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끗발이 개 끗발’일 뻔했던 ‘윤식당’. 영업 첫날은 손님이 미어터져 행복에 겨운 푸념을 할 정도였지만, 다음 날은 운이 없어도 어쩌면 그리 운이 없을까 싶을 정도였다. 단 하루 만에 가게를 잃은 상황은 우리네가 하루아침에 집을 잃은 것과 같은 기분을 줬을 것이기에, 충분히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던 상황.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절망 속에서도 힘을 내니 다시 길이 열렸고, 어쩌면 새롭게 오픈한 가게가 더 잘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할 수 있게 한 것이 tvN 예능 <윤식당> 3화에서 비친 이야기다.

만약 철거한 첫 가게에서 불고기 라이스와 불고기 누들, 불고기 버거가 잘 팔리고, 많지 않은 음료 품목을 갖춘 상황에서 계속 잘됐다면 또 다른 성취감을 느끼지 못할 수 있었지만, 철거로 인해 그들은 새로운 모험을 할 수 있게 됐다.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

분명 철거 상황은 아득했을 것이다. 힘들게 몇 개월을 계획하고, 프로그램 녹화를 위해 세팅해 둔 결과물이 하루 만에 없어지는 상황은 그 누가 됐든 아득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유미는 눈물을 보였고, 그 모습이 짠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그 입장이 되더라도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을 줬기에 시청자는 몰입하면 볼 수밖에 없었고, 방송이 끝난 후에 정유미의 마음을 이해한다 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식당>의 첫 영업장소는 오래 전부터 해변정리 사업이 계획돼 있었고, 녹화 기간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란 점 때문에 촬영 장소가 됐지만, 제작진도 예상할 수 없는 급박한 상황에서 철거돼 적잖이 놀랄 만했다.

첫 촬영 장소를 세팅하기 위해 한 달여의 시간을 공들여 누구라도 찾고 싶은 장소로 만들었는데,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터전을 또 마련해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 하지만 제작진은 그걸 또 해냈다.

불과 하루 만에 바뀐 근사한 레스토랑. 보잘것없는 뼈다귀 건물이 수개월 노력해 만들어 낸 건물처럼 바뀐 모습은, 아득해했던 정유미와 윤여정을 안도케 해 새삼 제작진의 대단함을 느끼게 했다.

불가능할 것 같았지만 최선의 노력으로 멋진 레스토랑 ‘윤식당’이 재탄생. 그럼에도 바람과는 달리 손님이 없어 고심을 하게 되는 장면이 등장했다.

허나 위기가 오자 냉정한 승부사 이서진의 적극적인 두뇌가 가동됐다.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

특화 품목인 불고기 세트보다 대안 메뉴로 올린 라면이 더 잘 팔리는 현상을 낳게 돼, 다음 방송은 더욱 흥미로울 것으로 기대감을 주고 있다.

아득해하는 식구들, 그런 식구를 일으켜야 하는 이가 있어야 하듯, 이 프로그램에서 이서진은 자신의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충족시켜 주고 있다.

제작진의 방대한 기획도 만족스럽지만, 임기응변이라도 탄탄한 대안을 마련할 줄 아는 이서진의 조합은 이번에도 성공이란 공식을 만들어냈기에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윰블리 정유미의 매력에 빠지고, 시크하지만 마음 따뜻한 윤여정에 매료되는 시간. 구깨비의 푸근함에 빠질 수 있으며, 즉흥적이나 경영학도 특유의 센스로 장사에도 소질을 보이는 이서진은 <윤식당>을 완성하는 조합이기에 앞으로도 신뢰하며 볼 수 있게 됐다. 나영석과 이서진의 조합이 또 다른 히트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것으로 보인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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