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도올 김용옥 한신대학교 석좌교수가 4일 보수·기독교를 향해 “부활만 생각하지 십자가에 못 박힐 생각을 안 한다”며 “죄악을 인정하고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할 시점”이라고 비판했다. 보수세력의 핵심에 기독교가 있고,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 국면에서 기독교의 곪은 부분이 드러났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김용옥 석좌교수는 이날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보수세력의 가장 핵심에는 기독교가 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친박 데모를 하는 데 기독교가 지지를 해왔다”며 “이제 기독교는 반성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는 정의로운 일을 하지 않으면 금방 사그라지게 돼 있다”며 재차 보수·기독교 세력의 반성을 촉구했다.

도올 김용옥 한신대학교 석좌교수 ⓒ연합뉴스

김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 결정 이후 보인 모습에 대해 “납 인형 같은 얼굴이었다”며 “살아 있는 게 아니라 죽음이 지배하는 삶”이라고 은유적으로 비유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은 박 전 대통령 개인이 간 게 아니라 박정희 패러다임이 감금되고 패망하는 사건”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처음부터 반성과 겸양의 미덕을 보였으면 국민들도 용서했을 텐데, 결국은 이런 급진적인 혁명이 돼 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에게 조언을 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문재인 후보에 대해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과 같은 사람들의 주장이나 생각을 포용하면서 경선을 치렀으면 보다 확장성 있는 결과가 초래됐을 것”이라며 “(문 후보는) 일시적 승리를 노릴 게 아니라 영원한 승리를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안 전 대표에 대해서는 “지난 선거 대비 여러 가지 면에서 진화했다”면서 “진화는 인정하지만, 안 전 대표가 자기 역량을 가지고 끝까지 밀지 않고 적당히 연합세력을 만든다면 필패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안 전 대표는 적당한 타협이 아닌 끝까지 맞승부를 두는 국면을 보이지 않으면 (문 후보와) 비슷하게 갈지는 모르겠지만 필패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차기 대통령에 대해 “새로운 지도자상이 되려면 먼저 남북화해를 달성해야 한다. 북한의 북핵을 빙자로 대결국면을 만들면 한국은 전화에 휩싸일 뿐”이라고 했다. 또한 “경제민주화를 통해 합법적 질서 속에서 경제가 진행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리더”, “농촌 문제를 도외시하지 않고 풍요로운 농촌을 이룩할 수 있는 리더”를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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