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며 “법을 개정하고 현 제도를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부역자 50인 선정에 산하 노조의 의견을 청취했다"며 "200여명에 달하는 언론 장악 부역자 DB를 구축하고 3차 명단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언론 부역자로 꼽힌 50인 중 KBS 관련 인사는 이병순 전 사장, 김인규 전 사장, 길환영 전 사장, 조대현 전 사장, 유재천 전 이사장, 손병두 전 이사장, 이길영 전 이사장, 권혁부 전 이사, 변석찬 이사, 차기환 이사, 조우석 이사, 전홍구 감사, 금동수 전 부사장, 김인영 전 보도본부장, 이화섭 전 보도본부장, 임창건 전 보도본부장, 조인석 제작본부장, 정지환 통합뉴스룸국장, 민경욱 전 뉴스9앵커, 이현주 대구총국장 등 20명이다.

MBC 관련 인사는 23명으로 김장겸 사장, 최기화 기획본부장, 오정환 보도본부장, 권재홍 전 부사장, 김현종 목포 MBC사장, 윤길용 MBC NET 사장, 이진숙 대전 MBC 사장, 김철진 원주 MBC 사장,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전 100분 토론 진행자), 전영배 전 보도본부장, 심원택 여수 MBC 사장, 김재철 전 MBC 사장, 김종국 전 MBC 사장, 박용찬 논설위원실장, 문호철 보도국장, 박상후 시사제작1부장, 박승진 워싱턴 특파원, 김소영 사회1부장,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 김재우 전 방문진 이사장, 김문환 전 방문진 이사장, 김광동 방문진 이사, 유의선 방문진 이사 등이다.

SBS 관련 인사는 최금락 전 보도본부장과 하금렬 전 사장 2명이다.

YTN 관련 인사는 김백 전 상무, 홍상표 전 상무, 윤두현 전 보도국장, 이홍렬 전 보도국장(현 상무), 류희림 전 경영기획 실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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