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이지만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2017 WBC 1라운드 참패, 조기 대선 정국에 따른 관심도 분산, 나들이에 부담스러운 추운 날씨 등이 겹치면서 2017 KBO 리그 개막 3연전은 흥행 저조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2017 KBO리그 개막전은 잠실, 고척, 문학, 대구, 마산 등의 5개 구장에서 펼쳐졌다. 그래서 개막 3연전 초반 2경기의 관중 동원현황에 대한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했다.

위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5개 구장 모두 전년도에 비해 뚜렷한 관중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의 홈에서 펼쳐진 잠실 개막 2연전의 맞상대가 최근 2년 동안 가장 놀라운 원정티켓 파워를 보여줬던 한화 이글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경기 모두 빈자리가 있었다는 자체가 이변(?)이라 느껴질 정도이다.

지난 시즌 잠실 개막전은 LG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대결로 펼쳐졌으며, 두 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올 시즌 잠실 개막전은 최근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흥행파워를 지닌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와의 대결이었지만 TV 중계에서 비치는 잠실구장은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고척 스카이돔은 전통적인 흥행 맞대결인 '엘넥라시코' (홈팀 넥센과 원정팀 LG)가 펼쳐졌지만 두 경기 모두 입장관중 10,000명도 넘기지 못하였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고척 스카이돔에 대한 신축구장 컨벤션 효과가 벌써 가라앉은 것은 아닌지 우려될 정도이다.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17 KBO 리그 기아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개막전 경기 Ⓒ연합뉴스

고척 스카이돔과 더불어 지난해 개장한 라이온즈 파크도 관중 감소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원정흥행파워가 있는 KIA 타이거즈와의 맞대결임에도 불구하 라이온즈 파크는 총 좌석 24,000석의 절반가량을 채우는 데 그쳤다.

지난 시즌부터 투자를 줄이고 있는 구단 내부 실정과 맞물려 올 시즌을 앞두고도 팀내 간판스타인 최형우, 차우찬을 모두 타 구단에 FA로 내주는 등 전반적으로 구단의 흥행 매력도가 떨어지고 전력이 약화된 부분이 벌써부터 관중들의 발길을 외면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지난해와 똑같은 라인업으로 펼쳐진 문학구장 2연전도 지난해에 비해 관중 감소 추세를 보였고, 동향 라이벌 롯데와의 맞대결이 펼쳐진 마산구장 또한 소폭의 관중 감소세를 보였다.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리그 개막전은 사상 처음으로 전 구단 외국인 투수의 어깨 대결로 막을 올렸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개막전 5경기가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투수로 채워지는 등 KBO리그는 심각한 스타 기근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 새로운 얼굴의 부재는 결국 리그에 치명적인 부메랑이 될 것이고 이제 그런 현상이 시작되고 있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부분은 오랜 무명생활을 벗어나 팀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한화이글스의 외야수 김원석, 입단 당시 초특급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으나 오랜 재활 끝에 마침내 프로데뷔 첫 승을 따낸 롯데자이언츠의 김원중 등 새로운 스타들이 출현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KBO리그는 2017 WBC의 큰 실패를 교훈삼아 팬들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데 진지한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프로 스포츠가 팬들의 외면을 받는 것은 한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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