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홍준표 경남지사가 대선후보 호감도 조사에서 '비호감' 1위를 차지했다. 홍 지사의 막말 논란, 언론 인터뷰에서의 부적절한 태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4월 1주차 여론조사에서 '귀하는 OO씨에게 호감이 가십니까, 호감이 가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홍준표 지사의 경우 응답자의 77%가 홍준표 지사에게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답해 가장 높은 비호감도를 기록했다. 홍 지사에게 호감이 간다고 답한 응답자는 14%였다.
같은 질문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호감도 58%, 비호감도 35%,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호감도 48%, 비호감도 46%로 호감도가 비호감도보다 높았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호감도 33%, 비호감도 53%,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호감도 30%, 비호감도 58%를 기록했다.
홍준표 지사의 비호감도가 높은 것은 대선후보로서 부적절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 정도로 심각한 '막말'이 한 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지사는 지난해 7월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하는 정의당 소속 도의원에게 "쓰레기가 단식한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등의 발언을 했으며 지난 2012년에는 한 종편 언론사 경비원이 출입을 제지하자 "넌 또 뭐야? 니들 면상 보러 온 거 아니다. 네까짓 게"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지난 2011년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자기 정치 하다가 자기 성깔에 못이겨 가신 분"이라고 비하했고,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서 상대 후보인 나경원 의원에게 "거울보고 분칠이나 하는 후보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밖에도 "너 진짜 맞는 수가 있다. 버릇 없게", "이달 내에 FTA 통과되면 기자 안경을 벗기고 아구통을 한 대 날리기로 했다",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꼴 같잖은 게 대들어서 패버리고 싶다" 등의 막말을 공식석상에서 했다.
홍준표 지사는 지난 4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적절치 않은 인터뷰 태도로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손석희 앵커가 강성친박 김진태 의원의 강원도선거대책본부장 임명과 관련해 "김 의원이 친박이 아니라고 보시는 거냐. 본인이 아니라고 하면 그냥 친박이 아닌 게 되는 건가요"라고 묻자, 홍 지사는 "손 박사 보고 민주당원이라고 물으면 어떻게 답하실래요? 아니라고 할거 아니냐. 그렇죠? 본인 말을 믿어야지"라고 답했다.
손석희 앵커가 "그렇다고 해도 여러 양태가 친박이면 사람들은 친박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냐"라고 묻자, 홍 지사는 "오랜만에 만나가지고 좋은 얘기하지, 뭘 자꾸 따지느냐"면서 "작가가 써준 거 읽지 말고 그냥 편하게 물어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손 앵커의 시선이 아래 쪽으로 향하자 "지금 보고 얘기하잖아. 보지 말고 이야기 해야지"라면서 "그냥 작가가 써준 거 말고 편하게 얘기합시다. 오랜만에 만났잖아요"라고 눙쳤다.
홍준표 지사는 '무자격 후보'라는 지적에 대해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홍 지사는 "그거 자꾸 답변하게 되면 기사를 만들어주지 싶어 대꾸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지금 손 박사도 재판 중인데 거꾸로 방송하면 되냐. 이렇게 물으면 어떻게 얘기하겠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지난달 2일 SBS 8시 뉴스에서 '막말' 논란에 대해 질문하는 김성준 앵커에게 "자꾸 별로 기분 안 좋은 질문만 하는데, 김 본부장은 박근혜 비판하고 잘렸다가 언제 돌아왔나"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김 앵커가 "그런 일 없다. 그런 말씀 나눌 자리는 아닌 것 같다"고 하자 "잘렸다가 돌아온 거냐"고 추궁한 바 있다.
홍준표 지사는 경남지사 재보궐선거를 무산시키기 위해 9일 자정 무렵 도지사직을 내려놓겠다는 '꼼수'를 부리고 있어, '법꾸라지'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홍 지사가 9일 자정 무렵에 경남도의회 의장에게 사임을 통보하면, 경남선관위는 10일 사임을 통보받게 돼 경남지사 보궐선거는 치러지지 않게 된다. 법의 허점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홍준표 지사는 경남지사 신분으로 선거 운동을 하고 있어 선관위로부터 '선거법 준수 촉구 공문'을 받기도 했다. 공문을 받은 홍준표 지사는 5일 울산 지역 행사에서 "선관위가 뭐라고 하니 한 마디만 하겠다"고 몸을 사렸고, 자유당 호남·제주 선대위 발대식에서는 한 마디도 하지 못한 채 기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야구 방망이만 휘두르고 내려왔다. 충청권 선대위 발대식에서도 아무 발언도 하지 않고 후보수락연설 동영상만 상영됐다.
한편 이번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홍준표 지사는 TK 지역에서 14%의 지지를 얻어 15%를 기록한 유승민 후보에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홍 지사는 "내가 갤럽은 저번에도 안 믿는다고 했다. 거기에 대해 관심이 없다. 아주 낙인찍으려고 하더라"고 평가절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