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에서 이어집니다.

필리핀에서도 연기 생활을 하지 않았나. 그때랑 한국에서 활동하는 것과 차이점이 있다면.

“필리핀에서는 영어와 필리핀어를 쓰다가 한국에 와서 한국어 연기를 하는 게 어려웠다. 어릴 적에 필리핀에 간 데다가, 고향이 부산이다. 서울말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투리도 아닌 어정쩡한 어투라 표준어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어떻게 말해야 화가 난 거고, 질문하는 어투 등인가를 잘 몰랐던 것 같다.”

연기는 언제부터 관심이 있었으며, 연기 연습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 시기는 언제인가.

영화 <원스텝> 시현 역 박산다라 Ⓒ박정환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드라마 보는 걸 굉장히 좋아했다. 당시 아역배우가 많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히트하던 때라, 그 드라마를 보며 ‘내 또래인 것 같은데 나도 TV에 나오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게 됐다. 그렇게 연기에 관심을 갖다가 중고등학생 때 H.O.T나 브리트니 스피어스 붐이 불어서 가수로 꿈을 바꿨다. 그러다가 ‘만능 엔터테이너’를 꿈꾸게 됐다.

필리핀에서 연기 워크숍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에 와서는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재작년부터 단체 레슨을 통한 연기를 배웠다. 일주일에 두세 번 배우는 레슨이었다. 연기를 혼자 하다가 그룹으로 배우니 힘들었다. 당시 2NE1으로 활동하던 시기여서다. ‘원스텝’ 촬영이 들어가기 바로 직전에 레슨 선생님이 ‘너는 졸업해도 된다’고 해서 단체 레슨 수업은 끝났다.”

따로 연기 레슨을 받을 계획이 있다면?

“짧게나마 연기를 하며 느낀 게 있다. 그건 레슨을 열 번, 스무 번 받는 것보다 현장에서 체득하면서 많이 배우겠구나 하는 생각이다.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몰입이 더 잘되는 편이다.”

가수는 작곡가에게 받은 노래를 해석하고, 배우는 대본에 있는 캐릭터를 해석한다. 두 작업의 공통점이 있다면.

“노래는 가사가 나와도 A4 분량으로 한 장 남짓이다. 반면에 처음 연기할 때 두꺼운 대본이라도 받으면 ‘이걸 어떻게 다 분석하지?’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래서 지금도 어렵다. 캐릭터 분석이 난감해서 감독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이제는 네가 스스로 해볼 때다’라는 답변을 준다.

감독은 ‘사소한 것부터 생각해 보라’며 ‘시현이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등, 대본에 쓰여 있지 않은 디테일을 네가 생각하고 만들면 네가 생각하는 시현이가 되는 것’이라는 조언을 주었다. 그런 식으로 노래 해석을 생각하면 똑같은 것이다. 작곡가에게 받은 노래를 어떻게 표현할지는 저의 몫이다.”

영화 <원스텝> 시현 역 박산다라 Ⓒ박정환

뮤지컬에 도전할 생각은 있나?

“최근에 옥주현 선배나 바다 선배와 친하게 지내고 공연을 보러 다니면서 뮤지컬에 대한 매력을 알게 됐다.”

연기를 하면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 있었다면.

“강혜정 선배와 대본 리딩을 함께한 적이 있다. 어떤 대사를 치다가 선배가 ‘너무 좋다, 귀엽다’고 했는데 그게 진심이라는 게 느껴지더라. ‘그래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하는 자신감이 붙으면서 연기에 보다 흥미를 느끼게 됐다.”

연기하면서 이것만큼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신념이 있다면?

“(연기를 위해서라면) 항상 준비된 배우가 되고 싶다. 준비를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성격이다. 현장에서 몰입 잘하고, 말 잘 듣고,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을 항상 갖는다.”

* 인터뷰 3으로 이어집니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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