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변한 건 없었다. 한화 이글스의 개막시리즈에 3연투가 등장했다. 이번 시즌에도 김성근 감독에 대한 혹사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개막전 두산 베어스와 한화의 경기. 2대0으로 뒤진 7회말 김성근 감독은 6이닝을 89개의 공으로 2실점으로 잘 던지던 비야누에바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양의지는 비야누에바의 뒤를 이어 나온 송창식의 초구를 건드려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해할 수 없는 투수교체가 시작됐다. 득점권이나 주자가 있는 상황이 아님에도 김성근 감독은 단 1개의 공을 던진 송창식을 빼고, 박정진을 투입했다. 좌타자인 오재일을 의식한 투수교체로 보였다. 그러나 박정진은 오재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결과적으로 실패한 투수교체였다. 박정진이 볼넷을 허용하자 김성근 감독은 이번에는 장민재를 투입했다. 장민재는 허경민 타석에서 안타와 유격수 실책을 묶어 한 점을 허용했지만, 박건우를 우익수 플라이, 김재호를 삼진으로 잡아내 급한 불을 껐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연합뉴스)

1일 두산과 한화의 개막시리즈 2차전. 한화가 야심차게 영입한 오간도가 4.2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자 김성근 감독은 일찌감치 불펜을 가동했다. 4대4로 맞선 7회 2사 1, 2루에서 우타자 양의지가 나오자 김성근 감독은 또 다시 장민재를 투입했다. 장민재는 9회 1사까지 좋은 투구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2일 두산과 한화의 개막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도 장민재가 등판했다. 송은범이 6.1이닝 동안 91구를 투구하며 역투했지만, 김성근 감독은 불펜을 가동하며 선발투수에게 100구를 채울 기회를 주지 않았다.

3대0으로 앞선 8회 김성근 감독은 장민재를 투입했다. 3연투였다. 지난 1, 2차전 결정적인 상황에서 호투한 장민재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김성근 감독의 선택은 틀렸다.

장민재는 첫 타자 류지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김재호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민병헌을 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그러나 2사 2루 오재원 타석에서 로사리오의 실책으로 한 점을 허용한 장민재는 결국 에반스에게 높게 형성된 커브볼을 던졌다가 홈런을 허용했다. 결론적으로 김성근 감독의 '3연투' 작전은 실패로 끝났다.

한화 투수 장민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장민재가 개막 3연전에서 던진 투구수는 1차전 18개, 2차전 22개, 3차전 19개, 총 59개다. 얼핏 보면 적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불펜에서 몸을 풀면서 던지는 투구수, 박빙의 상황에서 등판하는 중계투수의 정신적 피로도 등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의 투구를 한 것이다.

끝판대장으로 불리는 최고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세인트루이스)도 3연투를 하면 구속이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구원투수들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김성근 감독이 한화에 부임한 지 세 번째 시즌. 김성근 감독은 매해 혹사 논란에 휩싸이며 언론과 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SK 와이번즈 시절 '벌떼 야구'라는 이름으로 성적에 가려졌던 혹사가 성적이 좋지 않은 한화에서는 더욱 부각돼 보이는 면도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한화는 김성근 감독에게 쥐어줬던 '전권'을 대거 회수했다. 특히 LG트윈스 감독을 거친 박종훈 단장을 영입해 1군과 2군을 철저히 분리시킨 것은 김성근 감독의 혹사 등으로부터 2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개막시리즈부터 한화에는 3연투가 등장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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