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나 장기, 체스를 두듯 서로에게 공격을 가하는 이들의 대결 구도가 더욱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서로의 장기판을 두고 자신의 말을 선정해 싸우도록 요구하는 이들에게 누군가는 말이 되기도 한다. 점점 치열해지기 시작하는 이들의 대결에 답답함은 존재하지 않았다.

치열한 두뇌 싸움;
이에는 이 눈에는 눈, 본격적인 대결 구도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동준은 최악의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탐욕에 찌든 이들의 세상에 들어선 동준은 그들에게는 외부인이다. 그런 동준을 밀어내기 위한 힘들은 당연하게 강화될 수밖에는 없다.

동준의 아내가 된 수연은 정일과 연인 관계다. 정일은 태백을 물려받고 싶었다.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거대한 로펌인 태백은 수연과 결혼하면 자연스럽게 물려받을 수 있는 유산이다. 하지만 일환은 유택의 아들에게 자신의 로펌을 물려줄 생각이 없다.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그의 아버지가 유택 아버지의 종이었다. 그런 주종관계가 싫어서 지독하게 공부해서 변호사가 되었다.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었지만 그 지독한 주종 관계의 그림자는 여전히 일환을 옥죄고 있다. 주인댁 아들인 유택은 일환 앞에서 여전히 당당하다. 이런 주종 관계 속에서 자신이 일궈 놓은 로펌을 그의 아들인 정일에게 물려줄 수는 없었다.

일환은 정일과 수연의 관계를 끊어냈다. 그 역할을 대신해줄 사람으로 동준을 선택했다. 의사의 아들로 정직한 판사였던 동준은 그의 후계자로 최적이었다. 자신의 주종 관계를 끊어내고 그들을 무너트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바로 동준이라고 생각했다.

동준을 얻기 위해 그를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손을 잡았다. 그렇게 원하는 것을 얻었지만 이는 곧 전쟁의 시작이었다. 태백을 차지하려는 정일이 동준을 그대로 두고 볼 리는 없다. 더욱 탐욕스러운 그의 아버지 유택 역시 노골적으로 일환을 공격할 정도다.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정일을 수연과 함께 동준을 상습마약사범으로 몰아넣을 함정을 파놓았다. 그렇게 동준의 인생도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현장에 등장한 것은 경찰들이 아닌 영주였다. 영주는 단숨에 백상구를 제압하고 그에게 남은 마약을 먹여 동준을 피신시킬 수 있었다. 눈에는 눈이니 말이다.

몰락할 수도 있었던 동준을 구한 이유는 그가 자신의 아버지를 구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라는 것을 영주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동준도 변할 수밖에 없었다. 적이었던 영주가 자신을 지옥에서 구해냈다는 이유만이 아니다. 수연이 정일의 연인이라는 사실, 그리고 결혼 후에도 그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에 모멸감까지 느껴야 했다.

모든 것을 알고 적이 누구인지도 확인한 동준은 달라졌다. 자신의 마음과 상관없이 한 결혼이지만 그래도 아내라고 생각했던 여성이 전혀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동준은 더욱 편해질 수 있었다. 비즈니스는 그렇게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니 말이다.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동준은 일환과 손을 잡고 정일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김성식 해직기자 살인사건의 주범으로 정일을 몰아넣으려는 전략이 짜여졌다. 두 사람이 전략을 짠 것도 모르고 자신이 완전 승리를 했다고 자만한 정일은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백상구의 변호인으로 동준이 향하고 중요한 호주 클라이언트와 만남을 일환이 직접 챙기며 정일은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지게 되었다. 일환이 단호한 입장을 정리한 상황에서 정일은 벗어날 수가 없었다. 꼼짝 없이 살인자가 되어 교도소로 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에서 정일을 구한 것은 바로 수연이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자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딸 하나 밖에 없는 일환에게 수연은 자신의 모든 것이기도 했다. 냉철하지만 아버지로서 딸에 대한 사랑은 누구보다 강한 일환. 이런 수연의 한 수로 결국 정일을 구했다.

판은 다시 요동을 치다 잠잠해지게 되었다. 궁지에 몰려 모든 것을 잃게 될 처지였던 정일은 되찾았다. 일환으로 인해 검사가 백상구 사건을 포기하면서 사건 자체가 사라져버렸다. 담당 검사는 청와대에 자리를 마련해주고, 피해 여성에게는 거액을 줘서 외국으로 보내버렸다. 그리고 판사는 손아귀에 있던 존재였기 때문에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은 최일환에게는 너무 손쉬운 일이었다.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아버지를 구해야 하는 영주는 다급하다. 다 잡은 듯한 물고기를 놓친 상황에서 동준처럼 기다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버지를 구하는 방법은 무리를 해서라도 정일을 무너트리는 것이 전부라 생각했다. 하지만 영주의 그 선택으로 의외의 상황에서 궁지에 몰리게 된다.

호텔 카드 키를 복제하기 위해 정일을 지갑을 빼는 영주. 하필 그 순간 수연은 호텔로 가겠단다. 그렇게 찾던 지갑이 사라지고, 정일의 수족과 같은 조경호가 영주의 정체를 알아차리며 또 다른 함정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몰래 들어간 그 호텔에는 이미 정일이 있었다. 그리고 정일의 하수인이 된 형사도 그곳에 잠복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패를 읽은 정일의 공격에 영주는 위기에 처했지만, 동준을 몰락시킬 수 있는 은밀한 영상을 담은 메모리칩은 한때 연인이었던 현수에 의해 태워진다. 하지만 현수는 그 영상이 무엇인지를 보고 말았다.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 영주가 동준과 동침한 영상은 현수에게는 충격이었다. 그리고 이는 이후 흐름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복선으로 다가온다.

위기에 처한 영주를 구하기 위해 동준은 일환과 유택, 그리고 수연이 있는 자리에서 선전포고를 한다. 수연을 마약 사범으로 경찰에 넘기겠다고 선언했다. 동준은 수연에게 며칠 동안 소량을 타서 마시도록 했다.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몰라 마련한 복안이 결국 신의 한 수가 되었다.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내 비서를 돌려주세요"

수연을 마약 사범으로 몰아넣을 수 없는 정일. 이들의 전쟁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16부작 중 4부가 끝난 상황에서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자식들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일환과 유택, 그런 그들에게 도전장을 내밀게 된 동준과 영주. 이들의 전쟁은 이제 시작을 알렸다.

돈 권력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상. 재판정의 판사와 검사, 변호사마저 모두 손아귀에 넣고 흔드는 것이 단순하게 드라마에나 나오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일들이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도 목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